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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덕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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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에디터이자 아트디렉터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어라운드> 매거진에 연재한 글을 모은 수필집.
여행을 갈 때면 작은 캐리어 안에 꼭 필요한 물건을 추려 넣게 된다. 그때만큼은 가진 것과 담을 수 있는 것 앞에서 솔직해진다. 20킬로그램 캐리어에 들어갈 몇 가지 물건, 작은 집에 오고 가는 사람과 동물들. 그녀의 이야기는 오래도록 곁에 남기고 싶은 것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저자는 ‘외로움’, ‘친구’, ‘사랑’, ‘엄마’ 같은 특별하지 않은 일상의 단어들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건드린다. 그의 편안하고 온기가 담긴 글은 가까이 있는 누군가를 떠올리게 하는데, 그런 순간마다 편안히 시선을 두게 되는 사진이 함께 실려 있다. 책에는 또한 저자가 직접 찍은 필름 사진이 인화 봉투 속에 들어있다. 들어가며 : 선아는 웃고 있다. 옆에서 누군가 한참 떠들어도 가끔 한두 마디 할 뿐 그저 웃는다. 당신은 박선아를 몰랐고, 이제 처음 이름을 읽었을 뿐이지만, 아마도 지금이, 요즘 당신이 찾은 가장 복된 순간일 것이다. 웃으며 말하지 않은 것들이 여기 적혀 있다. 아플 때 떠오르는 한 사람 같은, 그렇게 그리운, 책. : 아름다운 장면을 보거나 따뜻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끙 하고 엷은 신음을 뱉는 버릇이 생겼다. 언제부터 그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이것이 '버릇'이 된 것을 최근에야 알았고, 이 책을 읽는 동안의 나는 앓는 사람 같았다. 이 따뜻한 마음들을 언제고 꺼내 읽을 수 있다니 기쁘다. : 그녀가 여행지에서 비행기를 탈 때마다 맞췄던 가방의 무게, 20킬로그램.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맞춰 온 건 가방의 무게만이 아니었다. 이건 삶의 균형을 맞추어 가는 한 사람의 이야기다. 오늘도 그녀는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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