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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이름:이기와

성별:여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최근작
2021년 12월 <허공춤>

그녀들 비탈에 서다

두 번째 허물을 벗는다 골백번 허물을 벗은들 미꾸라지가 용이 되겠는가 하늘이 말씀하시길 본(本) 대로 살라하셨다 도대체 나의 본은 어디란 말인가? 바탕을 모르는 자가 허구의 하늘 높이 말씀의 시비를 세운다 한 그릇의 순대국밥보다도 정직하지 못한 이 시집을 고행 중인 모든 영자들에게 바친다

바람난 세상과의 블루스

난 맹목적으로 앞만 보고 달려왔습니다. 마치 주의를 분산시키지 못하게 안대를 착용한 경주마처럼 말입니다. 이제 알 것 같습니다. 내가 미처 어리석었음을... 돈도 사랑도 명예도 맹목적으로 쫓는 게 아님을. 이제 알 것 같습니다. 홀로 평전에 이르는 길은 무엇을 챙취하는 게 아니라 자기를 마냥 비워내는 길임을. 내 시는 그런 소박함 깨달음을 얻기 위한 진통의 흔적일 뿐입니다. (2002년 5월 2일 알라딘에 보내신 작가 코멘트)

허공춤

되짚어 보니 나는 참으로 섬약한 아이였다. 눈으로 눈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했고, 정면으로 마주 앉지 못했고 고양이에게도 개에게도 속마음을 털어놓지 못했다. 어느 날 맹추 소리를 듣던 말 못 하는 아이가 용기를 내어 말 잘 하는 사람 하나를 쓰러트린 이후부터 나의 속임수는 시작되었다. 삐뚤어진 말로 하늘의 경전을 들먹거렸고, 나는 여자가 아닌데 화장을 하고 다녔고, 나는 슬픔이 아닌데 눈물과 친한 척을 했고, 나는 굶주리지 않는데 노예의 근성을 쫓았다. 내가 나를 속이는 것을 알았지만 멈출 수 없었다. 그래서 빨리 늙고 싶었고, 이가 빨리 빠지길 바랐다. 내가 버리려고 했던, 외면하려고 했던 욕망의 얼굴들은 너무도 나를 많이 닮아 있었다. 나를 통해서 너를 본다. 너도 자기 배반 속에서 허탈할 것이다. 우린 모두 나의 이방인이다. 눈을 떠 보니 이 세상이 아름다웠다는 말은 차마 꺼낼 수 없었다. 아직 아파하고 있는 네가 있으니 너의 고단함을 허공에 초대하고 싶다. 허공처럼 모든 한계에서 벗어날 때까지 허공춤으로 화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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