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아무에게도 알려지지 않은 만화가가 있다. 그는 기성 만화가의 문하생이었던 적도 없고, 만화 잡지에 원고를 게재한 적도 없으며, 무명이라도 단번에 이름을 알릴 수 있는 웹툰을 연재해본 적도 없다. 혹시 이런 경우라면 만화가가 아니라 아직은 지망생이라고 불러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토록 미지의 작가가 불쑥 세상에 내놓은 첫번째 만화책 『눈이 내리면』을 펼치면 누구라도 곧 생각이 바뀔 것이다. 아, 이 사람은 타고난 만화가이고, 늘 만화가로 살고자 하며, 뼛속까지 만화가인 만화가구나. 사실 작가는 혼자 그림을 그리기만 했을 뿐, 삼십 년 넘게 그저 만화의 애독자로 살았다. 그가 정식으로 만화를 배운 기간은 단 3년. DC코믹스와 마블코믹스에서 활동하게 될 만화가를 양성하는 조 쿠버트 만화학교에서였다.
『눈이 내리면』은 그 만화학교를 배경으로 작가가 경험한 에피소드들에 만화적 상상력을 덧붙여 완성한 연작집이다. 뒤늦은 나이에 미국식 만화 교육을 받은 탓에 그의 그림체는 우리에게 익숙한 한국이나 일본 만화와는 스타일이 많이 다르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이야기들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따뜻함과 미소를 머금게 만드는 소소한 유머들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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