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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덕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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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속초에는 삼 대째 이어오는 서점이 있다. 바로 '동아서점'이다. 1956년부터 현재까지 60년 넘는 시간 동안 동아서점은 우리에게 말을 걸어왔다. <당신에게 말을 건다 - 속초 동아서점 이야기>에는 그 말들이 담겨 있다.
이 책의 저자 김영건 매니저는 서울에서 비정규직 공연기획자로 일하다 고향 속초에 왔다. 계약 기간도 끝나가고, 다시 이곳저곳 입사 원서를 쓰자니 대책 없이 막막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아버지 김일수 씨의 서점 운영 제안을 얼떨결에 승낙했다. 아버지 김일수 씨도 비슷했다. 할아버지 김종록 씨에게 '어쩌다가' 서점을 물려받았고, '어찌어찌하다' 사십 년 동안 서점 일을 했다. 사명감 같은 게 있어서 한 게 아니었다. 그저 시간이 흘렀다. 김영건 매니저는 아버지 김일수 씨와 함께 서점을 재정비했다. 이만 권의 책을 반품하고, 그보다 많은 책을 들여놨다. 마치 빵을 굽는 것 마냥 밴딩기(일종의 포장기계) 앞에서 책을 포장했다. 한기가 가득한 서점에서 부자(父子)는 조용히 책을 진열했다. 아버지와 아들이 투닥거리며 깨달은 것은 '서점 일'이 그들에게 그런대로 잘 어울린다는 거였다. <라캉 미술관의 유령들>을 '예술'로 분류할지, '정신분석학'으로 분류할지, '철학'으로 분류할지 고민하며 한국의 서가 분류법에 의문을 품었고, 동아서점만의 분류로 사소한 실험을 하며 인터넷 서점이 아닌 오프라인 서점에 갈 이유들을 하나씩 만들어갔다. 김영건 매니저는 '책 한 권이 무슨 일을 할 수 있겠어'라며 비관하지만, 끝내 '서점'이라는 없어져선 안 되는 공간을 포기하지 않는다. 비로소 '서점 사람'이 된다. 프롤로그 : 동아서점만큼이나 알차고 정갈한 글들을 읽을 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 : 강릉이 커피로 유명해졌듯이 속초는 책으로 유명해질 것 같다. : 책이 있고, 사람이 있고, 온기가 가득한 그곳. ‘동네 서점’의 가치를 재발견하다. : 서점인에 의한, 서점인을 위한, 서점인의 이야기. 게다가 재밌기까지 하다. : 서점 일을 맘껏 나눌 수 있는 동지를 만났다. 신난다. : 바닷바람 쐬고 감자전 먹고 동아서점에 들러 마음에 드는 책 몇 권 골라 돌아오는 겨울 여행. : 시들시들 시든 책방이 생기발랄하게 바뀐 비밀! 여기 달큼한 사람이 있다. : 그는 속초 앞바다만큼이나 깊고 푸른 영혼으로 서점과 책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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