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에서 발표한 ‘세계 행복지수 2016’에 따르면 북유럽의 여러 나라들은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이다. 복지 수준이 높고 교육 평등이 자리 잡은 이 나라들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문화는 일상에서 소박한 안락함을 추구하고 소중한 사람들과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이다. 덴마크의 휘게(fygge), 스웨덴의 피카(fika) 문화가 그렇다.
피카는 단순히 커피 한잔을 마시는 시간이 아니다. 바쁜 일과 속에서 반드시 한숨 돌릴 시간의 여유를 내고, 그 시간만큼은 번잡한 생각들을 내려놓고 소중한 사람들과 순간을 완전하게 즐기는 데에 의미가 있다. 누구나 단순한 삶을 추구하지만 그러자면 단순함에 집중하기 위해 ‘시간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 하루에 두 번 피카 타임을 위해 밀가루를 반죽하고 정성스레 커피를 내리는 일에 노력을 아끼지 않는 삶의 태도, 이것이 우리가 스웨덴의 피카 문화에 주목하게 되는 이유다.
『피카』에는 정통 스웨덴식 레시피를 베이킹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들도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현대식으로 수정한 레시피가 개성 있는 일러스트에 담겨 있다. 스웨덴에서 태어난 저자 애너 브론스와 요한나 킨드발은 어릴 적 온 집안을 가득 채웠던 빵 굽는 냄새를 추억하면서, 피카에 곁들일 달콤한 빵과 과자의 레시피를 소개한다. 두 사람의 레시피에는 무엇이든 직접 만들어 먹고 싶다는 희망이 깊이 깔려 있다. 집에서 손수 만들어 먹기, 이것이 이 책에 소개된 모든 레시피의 핵심이자 본질이라고 저자들은 말한다. 기본적인 도구를 사용해서 조금만 만들면 되니 특별한 주방 기기를 고집할 필요도 없다. 솜씨가 부족해도, 도구가 변변찮아도, 밀가루, 설탕, 버터, 달걀이 있다면 당장 반죽을 만들어볼 수 있다. 레시피에는 정제하지 않은 식재료로 요리하기를 좋아하는 스웨덴 사람들의 성향이 그대로 녹아 있다. 피카가 느긋한 휴식과 한숨 돌리는 순간을 상기시키는 만큼 저자들은 레시피에서 단순하되 기본을 지킬 것을 당부하고 있다. 절구에 카다멈을 빻고 손으로 반죽을 치대는 수작업, 이것이 피카가 사랑하는 디테일이다.
스웨덴 출신의 일러스트레이터로, 1년의 반은 브루클린에서, 나머지 반은 스웨덴 남서부에서 지낸다. 그녀는 자신의 블로그인 ‘코크블로그kokblog’에 개성적인 일러스트를 가미한 스웨덴 레시피를 주기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 블로그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요리 사이트 ‘사베르Saveur’가 선정한 50대 요리 블로그에 꼽혔다. 그녀의 따뜻하고 빈티지한 일러스트는 이케아와의 협업을 비롯해 다양한 책과 잡지를 통해 널리 사랑받고 있다.
<공부 중독> 공부라는 블랙홀이 개인의 인생을 넘어서 학교와 사회를 강력한 힘으로 빨아들이고 있다. 공부가 마치 모태 신앙과도 같은 부모는 공부에 중독된 아이를 만들고, 그 아이들이 사회에 나온다. 네 차례의 대담을 엮은 이 책은 교육뿐 아니라 취업, 부동산, 노후, 경제 불평등까지 거의 모든 영역의 사회문제들을 빨아들이고 있는 공부라는 블랙홀이 현재의 대한민국을 어떻게 게걸스럽게 잠식하고 있는지 분석하고, 이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