“사상은 시의 씨앗이고, 시는 사상의 꽃이다”라는 주제 하에, 나태주, 정호승, 오현정, 문인수, 김혜순, 반칠환, 문태준, 손택수, 한이나 등 91명의 시인들의 가장 아름답고 뛰어난 시들을 살펴본다.
시인이자 평론가인 반경환이 쓰고 엮은 책으로 보다 새롭고 좀 더 쉽게 수많은 독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포켓북이라 할 수 있다. 기존의 유명한 시인들의 널리 알려진 작품이 아닌 그들의 신작시를 상세한 평가와 함께 감상할 수 있으며, 비교적 낯선 이름의 시인들의 작품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최근작 :<사상의 꽃들 14> ,<사상의 꽃들 13> ,<사상의 꽃들 11> … 총 33종 (모두보기) 소개 :1954년 충북 청주에서 태어났으며, 1988년 『한국문학』 신인상과 198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반경환의 저서로는 『시와 시인』, 『행복의 깊이』 1, 2, 3, 4권, 『비판, 비판, 그리고 또 비판』 1, 2권, 『반경환 명시감상』 1, 2, 3, 4권,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명문장들』 1, 2권, 『반경환 명구산책』 1, 2, 3권이 있고, 『반경환 명언집』 1, 2권, 『쇼펜하우어』, 『니체』, 『사상의 꽃들』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권 등이 있다. ... 1954년 충북 청주에서 태어났으며, 1988년 『한국문학』 신인상과 198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반경환의 저서로는 『시와 시인』, 『행복의 깊이』 1, 2, 3, 4권, 『비판, 비판, 그리고 또 비판』 1, 2권, 『반경환 명시감상』 1, 2, 3, 4권,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명문장들』 1, 2권, 『반경환 명구산책』 1, 2, 3권이 있고, 『반경환 명언집』 1, 2권, 『쇼펜하우어』, 『니체』, 『사상의 꽃들』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권 등이 있다. 지난 15년 동안 총 18권에 1,030여 명의 시를 다룬 기념비적인 명시감상!
『사상의 꽃들』은 ‘반경환 명시감상’으로 기획된 것이지만, 보다 새롭고 좀 더 쉽게 수많은 독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포켓북이라고 할 수가 있다. 사상은 시의 씨앗이고, 시는 사상의 꽃이다. 그는 시를 철학의 관점에서 이해하고, 철학을 예술(시)의 관점에서 이해한다. 그의 글쓰기의 목표는 시와 철학의 행복한 만남을 통해서, 문학비평을 예술의 차원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따라서 반경환의 문학비평은 다만 문학비평이 아니라 철학예술이라고 할 수가 있는 것이다.
시는 행복한 꿈의 한 양식이며, 낙천주의를 양식화시킨 것이다.
시인은 꽃을 가져오는 사람이고, 철학자는 사상(정수精髓)을 가져오는 사람이다. 쇼펜하우어는 시와 철학의 상관관계를 매우 정확하게 알고 있었던 세계적인 사상가였다.
시인의 세계는 상상력의 세계이며, 그가 펼쳐 보이는 세계는 아름답고, 신비로우며, 환상적이다. 여기가 아닌 다른 곳, 그 다른 세계로 우리 인간들을 인도하며, 그의 시세계는 활짝 핀 꽃과도 같은 아름다움을 가져다가 준다.
어떤 시인은 살아 있어도 이미 죽은 것이지만, 어떤 시인은 이미 죽었어도 영원히 살아 있는 것이다.
사상은 시의 씨앗이고, 시는 사상의 꽃이다.
이 사상과 시가 있기 때문에 우리 인간들의 삶은 아름답고 행복한 것이다.
{반경환 명시감상}에 이어서, 이 {사상의 꽃들} 1, 2권을 탄생시켜준 나태주, 정호승, 문인수, 김혜순, 반칠환, 손택수, 송종규, 오현정, 복효근, 공광규, 길상호, 곽효환, 송수권, 송찬호, 이하석, 고영민,... 시인은 꽃을 가져오는 사람이고, 철학자는 사상(정수精髓)을 가져오는 사람이다. 쇼펜하우어는 시와 철학의 상관관계를 매우 정확하게 알고 있었던 세계적인 사상가였다.
