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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소설
국내저자 > 번역

이름:한유주

성별:여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82년, 대한민국 서울

직업:소설가

최근작
2023년 11월 <전자적 숲; 더 멀리 도망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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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테이블

『고양이의 테이블』을 번역하는 동안 잃어버렸다고 생각했던 시간들을 다시 한 번 떠올릴 수 있었다. 그러므로 마지막 질문: 우리의 항해는 끝난 것일까. 어쩌면 여전히 바다 위에서 물 아래의 어둠을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러나 아름다운

이 책은 재즈와 재즈라는 운명에 걸려들었던 위대한 뮤지션들의 삶의 단면들을 보여준다. 이들 뮤지션들의 궤적을 좇아가다보면 벨뷰 정신병원을 만나기도 하고, 버드랜드를 만나기도 하며, 감옥이나 연병장을 만나기도 한다. 얼핏 보면 서로 아무런 관계도 없어 보이는 이 장소들은 하나의 단어로 연결될 수 있다. 재즈. 이 책에 등장하는 뮤지션들 중 누군가에게, 그를 진단했던 의사가 마치 병명처럼 기록했던 단어. 어쨌거나 재즈가 일종의 열병과도 같은 것이라면, 뮤지션들은 자신을 집어삼킨 열기를 이기지 못했다. 이 책을 번역하는 동안 나는 몇 가지 형용사들을 떠올렸다. 가혹한, 불안한, 불운한, 험난한, 위험한 따위의. 하지만 재즈가 깊게 스며든 문장들을 읽다보면 이러한 형용사들이 하나로 수렴되는 순간들이 있다. 아름다운. 그러나 아름다운.

그러나 아름다운

이 책은 재즈와 재즈라는 운명에 걸려들었던 위대한 뮤지션들의 삶의 단면들을 보여준다. 이들 뮤지션들의 궤적을 좇아가다보면 벨뷰 정신병원을 만나기도 하고, 버드랜드를 만나기도 하며, 감옥이나 연병장을 만나기도 한다. 얼핏 보면 서로 아무런 관계도 없어 보이는 이 장소들은 하나의 단어로 연결될 수 있다. 재즈. 이 책에 등장하는 뮤지션들 중 누군가에게, 그를 진단했던 의사가 마치 병명처럼 기록했던 단어. 어쨌거나 재즈가 일종의 열병과도 같은 것이라면, 뮤지션들은 자신을 집어삼킨 열기를 이기지 못했다. 이 책을 번역하는 동안 나는 몇 가지 형용사들을 떠올렸다. 가혹한, 불안한, 불운한, 험난한, 위험한 따위의. 하지만 재즈가 깊게 스며든 문장들을 읽다보면 이러한 형용사들이 하나로 수렴되는 순간들이 있다. 아름다운. 그러나 아름다운. - <옮긴이의 글> 중에서

그럼에도 작가로 살겠다면

“소설을 쓰는 데는 세 가지 원칙이 있으나 불행히도 그 원칙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윌리엄 서머싯 몸의 말처럼, 글쓰기에는 어쩌면 아무런 원칙이 없을지도 모른다. 해서 백지나 텅 빈 화면을 앞에 두고 앉은 사람은 무한한 자유를 누릴 수 있는 동시에, 시작할 방법도 끝을 맺을 방법도 찾지 못해 글쓰기를 포기하고 마는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 이런 사람들에게 이 책은 훌륭한 지침서가 되어줄 것이다. 기존의 원칙들을 세세히 알려주어서가 아니라 자신만의 원칙을 만드는 법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 이 책은 작법서가 아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 책의 모든 조언을 따를 필요가 없다. 다만 친구처럼, 동료처럼 느껴지는 조언들을 마음속에 새긴다면 홀로 용감하게 계속해서 글을 써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가장 격렬하게 내 마음에 와닿았던 조언은 이 말이다. “완성하라.” 글을 쓰는 모든 사람이 첫 문장이 생각나지 않을 때마다, 이야기가 앞으로 나아가지 않을 때마다, 인물이 지루하게 보일 때마다 이 책을 펼치고 용기를 얻어 자신만의 글을 완성하기를 바란다.

