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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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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고 비우면서 심플하게 살기를 표방하는 '미니멀 라이프'가 대세로 자리 잡은 요즘, 이런 흐름을 비웃기라도 하듯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잡동사니에 둘러싸여 사는 사람이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연극무용학과 교수인 저자 윌리엄 데이비스 킹은 어느 누구도 원하지 않을 법한 물건들만을 열성적으로 그러모아 거대한 컬렉션을 구축해왔다.
이 '아무것도 아닌 것들'의 컬렉션을 보유하기까지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온 그에게 '최소 투자 최대 이익'이니 '가격 대비 성능'이니 하는 것은 딴 세상 이야기다. 효율과 가치 추구의 정반대편에 서 있는 그는 "만약 수집가들을 수집하는 수집가가 존재한다면, 그 사람은 내가 레어 아이템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렇게 어린 시절부터 수십 년간 아무 가치 없는 물건들을 모으고 보관해온 저자는 가정에서, 일에서 여러모로 혼란을 겪던 중년에 이르러 자기 자신을 새삼 들여다보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언제부터 무슨 이유로 수집에 강박적으로 몰두하게 되었는지, 수집을 통해 과연 어떤 의미를 얻으려 했는지 의문을 던지고 답을 찾으려 애쓴다. 이 의문에 대한 나름대로의 답을 얻어내고자 치열하게 노력한 결과물이 바로 이 책이다. 과거 회상과 수집에 관한 고찰을 오가는 이 독특한 자전적 에세이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사실은 모든 것이기도 한 인간의 사소한 습관과 일상의 사물들에 애정 어린 시선을 던지면서 잔잔하지만 묵직한 메시지를 전한다. 1. 내가 잃어버린 아무것도 아닌 것들 : 중년의 위기로부터 태어난 책. 자전적 경험과 컬렉션에 대한 이야기가 빚어낸 특별한 에세이. 그가 힘들게 얻은 자각 덕에 강렬해진 고백은 독자들의 마음을 파고든다. : 그 자신이 수집하는 모든 것들의 이면에서 끄집어낸 비범한 이야기. 그 시작은 괴이하나(뭐 이런 작자가 다 있어?) 결국은 독자들을 자기 발견으로 이끈다. : 잡동사니에 얽힌 병리학을 향한 놀랍도록 솔직하고 매혹적인 시선. 인생의 회고이자 축적하려는 인간 충동의 심리에 관한 진지한 탐구. : 킹은 수집을 수단 삼아 곧장 그 자신, 그의 삶, 그의 세계 속으로 들어간다. 재치 있고 통찰은 깊다. 솔직할뿐더러 마음을 끄는 겸양을 담고 있다. : 독창적 비소설 작품의 경이로운 사례. 일상의 물건들을 끝없이 모아들이는 행태의 심리적 동기와 소비자 중심 사회의 맥락을 해부하듯 파헤치는 자전적 에세이. : 물질주의의 한가운데서 솟아나는 짙은 공허감이 텍스트의 이면에서 반향을 일으킨다. 개인적 회상과 수집에 대한 고찰을 오가는 기이한 혼성 장르에 속하는 책. 수집가들은 저자를 이해하고 그와 공감하리라. 저자가 그들에게 말을 걸고 또 그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으니까.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동아일보 2017년 5월 6일자 '새로 나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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