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강명 (작가) : ‘진지한 독자’라는 멸종위기종의 일원으로서, 위로받는 기분으로 읽었다.
어딘가에 숨어 있을 나의 동족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이 책은 우리 종족이 어떻게 태어나고 발전했는지 보여 주는 역사서인 동시에, 우리에게 약속된 땅을 보여 주는 복음서이기도 하다. 그곳에서는 세계가 곧 책이고, 삶과 여행과 독서는 모두 똑같은 정도로 심각하고 위험한 행위다.
알베르토 망구엘의 소개로 뜻밖의 유명 인사들을 만나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그들이 한 동족임을 왜 미처 몰랐을까. 수백 년이나 우리는 함께했었는데.
아, 그들의 이름은 햄릿, 엠마 보바리, 돈키호테, 안나 카레니나라고 한다.
정말이지 기쁘고 반가웠다. 심지어 그들도 책이라는 무시무시한 덫에 걸려
인생을 망쳤다며 이를 갈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