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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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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사는 난민 여성 밀착 보고서. 여성·인권 전문가로 활동해 온 저자는 최근 들어 한국이 “전 세계 난민들이 새로운 삶의 터전으로 삼고 싶어 찾아오는 나라가 되었다”고 말한다. 한국이 난민인정 신청을 받기 시작한 때는 1994년부터인데 이때부터 2016년 말까지 난민인정을 신청한 사람은 2만 명이 넘는다는 것. 하지만 아직까지 한국은 난민인정에 관대한 나라가 아니다.
이에 저자는 “모든 사람은 박해를 피해 다른 나라에 피난처를 구하고 그곳에 망명할 권리가 있다”는 세계인권선언 14조를 거듭 강조하며, 독자들의 폭넓은 이해를 돕기 위해 난민의 개념부터 현재 국내외 난민의 상황을 두루 살핀다. 그리고 실제로 한국에서 살아가고 있는 난민 여성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하여 그들 삶의 속살까지 세밀하게 전달한다. 이제 난민은 더 이상 외면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불안정한 신분 때문에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았을 뿐, 난민은 한국 사회 곳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이웃이다. 나와 같은 시대, 같은 공간에 있지만, 보호받지 못하고 환영받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는 ‘한국의 난민들’. 그들의 내밀한 목소리를 담은 <우리 곁의 난민>을 통해 앞으로 우리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깊은 통찰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프롤로그 난민을 대하는 한국인의 자세 : 조국이란 평생 가슴에 지니고 다니는 영혼의 신분증이다. 고국을 되찾을 수 없는 난민만큼 이 세상에 외로운 존재는 없다. 난민은 새로운 세계의 창조에 귀한 존재이기도 하다. 아기 예수님도, 아인슈타인도 한때 난민이었다. 아메리카도 종교 난민이 세운 나라다. 타향도 정이 들면 고향이지만 정을 붙이지 못하면 지옥이다. 이 책은 이방인이 정붙이고 뿌리내릴 수 있는 나라다운 나라, 난민의 아픔을 품어 주는 가슴이 널찍한 나라 대한민국을 갈구하는 여성ㆍ인권 전문가의 생생한 현장 보고서이자 간절한 기도서이다. : 우리나라에 2만여 명이나 되는 난민 신청자가 있다는 소식은 내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평소 한 집안의 품격은 그 집안의 병자나 어린아이를 어떻게 대우하는지 보면 되고, 한 나라의 국격은 그 나라에 있는 약자를 어떻게 대우하는지를 보면 된다고 말한 나는 잠시 망연해졌다. 나는 이들을 대우해 주기는커녕 존재 자체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문제를 우리 앞에 제기해 주신 문경란 선생님께 그저 감사를 드릴 뿐이다. “자기 집 문을 두드리는 모든 사람을 먹여 주고 재워 주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한 사회가 그 사회에 도착한 모든 낯선 존재들을 조건 없이 환대하는 것은 가능”하고 매우 필요한 일이다. 고통스러운 한 사람의 삶의 질은 우리의 삶의 질과 사실은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한겨레 신문 2017년 6월 15일자 - 중앙일보 2017년 7월 1일자 '책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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