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중고매장

미리보기
  • 최저가 : -원 I 최고가 : -원
  • 재고 : 0부
  • - 쇼핑목록에 추가하신 후 목록을 출력하시면 매장에서 간편하게 상품을 찾을 수 있습니다.
 
[강남점] 서가 단면도
(0)

중앙 청소년문고 시리즈. 두 가지 이야기 속 두 명의 아이는 우연히 같은 기사를 읽게 된다. '배고픈 다리 동물원'이라는 이름도 희한한 동물원이 문을 닫게 되었다는 것. 동물원에 사는 다른 동물들은 다 다른 동물원으로 보내졌지만 얼룩말은 다리에 무늬가 없어서, 사자는 갈기가 다 잘려서 받아주는 동물원이 없다는 기사였다. 무언가를 잃어버린 동물들과 소중한 것을 잃은 아이들의 만남, 상처와 마주한 아이들은 묵혀두어 더 날카로워진 진심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얼룩말 무늬를 신은 아이
노래 부르는 양말

수상 :2015년 푸른책들 푸른문학상
최근작 :<그림자 상어>,<수면마녀와 꿈꾸는 돌멩이>,<멸치 블랙박스> … 총 47종 (모두보기)
소개 :

윤미경 (지은이)의 말
주머니 속 사탕 두 알

일상의 많은 것들이 매순간 우리에게 말을 걸고 있어요. 그 이야기를 듣고 세상에 전해주는 것이 작가가 하는 일이겠지요.
얼룩말 울음소리가 들려온 것은 딸아이가 신고 던져놓은 양말이었어요. 동그랗게 말린 얼룩말무늬 양말이 나를 불렀고, 이야기를 들려주었어요.
“이 양말 사가. 무늬가 형아를 불러.”
주인공은 길을 가다 꼬마아이가 부르는 소리에 뒤를 돌아봅니다. 주근깨투성인 볼에 머루처럼 큰 눈을 가진 꼬마.
나는 꼬마에게 당당함을 허락했어요. 꼬마는 물건을 파는 게 아니에요. 각각 사연을 가진 그들을 만나게 해주는 다리 역할을 할 뿐이니까요.
사실, 주근깨와 동글동글한 눈의 설정은 어린왕자를 연상케 하고 싶은 의도가 있었어요. 뱀에게 물려 지구를 떠나기까지 어린왕자는 이곳에 2년 정도 있었다고 합니다. 사막으로 가기 전 어린왕자가 나를 찾아왔다면 어땠을까. 그런 상상을 한 적이 종종 있었지요. 판타지 속에서 막 걸어 나온 듯, 신비로운 캐릭터. 내가 그리고 싶은 아이였어요.
꼬마는 아무에게나 양말을 팔지 않아요. 무늬나 갈기에는 주인이 있고 각각 사연이 있지요. 꼬마에게는 어떤 사연이 있는 걸까요. 정말 어린 왕자처럼 소행성 B612에서 왔는지도, 아님 동네 어린이집에 다니는 평범한 아이인지도 모를 일입니다.
나는 끝내 꼬마아이의 정체를 밝히지 않았어요. 그것은 독자의 몫으로 온전히 남겨두었습니다.
상실의 시대. 우리는 뭔가를 잃어버리고 삽니다. 꿈을, 순수함을, 부모형제를 또는 연인을, 친구를…. 가끔은 무엇을 잃어버렸는지도 모른 채 막연하게 외로워하기도 하지요.
여러분 또한 무언가 잃어버리고 살고 있겠지요. 더욱 안타까운 것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부모나 어른들에 의해 잃어버리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나는 그런 친구들에게 위로가 되고 또는 변명 같은 글을 쓰고 싶어요. 잃어버린 것들을 찾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에요.
작가는 종종 자기가 쓴 글에 직접 들어가 혼연일체가 되는 행운을 누리기도 합니다. 나는 이 글을 쓰면서 그런 귀한 경험을 했어요. 초고부터 울컥하더니 장편으로 쓰는 과정에서는 펑펑 울면서 썼답니다. 퇴고 할 때마다 눈물이 흐르며 카타르시스를 느꼈어요. 이 글을 쓰며 가장 많은 도움을 받은 이는 사실, 작가인 나라고 할 수 있겠네요.
나는 늘 주머니에 사탕 두 알을 넣고 다녀요.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사탕 두 알을 준비해 보세요. 어느 골목 모퉁이에서 양말을 파는 꼬마를 만나거든 꼭 양말을 사시길. 주머니 속 사탕 두 알은 잃어버린 무언가를 찾아 줄 마법의 동전이 될지도 모르니까요.
아, 꼬마는 자존심이 강해요. 절대 공짜 사탕을 받지 않으니 이 점도 유의하시길.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