시인의 세계는 상상력의 세계이며, 그가 펼쳐 보이는 세계는 아름답고, 신비로우며, 환상적이다. 여기가 아닌 다른 곳, 그 다른 세계로 우리 인간들을 인도하며, 그의 시세계는 활짝 핀 꽃과도 같은 아름다움을 가져다가 준다.
어떤 시인은 살아 있어도 이미 죽은 것이지만, 어떤 시인은 이미 죽었어도 영원히 살아 있는 것이다.
사상은 시의 씨앗이고, 시는 사상의 꽃이다.
이 사상과 시가 있기 때문에 우리 인간들의 삶은 아름답고 행복한 것이다.
{반경환 명시감상}에 이어서, 이 {사상의 꽃들} 1, 2권을 탄생시켜준 나태주, 정호승, 문인수, 김혜순, 반칠환, 손택수, 송종규, 오현정, 복효근, 공광규, 길상호, 곽효환, 송수권, 송찬호, 이하석, 고영민, 김기택, 강기원, 이서빈, 김점용 등의 91명의 시인들과 그동안 {반경환 명시감상}을 너무나도 뜨거운 마음으로 사랑해준 독자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한다면, 독자 여러분들은 이 책의 저자였고, 나는 독자 여러분들의 시심詩心을 받아 적은 필자에 불과했다.
나는 이‘사상의 꽃들’1, 2권을 쓰면서, 너무나도 행복했고, 또, 행복했었다.
2017년 봄날,‘애지愛知의 숲’을 거닐면서......
----저자서문 에서
‘반경환 명시감상’이라는 부제가 달려 있는 {사상의 꽃들} 1, 2권은 “사상은 시의 씨앗이고, 시는 사상의 꽃이다”라는 주제 아래, 나태주 정호승 오현정 문인수 김혜순 반칠환 문태준 손택수 한이나 송종규 박형권 복효근, 오현정 강영은 최서림 김지명 이서빈 이건청 김사인 김순일 공광규 문혜관 신미균 이영혜 김영수 정해영 길상호 김안 곽효환 엄정옥 송수권 송찬호 성미정 엄재국 이하석 블레이크 박정옥 류현 강서완 배창환 릴케 구석본 권예자 박종은 박준 이재복 고영민 조성례 이경숙 복효근 나태주 이현채 오현정 손택수 박형권 김기택 조옥엽 김순일 배정웅 박방희 강기원 강영은 이서빈 이서빈 송수권 송찬호 공광규 문정희 박이화 김성애 김영수 장효종 김정원 나태주 이명 엄재국 김점용 정재규 홍종빈 김지요 문태준 김대식 김인갑 김은정 박동덕 안명옥 남길순 조원 김명이 황영숙 유혜영 등, 91명의 시인들의 가장 아름답고 뛰어난 시들을 살펴본 ‘명시감상’이라고 할 수가 있다. {반경환 명시감상} 1, 2, 3, 4권의 저자로서, 그리고 {행복의 깊이} 1, 2, 3, 4권의 저자로서, 오직 학문과 시에 대한 열정과 그 절차탁마의 정신으로 씌어진 ‘명시감상’이라고 할 수가 있다.
피로 써라. 붉디 붉은 피로 쓸 때만이 우리 한국어의 영광과 우리 시인들의 영광, 그리고 모든 저자들의 영광이 그 생명력을 얻게 되는 것이다. 시와 사상과의 아름답고 행복한 만남이 이 {사상의 꽃들} 1, 2권이라고 할 수가 있다. 반경환의 {사상의 꽃들}은 세 가지의 관점으로 구축되어 있는데, 첫 번째는 시인(작품) 중심의 미시적 관점이고, 두 번째는 시작품의 역사철학적인 의미를 밝혀보는 현상학적 관점이며,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그 모든 것을 종합하는 낙천주의자의 관점이다.
