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창고는 사람들 누구나 가지고 있습니다.
세상 모든 이들은, 심지어 무인도에 혼자 있는 누군가도,
보석같이 스쳐간 수많은 기억들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단지, 나는 그 기억을 꺼내어 소박한 글을 씁니다.
내 기억의 산문을... 시나리오라 부릅니다.
내가 써 놓은 글들이 사진으로 펼쳐지고
그 사진들을 이어 붙여 빛을 비추니... 움직이는 모습이 됩니다.
영화는 그렇게 만들어집니다.
기억이 글이 되고... 활자가 소리내어 움직입니다.
불이 꺼지면 내가 새긴 활자들이 춤을 추듯 소리를 냅니다.
장님이 모서리를 쓰다듬으며 길을 찾듯
나의 환영들은 무대에서 빛을 모으고
말린 눈물 가루로 분칠을 합니다.
숨죽인 객석,
저 어디쯤에 내 상상의 주인공들이 있습니다.
자, 보세요.
당신의 이야기입니다.
고마워요.
당신들의 삶을 흉내낼 수 있게 허락해 주셔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