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헤더배너
상품평점 help

분류국내저자 > 어린이/유아
국내저자 > 사진/그림

이름:김효은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최근작
2023년 2월 <잘 헤어졌어>

SNS
//instagram.com/daybreakeun

나는 지하철입니다

새벽 효, 은혜 은. 서른두 살 아버지가 둘째 딸에게 지어 주신 이름입니다. 내가 태어나고 동생 셋이 더 태어났습니다. 그렇게 나는 딸이자 여동생, 언니이자 누나가 되었습니다. 우리 일곱 가족은 아버지의 낡은 차를 타고 많은 길을 달렸습니다. 어금니가 달달 떨리게 차가운 계곡물 속에서 예쁜 돌멩이와 작은 물고기들을 보았습니다. 소금기 퍼석이는 바닷가 못생긴 텐트에 누워 하나둘 쌓여 가는 파도 소리를 들었습니다. 풀벌레가 울어 대는 까만 밤 불빛 하나 없는 길 위에서 수많은 별들과 서로의 얼굴을 비추는 하얀 달을 만났습니다. 우리는 아버지가 보여 주시는 많은 것들을 보며 자랐습니다. 나는 어느덧 어른이 되어 내 갈 길을 찾아 걸었습니다. 보고 싶은 것을 보고, 그렇지 않은 것은 못 본 척 지나치며 부지런히 걸어갔습니다. 그러다 문득 길 위의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주름진 손을, 가지각색의 얼굴을, 다양한 표정의 발을 그림으로 담기 시작했습니다. 그림이 하나둘 쌓이자 아버지가 어렸을 적 우리에게 보여 주셨던 것처럼 나도 누군가에게 보여 주고 싶었습니다. 길 위에서 보았던, 가까이 있지만 보지 못하고, 눈에 보이지 않지만 소중한 것들에 대해.

우리가 케이크를 먹는 방법

식사를 하기 전에 머릿속에서 사람 수로 음식을 나눠 보는 버릇이 있습니다. 뭐든지 나눠야 했던 어린 시절에 생긴 오래된 습관입니다. 물론 이제는 양껏 먹어도 음식이 남곤 합니다. 나누지 않아도 되는 온전한 내 것이 셀 수 없이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맛있는 음식이 식탁 위에 오르면 함께하고 싶은 얼굴들이 하나둘 자리를 차지합니다. 여행을 하다 멋진 풍경을 만나면 보여 주고 싶은 사람들 생각에 엉터리 사진을 잔뜩 찍습니다. 매일 밤 작은 아이 곁에 누워 잠을 청할 때면 나만 보았던 아이의 첫 순간들을 생각하다 네모난 방이 까맣게 되고 나서야 잠에 듭니다. 오늘도 나누지 못하고 흘려보낸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모양도 맛도 제각각인 이야기들을 책에 담아 나누고 싶습니다. 나는 다 못 하겠지만 책은 할 수 있을 겁니다. 그것이 우리의 배를 든든히 채워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후룩북 : 고양이 서랍 - 전3권

내가 어릴 때, 할머니는 혼자 방 안에서 TV만 보셨다. 그때 다가가지 못한 얄팍한 미안함일까. 고양이 뒤에 숨어 할머니에게 수줍게 춤을 청하고 싶은 건지도 모르겠다. 다른 무게와 모양의 하루를 보내는 사람들, 그들을 위로하는 고양이를 움직이는 이야기로 담고 싶었다.

가나다별 l l l l l l l l l l l l l l 기타
국내문학상수상자
국내어린이문학상수상자
해외문학상수상자
해외어린이문학상수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