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초반, 남자 고등학교에서 벌어지는 권력과 굴복의 현장을 생생하게 그린 만화로, 지금 40대 중반의 ‘아재’가 된 김수박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書)이다. 교실을 장악하려는 집단에 맞서서 고독히 달려가는 친구, 그리고 그를 외면하고 권력에 굴복하는 작가 자신의 이야기가 대비를 이루며 깊은 감동과 깨달음을 준다. ‘추억’이란 단어로 그 시절을 미화하기보다는 ‘추악’했던 남자 고등학교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내면서 작가는 ‘아재스러움’의 실마리를 점차 찾아간다.
작품 속 주인공인 갑효는 자신이 ‘아재’라고 하니 왠지 모르게 내몰리는 느낌이 든다. 그런데 오랜만에 만난 고등학교 친구 영도와 이야기하다 보니 잊고 있던 학창 시절의 기억이 어렴풋이 떠오른다. 그러나 추억이 아니라 고통이었기에 그 기억은 다락 한구석에 처박아 자물쇠로 굳게 잠근 지 오래다. 어쩌면 지금의 아재스러움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갑효는 두렵지만 자물쇠를 열고 그 시절로 들어가 보려 한다.
19. 자유의 독서실 / 20. 서울행 / 21. 만남 / 22. 기약 / 23. 화해 / 24. 자존심 / 25. 첫 여행 / 26. 환상 여행 / 27. 후일담 / 28. 정권 교체 / 29. 태풍의 눈 / 30. 나만 바보 / 31. 외로워서 그런 거야 / 32. 혼밥의 힘 / 33. 기억에 없는 일 / 34. 커튼콜 / 35. 풀지 못한 매듭 / 36. 나는 너를 기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