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옥희 (여성문화이론연구소) : 부녀지간, 부자지간, 모자지간이 아니라 모녀지간이 왜 그토록 문제인가? 모든 것을 엄마 탓으로 돌리는 통제 불가능한 딸들에게 엄마들이 퍼붓는 악담이 있다. “그래, 모두 내 탓이다. 덜도 말고 더도 말고 꼭 너 같은 딸 한번 낳아봐라!” 사이토 다마키의 이 책을 읽으면서 엄마들의 저주가 무슨 의미인지 번개처럼 깨달았다. 딸들이 엄마를 그토록 죽이고 싶어하지만 ‘엄마 죽이기’가 왜 그토록 힘든가를! 엄마의 과거가 딸이고 딸의 미래가 엄마라고 한다면, 모든 딸들이 이처럼 자기 안에 엄마를 품고 살아간다면, 여자는 어떻게 탄생할 수 있는가? ‘엄마 죽이기’와 ‘여자 되기’의 과정을 쉽고, 재밌고, 설득력 있게 이야기해주는 모처럼 만난 반가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