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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유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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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곰자리 37권. <괭이부리말 아이들> 김중미 작가가 오랜만에 선보이는 장편 동화이자, 소외된 아이들에게 향해 있던 시선을 스스로 안전지대에서 머물러 있다고 믿는 아이들에게로 넓힌 작품이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아이들에게 너는 지금 행복하냐고, 네 행복에는 정말 아무 문제가 없느냐고 진지하게 물어 온다.
5학년 행운이는 중산층 가정에서 별다른 어려움 없이 살아왔다. 하지만 은행원이던 아빠가 정리 해고를 당한 뒤, 행운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다. 아빠가 가게를 여는 족족 실패하면서 부모님 사이가 멀어지더니 기어이 별거에 들어간 탓이다. 언제나 더 나은 삶을 꿈꾸며 쉼 없이 달려왔던 엄마는 별거에 앞서 행운 남매에게 누구와 살지 정하라고 한다. 동생 행복이는 냉큼 엄마를 따라가겠다지만, 행운이는 그럴 수가 없다. 요리도, 세탁도, 청소도, 그 무엇도 제대로 할 줄 모르는 아빠를 남겨 두고 떠날 수가 없는 까닭이다. 엄마가 행복이를 데리고 강남의 좋은 학군을 찾아 떠난 뒤, 행운이는 아빠를 따라 오복이네 동네로 이사를 한다. 학부모들이 이웃 학교로 치워 버리고 싶어 하는 가난한 아이들, 반 아이들이 상대도 하기 싫어하는 지질한 아이들이 사는 동네였는데…. 행운이네의 몰락은 보통 사람도 착한 사람도 별 탈 없이 살기 힘들어진 지금의 현실을 가감 없이 보여 준다. 한 발만 삐끗해도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는 이 위태로운 현실을 바꿀 방법은 정말 없는 걸까? 작가는 이 어려운 질문에 긴 세월 ‘기찻길 옆 작은 학교’의 큰이모로 살아오며 찾은 ‘정답’을 차분히 들려준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한겨레 신문 2018년 3월 2일자 '어린이.청소년 새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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