나태주 시인의 [풀꽃]은 “보통명사이면서도 집합명사이고, 그 모든 이름없는 꽃들을 대표한다. 오늘날은 민족의 영웅과 귀족들이 사라져간 시대이며, 주권재민主權在民이라는 말이 있듯이, 이름없는 개인들이 민주주의를 이끌어 나가고 있는 시대라고” 그 풀꽃의 의미를 분석해낸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는 것은 관찰의 중요성을 뜻하고,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는 것은 성찰의 중요성을 뜻한다. “관찰이란 어떤 사건과 현상들을 살펴보는 것을 뜻하고, 성찰이란 그 살펴봄을 통해서 그 사건과 현상들에 대한 인과관계를 밝혀내는 것을 뜻한다”라는 분석은 첫 번째의 시인중심의 미시적 관점에 해당되고, “자세히 보아야 /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라는 시구들 중, “너도 그렇다”는 그 관찰과 성찰을 넘어서 ‘사상의 차원’에서 우리 인간들의 인문주의를 옹호하고 찬양한 현상학적(역사 철학적)인 관점에 해당되고, ‘사상은 시의 씨앗이고, 시는 사상의 꽃이다’라고 할 때는 그의 낙천주의 관점에 해당된다.
정호승 시인의 [수선화]는 “외로움의 꽃이며, 그 외로움의 아름다움을 옹호”하고 있는 시라고 할 수가 있다.“요정 중의 요정인 에코의 사랑은 거들떠 보지도 않았던 나르시소스, 물에 비친 자기 자신의 얼굴만을 바라보다가 죽어간 나르시소스, 이 나르시소스가 그토록 아름다운 수선화로 피어났던 것이다”라는 것은 시인 중심의 미시적 관점의 예에 해당되고, 국가를 형성하지 못한 유랑민족과 공동체 사회 속에서 자기 자신과 그의 이웃들을 잃어버린 사람들의‘우을증’을 살펴보면서, “외로움은 현대인의 본질이며, 우울증 이전의 질병이다”라고 진단할 때는 우울증의 역사철학적인 의미를 밝혀내는 현상학적 관점에 해당되고,“자본가는 외로움을 가지고 약탈을”하지만,“시인은 외로움을 가지고 꽃을 피운다”라는 결론은“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라는 가장 아름답고 멋진 시구를 낙천주의의 관점에서 분석해낸 예에 해당된다.
“지금이 가장 좋은 때// 첫 해산 후 숲길 걷는/ 지금이 가장 좋은 때// 이제까지의 부끄러움 다 가려주는/ 활엽수가 친구하자는/ 지금이 가장 좋은 때// 오후의 햇살이 남은 꿈을 찾아드는/ 지금이 가장 좋은 때// 나는 어리석었지만 지혜를 찾아다닌 詩人// 지금 이 순간이 고통의 詩를 빚는 행복한 시간// 먼 길 돌아 다시 출발점에 서있는/ 지금 여기 그대 함께라면// 오늘이 내 가장 좋은 때”의 오현정의 [오늘]을 분석하면서 그 시들을 사실 그대로 따라 읽을 때는 시인 중심의 미시적 분석의 예에 해당되고, “나는 어리석었지만 지혜를 찾아다닌 詩人// 지금 이 순간이 고통의 詩를 빚는 행복한 시간”에 착안하여, 영국의 자유주의의 사상가 존 스튜어트 밀과 헬리어트 테일러의 세기말적인 불륜----존 스튜어트 밀은 숫총각이고, 헬리어트 테일러는 두 아이의 엄마----을 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랑으로 꽃 피우며, 그 사랑의 꽃처럼, 인종차별과 남녀차별 반대, 그리고 여성참정권과 소수자의 권익을 위해 살다가 간 존 스튜어트 밀을 옹호할 때는 지혜의 역사철학적 의미를 살펴본 현상학적인 분석이 되고, “사상은 사랑의 힘이고, 사랑은 사상의 꽃이다. 사상은 언제, 어느 때나 천하의 대로를 걸어가게 하고, 사상은 그 어떠한 반대와 그 어려움도 다 극복하게 해준다. 사상은 티없이 맑고 순수하며, 영원한 생명의 힘으로 사랑의 꽃을 피운다. 나는 낙천주의 사상가로서 우리 한국인들에게 참으로 진한 감동--아름다운 사랑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던 것이다”라고 역설할 때는 그 모든 것을 종합하는 낙천주의자의 관점이 된다.
