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나 에세이. 글을 쓰는 이도, 책을 만드는 이도, 책을 읽는 이도 자신만의 특별한 서재를 만들고, 일상의 삶을 풍성하게 만드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자 구성된 책이다.
깊은 통찰의 시선은 바라보는 대상이 가진 의미의 본질을 꿰뚫어볼 수 있게 해준다. 이 드넓은 세상에 오직 한 사람뿐인 '나'라는 존재가 얼마나 특별한가, 우리에게 오직 한 번뿐인 이 삶은 또 얼마나 특별한가, 그리고 우리가 아끼고 사랑하는 것들, 혹은 우리가 미처 그 의미를 깨우치지 못한 것들은 오직 우리의 주위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특별한가를 알게 해준다.
이 책에서 작가는 일상의 풍경 구석구석에 눈을 맞추고 있다. 그 모든 것들을 애정 어린 눈으로 바라봄으로 하여 그것은 더 이상 별날 것 없는 일상의 풍경이 아니게 된다. 알게 모르게 살아온 날들이, 늘어난 책꽂이의 책들이 바로 내가 만들고 다듬고 쌓아온 나만의 세계이다. 나의 흔적과 기록, 역사로 나만의 서재가 특별해지는 것이다. 이를 위한 우리의 '책 읽기'가 얼마나 중요한지도 깨닫게 해준다.
길지 않은 글과 긴 말을 여백에 담고 있는 그림은 살아갈 날들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 무엇이든 그저 스치듯 바라볼 것이 아니라 조곤조곤한 눈길로 들여다보며 내게 하나뿐인 것들의 특별함을 깨닫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설명한다. 책에 실린 10컷의 편안한 그림이 잠시의 휴식과 사색을 선물한다.
특별한 너와 나 / 대체불가한 것의 품격
특별한 인생 / 삶을 헤아리는 방법
특별한 존재 / 관계의 본질
특별한 서재 / 나의 벗, 그리고 나의 스승
글쓴이의 노트 - 나만의 특별한 서재와 눈을 맞추다
김미나 (지은이)의 말
‘눈길’이 마주 얽히는 것에는 ‘손길’이 마주 닿는 것보다 더한 내밀함이 담겨 있습니다. 그 순간에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그 어떤 우주의 힘이 두 생生의 길을 슬쩍 이어놓기 때문입니다.
돌이켜보면 내 인생에 있어 특별한 것들은 나와 ‘눈을 마주친’ 것들입니다. 그것이 사람이든 동물이든 아끼는 물건이든 책이든 눈길이 닿은 후에 특별한 인연이 되었습니다. 그러한 우연이 그저 사소하게 오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눈을 마주친 후에는 시간을 들여 찬찬히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그렇게 오래 ‘눈을 맞추어’ 보아야 비로소 그것들이 내게 얼마나 특별한가를 깨닫게 되고, 그것들이 내게 가진 의미를 꿰뚫어볼 수 있게 됩니다.
‘나’라고 예외가 아닙니다. 다른 이가 나를 어떻게 바라봐주느냐가 아니라 내가 나를 어떻게 바라보느냐가 나를 결정합니다. ‘자존감’은 다른 누군가와 나를 비교하지 않습니다. 자존감은 나의 존재에 대한 자부심입니다. 실패가 쓰라리긴 해도 상처를 받지 않을 수 있는 것은 나는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이런 자부심을 가질 만한 존재라는 것을 깨닫기 위해 나와도 ‘눈을 맞추고 바라보아야’ 합니다.
‘다시’가 불가능한 딱 한 번의 삶을 살고 있기에 지금 살고 있는 하루가, 나를 둘러싼 관계 하나하나가, 내가 이 순간 집어든 책 한 권이 내게는 특별합니다. 많은 분들의 감사한 수고로 만들어진 이 책이 독자 여러분이 이 넓은 세상에서 오직 한 사람 ‘특별한 존재’라는 자존감을 갖는데, 그리고 단 한 번뿐인 ‘특별한 인생’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가는데 작지만 견고한 받침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나의 살아온 기록’이자 ‘내 생각의 역사’가 될 여러분의 ‘특별한 서재’에 귀한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