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 :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 사람이 소중하고, 반려 동물들이 소중하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만 해도 한 해에 10억 마리 이상의 동물들이 식용으로 죽임을 당한다. 이들의 생명은 소중하지 않을까? 템플은 소들이 누려야 할 권리에 대해 말하고, 우리가 어떤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알려 준다. 고통과 공포를 느끼는 존재에 대한 관심은 생명을 대하는 태도와도 연관이 있다. 하지만 오늘날 축산업은 일상과 동떨어져 있어 ‘소’와 ‘비프스테이크’의 관계를 떠올릴 수 없어진 지 오래다. 들판의 소는 그냥 소고, 접시 위 비프스테이크는 그냥 음식일 뿐이다. 이렇게 ‘생명 감수성’이 메마른 사회에 살면서 우리는 ‘인성 갈증’을 떠안고 살게 된다.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와 자비심이 책상 위 과제로만 굳어 가고 있는 것이다. 생명 감수성의 실종을 함께 걱정해야 할 이유다.
자신을 이해해 주지 않는 세상에서 동물들을 이해하는 삶을 살아온 템플 그랜딘의 이야기에서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며 사는 삶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