시인의 사유와 그 관점을 사실 그대로 따라갈 때는 시인을 존중하는 충실한 독자가 되고, 시인의 사유의 역사 철학적인 의미를 밝힐 때는 그 시를 해설하는 교사가 되고, 그리하여 모든 것을 독자적으로 판단하고 독자적으로 가치평가할 때는 자기 자신만의 사상과 이론을 정립한 낙천주의자가 된다.
이러한 시인 중심(작가 중심)의 미시적 관점과 현상학적 관점, 그리고 모든 것을 종합하여 가치평가하는 낙천주의 관점은 {사상의 꽃들} 1, 2권을 떠받쳐주는 삼대 지주라고 할 수가 있다. 반경환은 모든 것을 독자적으로 판단하고 독자적으로 명명하며, 그의 낙천주의 사상의 신전을 세워나간다.
송찬호의 [장미]와 손택수의 [리라], 안명옥의 [기대다]를 분석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나는 천둥을 흙 속에 심어놓고/ 그게 무럭무럭 자라/ 담장의 장미처럼/ 붉게 타오르기를 바랐으나// 천둥은 눈에 보이지 않는/ 소리로만 훌쩍 커/ 하늘로 돌아가버리고 말았다// 그때부터 나는 헐거운 사모思慕의 거미줄을 쳐놓고/ 거미 애비가 되어/ 아침 이슬을 모으기 시작하였다/ 언젠가 다시 창문과 지붕을 흔들며/ 천둥으로 울면서 돌아온다면/ 가시를 신부 삼아/ 내 그대의 여윈 목에/ 맑은 이슬 꿰어 걸어주리라
---송찬호 [장미] 전문
송찬호 시인의 [장미]는 상상력의 혁명의 소산이며, 그의 전인류애적인 사랑이 꽃 피어난 시라고 할 수가 있다. 송찬호 시인은 신들 중의 신인 제우스가 아니라 사랑의 신인 에로스가 되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따라서 그는 최고의 권력자, 또는 최고의 심판자로서의 제우스의 상징인‘천둥’을 “흙 속에 심어놓고/ 그게 무럭무럭 자라/ 담장의 장미처럼/ 붉게 타오르기를 바랐”던 것인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천둥은 불화의 상징이며 모든 사람들을 떠나가게 하지만, 사랑은 평화의 상징이며 모든 사람들을 불러모으기 때문이다. 검은 먹구름 속에서 온 천지가 폭발할 듯한 천둥, 날이 흐리고 큰비가 올듯한 서늘한 대기 속에서 느닷없이 하늘을 쪼개버릴 듯이 으르렁거리는 천둥----. 천둥은 하늘의 벼락이며, 이 세상을 심판하는 제우스 신의 노여움과도 같다.
장미는 꽃 중의 꽃이며, 사랑과 평화의 상징이다. 사랑은 모든 사람들을 불러모으고, 평화는 모든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든다. 하지만, 그러나 천둥을 흙 속에 파종하여 장미로 가꾸고 싶다는 소망은“천둥은 눈에 보이지 않는/ 소리로만 훌쩍 커/ 하늘로 돌아가버리고 말았다”라는 시구에서처럼, 너무나도 무기력하고 너무나도 처절하게 실패를 하고 말았던 것이다. 제우스는 신들 중의 신이며 최고의 권력자이지, 인간이 아니다. 천둥은 다이나마이트같은 제우스의 노기띤 목소리이지, 어디까지나 부드럽고 감미로운 에로스의 목소리가 아니다.
