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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탄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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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성별임금격차는 OECD 회원국 중 압도적인 1위다. 2000년부터 한 차례도 빼놓지 않고 1위를 차지했다. 게다가 여성이 자녀 양육과 가사 노동까지 짊어지는 경우가 많다. 대한민국 여성은 차별 가득한 노동시장에서 그 지위조차 인정받지 못한 채 계속 저평가되고 있다. 특히 성별에 따라 주로 일하는 직종도 분리되어 있어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여성 가구주가 꾸준히 늘면서 빈곤율도 늘고 있다.
<여성파산>은 이런 문제의식에서 시작해, 열심히 일하고 끊임없이 저축하지만 여성들이 왜 가난할 수밖에 없는지 그 흐름과 이런 상황을 만들어내는 사회 구조의 모순을 짚어낸다. 우리보다 먼저 여성의 빈곤에 주목한 일본의 사례를 통해 그동안 비정규직과 남성의 문제에 밀려 드러나지 않았던 여성의 삶을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본다. : 30대, 여성, 비혼, 소속 없음. 내 삶을 정의하는 몇몇 단어들과 바로 등을 맞대고, 가난과 빈곤 같은 단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애써 모른 척하던 때가 있었다. 평소에는 잘 숨겨놓았던 불안이 어느 날 문득 치밀어오를 때면, 그저 한 사람의 몫을 다 하며 살아가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생각하곤 했다. 하지만 언제고 떨어질 수 있는 빈곤의 나락이 내 발 아래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을 과연 언제까지 모른 척할 수 있을까? ‘정말 죄송합니다’라는 메모와 빚만 남기고 떠나버린 여성들을 보며 내게도 저런 미래가 언제든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울며 잠든 밤에 대해서, 이제는 이야기해야만 한다. 왜 청년의 가난에 여성의 가난은 포함되지 않는지, 왜 여성의 가난은 숨겨져야만 했는지, 왜 열심히 일하는데 여전히 많은 여성들이 가난한지. 어떤 이야기는 기록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나는 이 책에서 수많은 나를 만났다. 우리의 가난은 더 이상 모른 척해야 할 것도, 죄송한 것도 아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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