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희 (미술평론가, 서울시립미술관장) : 1998년~2009년 사이의 한국 화단은 태도의 변화와 제도의 혁신이라는 측면에서 유례없는 격동기를 맞이했다. 대안 공간의 출현과 신세대 작가군의 활약으로 추동된 이러한 격변의 한가운데에서 현장을 목격했던 청년 비평가 반이정, 이제 그는 현대 미술 문화를 섭렵하는 포스트모던 <플라뇌르>가 되어 그때 그곳의 장면들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동시에, 장면들의 역사적, 담론적 코드화를 통해 현장 비평, 이론, 미술사, 사회사가 만나는 동시대적 신미술사를 기술한다.
안규철 (조각가,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 한국에서 <동시대 미술>은 1995년에 시작되어 2000년 전후 10여 년 동안에 뿌리를 내렸다. 그 사이에 미술의 지형은 완전히 변했다. 이 책은 바로 이 시기, 1997년 외환 위기와 2008년 국제 금융 위기 사이에 우리 미술이 지나온 길들을 그린 지도이다. 모든 지도가 그렇듯 그것은 과거를 통해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우리 앞에 던진다.
이준희 (『월간미술』 편집장) : 이 책은 밀레니엄 이전과 이후를 가로지르며 명멸한 동시대 한국 미술의 지형도를 스캐닝한다. 저자는 비평의 잣대로 망원경과 현미경을 자유자재 효율적으로 활용할 줄 아는 인물이다. 광범위한 분야의 사회 문화적 맥락과 특정 작가/특정 작품의 미시 세계 사이를 자유롭게 오간다. 이런 의미에서 이 책은 그동안 흔히 볼 수없었던 <순도 100퍼센트> 자생적이고 자율적인 비평(가)의 성과물이다.
정재호 : 이 책의 미덕은 평론가 자신의 주관적 오류를 넘어서기 위해 동시대의 정치, 사회, 문화에 관한 객관적 자료와 미술계의 다양한 목소리들을 가지고 1년간의 한국 현대 미술을 서술한다는 점이다. 그야말로 숨 막히게 읽힌다. 바로어제까지의 한국 현대 미술이 이 책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