하지만, 그러나 전쟁과 평화, 또는 사랑과 증오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것이지, 그렇게 이분법적으로 분리될 수가 있는 것이 아니다. 모든 전쟁 뒤에는 평화가 있고, 모든 평화 뒤에는 전쟁이 있다. 모든 사랑 뒤에는 증오가 있고, 모든 증오 뒤에는 사랑이 있다. 인간이 없으면 신도 존재할 수가 없고, 신이 없으면 인간도 존재할 수가 없다. 사랑과 평화와 행복의 전도사로서 송찬호 시인은 제우스와의 싸움에서 패배를 할 수밖에 없었지만, 그러나 그의 패배는 승리보다도 더욱더 아름다운 패배였던 것이다. 눈앞의 승리는 아름답지만, 눈앞의 패배는 더욱더 비참하고 처절하다. 하지만, 그러나 그 비참하고 처절한 패배가 예정되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싸움을 포기하지 않은 패배는 더욱더 아름답고 찬란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든 것이 송찬호 시인의 장인 정신이며, 그 결과가, 꽃 중의 꽃인 [장미]라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과연 어느 누가 일찍이“천둥을 흙 속에 심어놓고”“장미”로 꽃 피우겠다는 생각을 할 수가 있었겠으며, 과연 어느 누가 “언젠가 다시 창문과 지붕을 흔들며/ 천둥으로 울면서 돌아온다면/ 가시를 신부 삼아/ 내 그대의 여윈 목에/ 맑은 이슬 꿰어 걸어주리라”고 노래할 수가 있었단 말인가?
송찬호 시인은‘상상력의 혁명의 대가’이며, 언어의 마술사이다. 그의 언어인 천둥은 흙 속에 뿌리를 둔 장미가 되고, 그 장미는 “아침 이슬”이라는 목걸이를 두른 신부가 된다. 꽃 중의 꽃인 장미, 전세계의 공원과 화원, 또는 가정에서 1만 5천여 종이나 자라고 있는 장미, 꽃잎은 향료로, 열매는 이뇨와 해독제로 서양의 귀족들의 필수품이었던 장미----.
천둥이 장미가 되려면 땅 속으로 스며들어야만 하고, 장미가 가장 아름답고 화려하게 꽃 피어나려면 온 천지가 폭발할 듯이 천둥이 울어야만 한다. 천둥이 울고 장미가 꽃 피어난다. 아니, 장미가 울고 천둥이 꽃 피어난다. 천둥이 꽃 피어나고, 장미는 아침 이슬을 그의 가시로 꿰어 만든 목걸이의 주인공이 된다.
천둥- 장미- 아침 이슬- 가시- 신부. 상징주의자의 상상력이 천둥을 흙 속에 파종하여 가장 아름답고 화려한 장미로 꽃 피워낸 것이다. 시인은 장미의 남편이자 모든 인류의 아버지가 되고, 장미는 시인의 아내이자 모든 인류의 어머니가 된다.
사랑은 모든 사람들을 불러모으고, 평화는 모든 사람들의 행복을 연출해낸다.
리라 있지? 고대엔 리라 현을 양의 내장으로 만들었대 내장을 재로 씻어서는 갈기갈기 찢었지 하필 재였을까 잿더미였을까// 멀리 독일까지 가서 고고학 공부를 하는 허수경 시인에게 들었다 왜 고국을 떠났느냐는 질문에 그녀는 담담하게 시 때문이라고 했다 독하구나, 모국어를 위해 모국을 떠나다니// 시인의 말을 받아적은 종이도 독을 삼킨 것이다 종이라면 제지공이었던 유홍준 시인이 생각난다 산판에서 벌목공 일을 할 때 양잿물 마시고 죽으려 길 몇 번, 양잿물 팔자가 어디 가겠노 살다보니 펄프에 양잿물을 타고 있더라 양잿물 마신 종이에 시를 쓸지 누가 알았겠노// 말년엔 시 한 편이면 천하 원수도 다 용서가 될 것 같다고 안주도 없이 소주를 마시던 박영근 시인도 생각난다 수전증에 걸린 손으로 술잔을 건네던 그가 나는 꺼림칙했다 손의 발작이 옮겨오면 어쩌나 멀찌감치 떨어져 지냈다// 겨울밤 덜덜덜 발작이라도 하듯 모포를 덮고 떠는 창문 옆에서 모니터를 면경처럼 들여다보고 있다 야근을 자주 하면 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는데, 위장병과 소화장애 환자가 되기 십상이라는데// 무슨 독한 사연도 없이 쓰린 속을 움켜쥐고 누가 시키지도 않는 야근을 하고 있는 시, 몇 십 년 째 밤마다 재가 되어 사라지는 말들을 품고 곯는 내장의 경련을 탄주라도 하듯
----손택수, [리라] 전문
전쟁은 모든 창조의 아버지이며, 이 전쟁에 의하여 수많은 문화적 영웅들이 탄생을 하게 된다. 모든 문화적 영웅들은 잔인한 야수이며, 이 잔인함을 고급문화로 꽃 피워냈던 인물들이라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잔인성의 기원은 독이며, 이 독에서 피어난 버섯이 고급문화이다. 독은 가장 아름답고 찬란할 때도 있고, 독은 가장 더럽고 추할 때도 있다. 독이란 살기이며, 독하다는 것은 자기 자신의 모든 것을 다 걸고 그 어떠한 사건과 일들을 연출해냈다는 것을 뜻한다.
