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정식 (한일장신대학교 신학부 교수, 『예수, 한국사회에 답하다』 저자) : 이 책은 오늘날 전 지구적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성경이 제시하는 윤리적 원칙을 올곧게 세워보고자 하는 신실한 의욕으로 지어졌다. 저자는 성경이 생산된 고대의 환경을 무시하고 문자 그대로 그 교훈을 오늘날 자본제적 체계 속에 뭉툭하게 들이대지 않는다. 도리어 저자는 성경의 시대적인 제약과 문화적인 차이를 충분히 고려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뀔 수 없는 진리의 차원에서 기업과 비즈니스, 자본과 그 운용방식에 대한 윤리적 기초를 확립하고자 애쓰고 있다. 이 책의 도드라진 장점은 자본주의 경영학의 교리 교본처럼 성경을 원리적인 차원에서 활용하기보다 기본적인 교훈을 추출하여 다양한 맥락에 적용될 경우 어떤 결과가 산출되고 또 그것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 자세한 토론 주제를 제시하면서 탄력적인 소통을 시도한다는 점이다. 게다가 다양한 비즈니스 현장의 사례를 분석하고, 추가로 읽을 만한 참고자료들을 풍성하게 제공함으로써 딱 부러진 단 하나의 모범답안이 아니라 여러 맥락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고 지속적으로 실천 가능한 대안들을 모색하도록 돕고 있는 것도 이 책의 유익한 점이다.
역자는 한국 기업의 다양한 현장 경험을 쌓아오면서 기업윤리와 컴플라이언스 영역의 도서들을 번역한 이력을 갖추고 있다. 그는 번역작업을 통해 비단 영리를 최고 목적으로 하는 일반기업뿐 아니라 관공서와 교회 및 여러 NGO기관과 같은 비영리단체 역시 합리적인 경영 체계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할 필수조건으로 윤리 규범을 강조해 왔다. 이 땅의 기업들이 10년 주기로 엄청난 위기상황을 초래하면서 물질자본의 세계를 뒷받침하는 인간의 정신세계가 얼마나 취약한지 온 국민이 통렬하게 경험해온 터라 그의 통찰과 청지기적 노력이 더욱 값지게 다가온다. 오늘날 이해관계로 얽힌 조직과 무관하게 살 수 없는 세상을 경험하면서 그 균형을 잡아줄 견고한 중심이 갈급한 형편이다. 이런 현실에 부응하여 성경의 핵심 교훈을 통해 컴컴한 세상에서 이 책이 길잡이 역할을 해줄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경영자와 직장인은 물론 목회자와 교회 직분자, 신학도들까지 진지한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