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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수길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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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그래퍼 리에와 영화배우 하연수 두 사람의 온기와 우정이 녹아든 사진집이다. 9시까지도 해가 쨍쨍했던 고즈넉한 포르투갈에서의 오묘한 시간. 어린 시절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했던 시간과 맞닿아 있는 수백 년 된 날것 그대로의 풍경들. 포르투갈 특유의 핑크톤. 흑백으로 시작해 블랙 톤의 퍼플 계열로 끝나는 마음속 흐름과 연동되는 사진의 다양한 톤들. 선명하기 보다는 좀 흐릿해서 오히려 잔상이 길게 남는 사진들. 행복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아픈 추억으로 변하는 장소들. 긴 여정 사이 어쩔 수 없이 따뜻함과 외로움이 교차할 수밖에 없는 그 무수한 기록들과 여정을 사진집으로 담았다.
Soo --- 5 : 아직 쌉쌀한 냉기의 맛이 공기를 둥둥 떠다니던 어느 오후, 그래도 햇살은 꽤 따가웠던 그날 이 사진집을 처음 펼쳐봤다. 아무런 사전 설명도, 그 어떤 수식어도 없이 오직 아릿하면서도 담담한 사진의 힘만으로 페이지를 훌훌 넘기게 하는, 그 애잔한 듯 경쾌한 에너지! : 누군가의 기억으로부터 온 것. 그런데 이상하게도 다른 이의 꿈속에 나도 들어와 있는 기분이다. 단순히 사진적인 문제가 아닌 기억으로부터의 이야기가 너무 좋다. : 분명 셔터를 누르는 그 찰나에 그녀들은 함께였을 텐데, 미묘하게 다른 두 사람의 사진이 흥미롭다. ‘뜨겁고 소중한 순간’의 사진들로 나는 멈춰진 그 순간이 아닌 그 너머의 이야기들을 상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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