손택수 시인의 [리라]는 시의 기원이 독이며, 언어예술이라는 독버섯을 가장 아름답고 찬란하게 꽃 피워낸 시라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양의 내장을 재로 씻고 갈기갈기 찢어서 만든 ‘리라의 현’, 시를 위해서 모국을 떠나 독일에서 모국어로 시를 쓰는 허수경, 벌목공에서 제지공으로 ‘양잿물 팔자’를 탓하며 양잿물을 타서 만든 종이 위에 시를 쓰는 유홍준, “시 한 편이면 천하의 원수도 다 용서가 될 것 같다고 안주도 없이 소주를 마시던” 박영근, “겨울밤 덜덜덜 발작이라도 하듯 모포를 덮고” 떨면서 시를 쓰는 손택수----.
독은 살기이며, 공격과 방어의 수단이 된다. 생명이 생명을 먹는 공격수단으로서의 독과 이웃 동족과 다른 동물들에게 먹히지 않으려는 방어수단으로서의 독과 수많은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최고의 월계관을 쓰고 싶다는 시인들의 독이 바로 그것을 말해준다. 산다는 것은 독하다는 것이고, 독하다는 것은 문화적 영웅이 될 수가 있다는 것이다. 동양문화, 서양문화, 기독교문화, 힌두교문화, 불교문화, 이슬람문화 등, 모든 문화는 수많은 전쟁과 계급투쟁과 생존경쟁과 그 피 비린내 위에서 꽃 피어난 것이지, 자연 그대로 꽃 피어난 것이 아니다.
독의 예술, 독의 음악, 독의 시----. 손택수 시인의 [리라]가 바로 이 독의 아름다움을 일깨워주고 있는 것이다.
한때는 바람에 기대어 살며 흔들리던/ 우리 집 베란다 화초가/ 오래 버려둔 시간/
망각에 기대어 살며시 꽃을 피운다// 나는 어렸을 때 서해에 기대어 살고/ 열아홉에 독립했을 때는 나이에 기대어 살았다/ 봄담에 기대어 살며 노란 꽃을 피우던 개나리처럼/ 스물넷에 준비 안 된 결혼을 했다// 더 이상 기댈 곳이 없는 사람들은/
신발을 따라 교회에 가거나/ 절에 간다 옛사랑은 입산을 하고// 술에 기대어 살던 선배가 하는 말,/ 아내는 흰머리 나면 검은머리 뽑아주고/ 애인은 흰머리 나면 얼른 흰머리 뽑아준다는데// 나는 사람에게 기대지 않으면서/평화가 오고/ 평화는 차츰 불편에 기대어 사는 법을 터득한다/ 불편은 생각에 제 몸을 기댄다// 핸드폰은 늘 무음을 좋아하여 약속을 만들지 않고/ 소리는 변두리에 사는 동안/ 자연 속에서 비로소 자유에 몸을 기댄다// 귀뚜라미가 달에 기대어 밤을 견딜 때/ 취업 안 된 제자, 악기에 기대어 산다는 안부가 온다
--―안명옥, [기대다] 전문
나는 나로서 살기 위하여 부모형제를 떠나왔고, 나는 나로서 살기 위하여 그 어떤 불의와 비겁함과도 타협을 하지 않았다. 앎은 나에게 너무나도 분명한 목표를 제시해줬고, 그 목표를 추구할 수 있는 백절불굴의 용기와 그 어떠한 반대파들마저도 경의를 표할 수밖에 없는 성실함을 가르쳐줬다.
