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시와 독자 사이에 그림으로 다리를 놓는 과정이었습니다. 저는 상상 속의 다리를 건너다니며 더 어울리는 그림을 고민했습니다. 그 그림은 오은 시인의 시에 대한 저의 감상이기도 했습니다. 시의 곳곳에 묻어 있는 시인의 마음을 헤아리느라 제 마음도 함께 쓰였습니다. 시인이 마음을 쓰듯 시를 썼기 때문이겠지요. 부디 제 그림이 시를 더 가까이, 더 오래 감상할 수 있는 썩 괜찮은 다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림을 그리는 즐거움을 다시 되찾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피드백이 활발한 SNS를 활용하면 지금보다 그림을 더 많이,
더 자주 그릴 수 있게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페이스북 페이지에
‘재수의 연습장’을 개설하고 그날그날 연습장에 그린 그림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어서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정말 많은 분들이 페이지에 올린 제 그림을 좋아해주셨습니다.
덕분에 신나게 그림을 더 많이 그릴 수 있게 되었고
이렇게 책으로까지 나오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그림 그리는 즐거움을 되찾아가는 과정이자
즐겁게 그림을 그리는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온
2년간의 생생한 흔적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