다음 정거장

이 책은 너무나 놀라운 방식으로 자폐아 데이빗의 얼굴을 그늘 밖으로 불러낸다. 이 아이가 진짜 세계를 제대로 살아 내는 이야기는 이성적으로 너무나 따뜻하다. 내게 ‘이성적으로 감동하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달로

말...을 줄이고 싶었으나 그러지 못했다. 시간이 수다스럽게 지나갔다. 시간을 지나치게 지나쳤다. 인사는 언제나 심상했지만, 안녕, 안녕, 짧은 말 속에 수많은 그리고, 그래서, 그러나, 그렇지만, 그러니까, 그렇게, 그러한, 그...들이 있다고 생각했다. 나를 잊은 말들이 있었다. 그 말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말...의 가작(假作). 너와 당신, 그와 그들에게 하고 싶은 말들이 있었다. 사랑니 세 개를 뺐다. 카메라를 샀다.

불가능한 동화

이런 꿈을 꾸었다. 여름, 혹은 겨울이다. 나는 낯선 얼굴들과 함께 어느 강의실에 앉아 있다. 한낮이다. 누군가가 들어온다. 선생일 것이다. 그는 교탁 위에 책을 올려놓고, 학생들을 둘러본다. 그러다 나와 눈이 마주친다. 그는 칠판에 몇몇 단어들을 쓴다. 그러나 단어들은 여러 개로 잘려 있다. 잘려 있다는 표현이 이상하지만 다른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나는 내가 꿈을 꾸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다. 잘린 단어들이 또 다른 부분들로 절단된다. 그 부분들은 각각 더 작은 부분들로 절단된다. 절단. 분절. 분쇄. 연쇄. 열쇠. 연산. 미분. 나는 문득 환지통이라는 단어를 떠올린다. 칠판에 적혀 있던 단어들이 계속해서 잘리고 나뉜다. 아프다. 그러나 나는 단어들의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 단어들이 절단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단어 하나하나를 모두 읽을 수 있다. 그가 절단된 단어들의 집합을 유계 분응이라고 부른다. 내게는 유계 분응이라는 말이 생경하다. 나를 제외한 학생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나는 잠에서 깨어난다. 꿈에서 깨고 난 뒤 유계분응이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았다. 유계: 실수 전체의 집합을 R, A를 R의 부분집합이라 할 때 지금 A가 자연수 전체를 나타낸다고 하면, 어떤 큰 실수 r을 취한다고 하여도, A의 원소로서 r보다 큰 자연수가 존재한다. 이에 반하여, A가 구간 (0,1)을 나타낼 때에는 1 이상의 실수 r을 취하면 r보다 큰 실수는 A 중에서 존재하지 않는다. 충분히 큰 실수 r에 대하며 A에 속하는 모든 수 x가 r을 넘지 않을 때, 즉 x≤r일 때 A는 위로 유계라고 한다. 분응: 형태 심리학에서, 전체 가운데에서 한 부분이 다른 부분으로부터 독자적으로 지각되는 현상을 말한다. 유계 분응이라는 단어는 전에는 들은 적이 없었다. 두 단어들의 정의를 읽으며 나는 너를 생각한다. 너의 뺨은 유계, 너의 뺨의 부분들은 분응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그러나 너의 뺨의 부분들의 부분들은. 그리고 그 부분들의 부분들은…… 그리고 너는……