나는 나를 높이 높이 끌어올리고, 나는 언제, 어느 때나 자유로운 비행을 즐긴다. 나는 주권국가이고 거대한 제국이며, 또한 나는 자유로운 개인이고 언제, 어느 때나 행복한 인간이다. 나는 목표가 없는 인간, 용기가 없는 인간, 성실하지 않은 인간, 비굴한 굴종을 일 삼는 나약한 인간, 한움큼의 자유보다는 배 부른 노예의 삶을 선택하는 인간을 제일 싫어한다. 나는 거대한 앎의 제국의 주인이며, 자유롭고 행복한 개인이라고 할 수가 있다.
이 세상의 존재의 양상은 세 가지의 동사로 설명할 수가 있다. 서다’, ‘기대다,’‘쓰러지다’가 바로 그것이다. ‘서다’는 자유이고 독야청청하고, ‘기대다’는 부자유이고 의지함이며, ‘쓰러지다’는 무너짐이고 소멸함이다. 태어난다는 것은 서다와 쓰러지다의 중간단계, 즉,‘기대다’의 단계이며, 이 ‘기댐’을 통해서 두 발에 힘을 기르고 곧바로 홀로 설 수 있는 준비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어린 아이는 나약하기 때문에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고, 어른은 너무나도 강하기 때문에 타인들을 도와주지 않으면 안 된다. ‘기댐’은 어린 아이의 단계이며, 그의 비명횡사를 막아줄 지주목支柱木이 필요한 단계를 말한다. 이 지주목支柱木의 역할을 하는 존재는 국가, 사회, 단체, 학교, 병원, 군대, 부모형제, 이웃사람, 스승, 의사, 판사, 검사, 군인, 대통령 등이라고 할 수가 있고, 따라서 우리 인간들은 모두가 공동체 사회 속의 인간이라고 할 수가 있다. 따지고 보면 자유인은 말뿐이고, 하나의 허상이며, 상상에 불과하지만, 그러나 그 ‘부자유’ 속에서 그 ‘부자유’를 참고 견디며 살아간다는 것은 노예의 그것에 지나지 않게 된다.
안명옥 시인의 [기대다]는‘기댐의 존재의 양상’과 그 역사 철학적인 성찰을 노래한 시라고 할 수가 있다. 바람에 기대어 살던 화초가 망각에 기대어 살며시 꽃을 피웠다는 것, 나는 어렸을 때 서해에 기대어 살고 열 아홉에 독립했을 때는 나이에 기대어 살았다는 것, “봄담에 기대어 살며 노란 꽃을 피우던 개나리처럼/ 스물넷에 준비 안 된 결혼을 했다”는 것,“더 이상 기댈 곳이 없는 사람들은/ 신발을 따라 교회에 가거나/ 절에”가고 “옛사랑은 입산을” 했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며, “아내는 흰머리 나면 검은머리 뽑아주고/ 애인은 흰머리 나면 얼른 흰머리 뽑아준다고” 말한 선배는 술에 기대어 산다는 것, 나는 사람에게 기대지 않으면서 평화가 왔지만,“차츰 불편에 기대어 사는 법을 터득”했다는 것, 불편은 불편한 생각에 제 몸을 기대고, 소리는 자연 속에서 비로소 자유에 몸을 기댄다는 것, “귀뚜라미가 달에 기대어 밤을 견딜 때/ 취업 안 된 제자, 악기에 기대어 산다는 안부가 온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기댐은 존재의 조건이자 존재의 양상이라고 할 수가 있다. 우리는‘기대’는 존재이며,‘기대지 않는다’는 것은 자기 자신의 존재를 상실하는 것과도 같다.
나는 기댄다. 국가에 기대고, 사회에 기대고, 단체에 기대고, 학교에 기댄다.
나는 기댄다. 병원에 기대고, 군대에 기대고, 부모형제에게 기대고, 이웃사람에게 기댄다.
나는 기댄다. 스승에게 기대고, 의사에게 기대고, 국회의원에게 기대고, 대통령에게 기댄다.
나는 자유롭다고 말하면서도 자유에게 기대고, 나는 평화롭다고 말하면서도 평화에게 기댄다.
나는 불편하다고 말하면서도 불편에게 기대고, 나는 평화롭다고 말하면서도 전쟁영화에게 기댄다.
