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정여울 3월호. <까르륵까르륵>에서 정여울은 처음에는 '까르륵까르륵'이라는 사랑스럽고 명랑한 의성어로 한 권의 책을 써내는 일이 엄청난 도전이었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그는 "사는 게 매일매일 기쁘고 행복하다"는 조카의 말에서, 본능적으로 놀이의 대상을 찾고 즐거움에 빠져드는 아이들의 천진한 모습 속에서, 우리에게도 어른이 되며 억눌러왔던 해맑은 순수가 내재해 있음을 깨닫는다.
그리하여 그동안 드러낼 수 없던 외로움과 고통에 공감하며 사람들을 위로해왔던 작가는, <까르륵까르륵>에서 독자의 입가에 미소를 피어오르게 할 이야기들을 꽉 채워 다른 빛깔의 편안함과 싱그러움을 선물한다.
미국 페미니즘의 대모로 알려진 루이자 메이 올컷의 <작은 아씨들>을 통해 꿈꾸게 된 '여자로서 행복해지고 싶다는 바람', 재기 발랄한 김민정 시인의 시집을 읽으며 느꼈던 평범한 일상이 선사하는 재미, 스페인 콘수에그라를 여행하는 동안 <돈키호테>의 흔적을 좇으며 그리게 된 이상과 희망의 노래 등 <까르륵까르륵>에는 우리 삶의 작지만 확실한 기쁨의 조각들이 빼곡히 담겼다.
들어가는 말 까르륵까르륵, 삶을 바꾸는 미소의 힘
지금이 몇 시인지 깜빡 잊어도 좋은 시간
정원, 작지만 소중한 나의 세계
특별하지 않아도 결코 빛나지 않을지라도
리버풀, 비틀스의 음악이 강물처럼 흐르는 도시
아우라, 생각만 해도 가슴 벅찬 단어
책 만드는 즐거움, 책 읽는 즐거움
오직 한 번뿐인 생의 영롱한 반짝임
호모 루덴스, 놀이하는 인간의 본능
무거운 세상을 향해 가볍게 날아오르는 시인의 날개
내 마음의 돈키호테라는 별을 찾아
비록 당신이 서툴고 상처투성이일지라도
여자라서 아니 여자임에도, 진정 행복하고 싶다
다행이야, 아직 최고의 날은 오지 않았으니
라면의 신비, 일상을 물들이다
조금은 특별한 설날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얼어붙은 모든 것들을 녹이는 오색 평화의 불꽃
행복의 기준점, 지금 바로 이 순간
커져도, 작아져도, 날아다녀도 괜찮은 아이들의 시간
3월의 화가 최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