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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수길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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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실상사 도법 스님과 변산 공동체 농사짓는 철학자 윤구병 선생이 만났다. 불경을 한글로 풀어내기 위해서다. 이들 ‘스님과 철학자’는 11명의 제자들과 함께 이 일을 시작했다. 그 첫 번째 텍스트가 <법성게>다.
<법성게>는 의상이 중국에 있을 동안 지은 책으로 당시 중국 불교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내용의 완성도와 함께 인도 불교, 중국 불교가 판을 치는 현재 상황에서 ‘한국 불교’의 핵심을 잡고 공부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도 첫 텍스트로 <법성게>를 선택하는 데 영향을 줬다. 이 책의 내용은 <법성게> 풀이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한국 불교의 문제, 깨달음의 신비화에 대한 비판, 우리말 풀이의 의미, 현대물리학과 불교 정신의 관계, 기독교와 불교 세계관의 차이 등 다양한 주제를 놓고 진행된 활발한 논의 내용도 포함됐다. 너와 나, 우주가 다르지 않다는 동체대비의 깨달음은, 바로 존재에 대한 앎과 직결된 것이고, 앎은 함(실천)과 연결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이 책은 주장하고 있다. <법성게>에서 나타난 불교의 세계관과 실천론은 주장과 당위가 아니라 여실지견하면 드러나는 ‘실상’이라는 것이 이 책의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다. 들어가며 : 도법, 윤구병에게 삼배를 올리다 / 이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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