나는 취업이 안 된다고 말하면서도 음악에 기대고, 나는 준비 안 된 결혼을 했다고 말하면서도 그 남편에게 기댄다.
안명옥 시인의 [기대다]는‘기댐의 미학’의 극치이며, 그 기댐의 여러 양상들이 아주 아름답고 다양하게 꽃 피어난 시라고 할 수가 있다.
‘나는 나의 사상에 기댄다, 고로 나는 자유롭다.’* 이것이 안명옥 시인의 [기대다]를 읽으면서 얻어낸 나의 세 번째 철학적 명제라고 할 수가 있다.
'학교란 공부하는 곳이 아니다' 라고 {탈무드}의 랍비는 말하고 있다. 그렇다. 학교는 스승이라는 큰나무의 향기(사상)를 맛보는 곳이다. 그러나, 그러나, 우리 땅ㅡ우리 학교에는 예로부터 스승이란 큰나무가 살지 않았다. 이 반경환 이전에는----.
*낙천주의자로서의 나의 세 명제는 이렇다.
제일의 명제: 나는 신성모독을 범한다, 고로 존재한다.
제이의 명제: 세계는 나의 범죄의 표상이다, 고로 행복하다.
제삼의 명제: 나는 나의 사상에 기댄다, 고로 자유롭다.
----반경환 명시감상- {사상의 꽃들} 1, 2권, 포켓북, 도서출판 지혜, 각권 10,000원
사상의 꽃들 1, 2권에서 다룬 시인들 명단.
나태주 정호승 오현정 문인수 김혜순 반칠환 문태준 손택수 한이나 송종규 박형권 복효근
오현정 강영은 최서림 김지명 이서빈 이건청 김사인 김순일 공광규 문혜관 신미균 이영혜
김영수 정해영 길상호 김안 곽효환 엄정옥 송수권 송찬호 성미정 엄재국 이하석 블레이크
박정옥 류현 강서완 배창환 릴케 구석본 권예자 박종은 박준 이재복 고영민 조성례
이경숙 복효근 나태주 이현채 오현정 손택수 박형권 김기택 조옥엽 김순일 배정웅 박방희
강기원 강영은 이서빈 이서빈 송수권 송찬호 공광규 문정희 박이화 김성애 김영수 장효종
김정원 나태주 이명 엄재국 김점용 정재규 홍종빈 김지요 문태준 김대식 김인갑 김은정
박동덕 안명옥 남길순 조원 김명이 황영숙 유혜영
반경환 명시감상 1, 2권에서 다룬 시인들 명단.
유홍준, 이재무, 최금녀, 이영식, 이인원, 장석주, 문태준, 정숙자,김종옥, 문인수, 장옥관, 강신용, 문영수, 손택수, 송종규, 함민복, 이지담, 이태선, 김정원, 박이화, 박종국, 이대흠, 이은채, 반칠환, 강정이, 엄재국, 신현정, 안도현, 최문자, 김현식, 송찬호, 송수권, 정영숙, 윤영애, 김선태, 고두현, 천양희, 최명률, 양해열, 정진규, 박용하, 이화은, 전순영, 박현, 문혜진, 김신용, 정채원, 김평엽, 민경환, 박정원, 정영선, 최서림, 유안진, 박미영, 이인주, 조오현, 문정희, 정가일, 김병호, 이진명, 박노해, 박언숙, 최금녀, 천양희, 강영은, 한영숙, 정호승, 윤영숙, 유종인, 조영심, 이종진 등
반경환 명시감상 3, 4권에서 다룬 시인들 명단.
이경림, 김연종, 전동균, 양해열, 박노해, 이대흠, 정용화, 문인수, 한이나, 김길나, 조오현, 송수권, 김추인, 김윤, 김용성, 박성우, 김춘추, 류인서, 김선우, 유영삼, 김종옥, 황지우, 신현정, 강신용, 김혁분, 정숙자, 민경환, 차주일, 송찬호, 김수영, 황지우, 엄재국, 윤의섭, 고희림, 천양희, 반칠환, 김명수, 장정자, 조영심, 함민복, 김찬옥, 고선, 정재분, 강가람, 전원책, 이인철, 김현식, 정해영, 최금녀,장정자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