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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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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여 채의 집을 지은 낭만주의 건축가 김기석이 풀어낸 집 이야기. 건축가이자 시인이며 소설가인 김기석이 <집이야기>(대원사)를 출간한 것은 1995년이다. 그 책은 절판되었고 강산이 두 번 변하는 시간 동안 집에 대한 인식도 많이 변하였지만, 저자가 전한 집에 대한 생각은 여전히 유효하다. 출간 당시 드로잉에 반해 책 내용도 사랑하게 된 편집자와 삽화를 그렸던 저자의 제자 구승민이 책을 다시 살리기로 의기투합하였다.
그렇게 재탄생한 책이 <집은 디자인이 아니다>이다. 집은 자연에서 인류가 발견한 것이라는 저자의 겸손한 자세부터 집은 즐거워야 된다는 인식과 보여주기 위한 집은 집이 아니라는 저자의 철학 등은 20여년이 흐른 현재에도 여전히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판단으로 재편집 작업을 하였다. ‘집은 디자인이 아니다’란 제목은 저자의 이러한 생각을 반영하여 변질되어가는 집에 대한 사회적 인식에 일침을 가하고자 하는 의도를 담은 것이다. 집을 짓고자 하는 사람, 소설가 양귀자의 표현처럼 내 몸이 들어가 사는 집이 궁금한 사람, 건축을 공부하는 사람, 건축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 이 책은 방향을 설정해주는 일종의 지침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프롤로그 떠나기 전에 4 : 집에 대한 광활한 명상
오래전 우연히 한 권의 책을 만났다. 그 책을 홀린 듯이 다 읽은 후 불현듯 집을 짓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몇 년이 지나 나는 책의 저자와 마주 앉아 내가 살 집에 대해 ‘읽고 다시 읽고’, 마침내 그에게 ‘쓰는’ 일을 부탁했다. 온전히 책이 만들어 낸 인연이었다. 그 책이 바로 건축가 김기석의 ≪집이야기≫다. 건축가에게 자신만의 문장이 있다고 말하는 것이 유익할지는 모르나, 그에게는 누구도 흉내 내지 못하는 그만의 단련된 언어와 문장이 있다. 사실 그는 건축가이며 시인이고 소설가이기도 하다. 나는 그의 모든 글에서 드러나는 통찰과 전언에 번번이 놀란다. 압도적이다, 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은 삶 전체가 아주 특별했던, 지금은 존재를 감추고 나타나지 않는, 한 건축가의 집에 관한 명상이다. 그의 명상이 얼마나 광활한지는 읽은 자만이 알 수 있다. 그냥 지나쳐도 무방하지만, 내 몸이 들어가 살고 있는 집을 이토록 깊이 ‘읽어 내는’ 독서의 경험을 놓치는 것은 몹시 아쉬운 일이다. 나는 다행히도 놓치지 않았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중앙일보 2017년 4월 22일자 '책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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