얼음의 책

얼음을 얼리려면 기다려야 한다, 고 이 글의 첫 문장을 쓰고 싶었다. 그러나 다음의 문장을 쓸 수가 없다. 2009년 5월 16일이다. 비가 단정하게 내리고 있다. (비가 단정하게 내리고 있다, 는 문장을 나는 이미 어디선가 쓴 적이 있다.) 여전히 다음의 문장을 쓸 수가 없다. 그러나 써야 할 것이다. 나는 당신의 입을 빌려 말하고, 당신의 입을 벌려 말한다. 내가 쓴 문장들은 모두 당신에게서 비롯되었다. 그것이 부끄러워서, 한때는, 이 책의 모든 문장들을 부정문으로 고쳐 쓰고 싶기도 했다. 그러나 그러지 않았고, 그러지 못했다. 부정의 소여를 부정하기란 불가능했다. W로 시작하는 성을 지닌 한 오스트리아인이 말하길, 나는 그를 남몰래 질투해왔는데, 의심은 믿음 이후에 온다고 했다. 이 책의 모든 문장들은 의심과 믿음 사이에서, 혹은 믿음과 의심 사이에서 기록되었다. 이것이 내가 이 책에 대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변명이다. 내가 이 짧은 글을 좀처럼 쓰지 못했던 까닭은, 감히 당신들의 이름을 부를 수 없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여백이 모자란 탓에 명제의 증명 과정을 적지 못했다는 어느 수학자의 말을 빌려, 나 역시도, 내가 소유한 페이지들이 지나치게 많거나, 지나치게 적은 탓으로, 당신들의 이름을 적지 못했다고 말하고 싶다. 내게는 단 한 명의 독자가 복수로 존재한다. 당신, 당신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얼음을 녹이려면 기다려야 한다, 고 이 글의 마지막 문장을 쓰고 싶었다. 나는 기다린다.

용감한 친구들 1

잘 짜여진 퍼즐처럼 정교하게 구성된 줄리언 반스의 문장들을 접하면서, 힘에 부치기도 했고 기쁨을 느끼기도 했다. 대부분의 문장들은 단서처럼 느껴졌고, 후에, 때로는 한참 뒤에 앞의 문장과 긴밀하게 연결되는 문장이 나타나는 경우도 많았다. 같은 사건을 두고 아서와 조지를 비롯한 여러 사람들의 시선이 교차되면서 이러한 ‘차이’를 보게 되는 즐거움이 컸다. 한편 번역자이기 전에 한 사람의 독자로서, 역사 속에서 잊히거나 묻힌 인물이 생생히 되살아나 또 하나의 생을 보여주고 있는 모습에서 희열을 만끽할 수 있었다. 시대가 낳은 가장 근사한 인물이었던 아서 코난 도일과 부침이 많은 생을 살았으나 끝까지 어떤 고결함을 보여주었던 조지 에들지의 이 이야기는 오늘날의 우리에게 선물처럼 다가온다. 독자 여러분도 아서와 조지의 ‘모험’에 즐겁게 동참하시기를 바란다.

용감한 친구들 2

잘 짜여진 퍼즐처럼 정교하게 구성된 줄리언 반스의 문장들을 접하면서, 힘에 부치기도 했고 기쁨을 느끼기도 했다. 대부분의 문장들은 단서처럼 느껴졌고, 후에, 때로는 한참 뒤에 앞의 문장과 긴밀하게 연결되는 문장이 나타나는 경우도 많았다. 같은 사건을 두고 아서와 조지를 비롯한 여러 사람들의 시선이 교차되면서 이러한 ‘차이’를 보게 되는 즐거움이 컸다. 한편 번역자이기 전에 한 사람의 독자로서, 역사 속에서 잊히거나 묻힌 인물이 생생히 되살아나 또 하나의 생을 보여주고 있는 모습에서 희열을 만끽할 수 있었다. 시대가 낳은 가장 근사한 인물이었던 아서 코난 도일과 부침이 많은 생을 살았으나 끝까지 어떤 고결함을 보여주었던 조지 에들지의 이 이야기는 오늘날의 우리에게 선물처럼 다가온다. 독자 여러분도 아서와 조지의 ‘모험’에 즐겁게 동참하시기를 바란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성년이 된 후에는 이웃집 꼬마 앨리스에게 그 애가 주인공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이야기해주던 루이스 캐럴의 모습도 자연스레 떠올리게 되었고, 이제는 나도 누군가에게 앨리스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는 사람이 되었음을 깨달았다. 그 누군가는 나의 이웃집에 사는 꼬마일 수도 있겠지만, 여전히 내 안에 있는 어린 시절의 나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 책을 번역하는 동안 잊고 있던 어린 시절을 다시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언제나 예의 바르게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천진난만한 실수를 늘어놓는 앨리스. 우스꽝스러운 어른들의 세계를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어느 순간 이해하고 마는 앨리스. 최악의 상황에서도 언제나 다른 출구를 찾아내는 앨리스. 이런 이야기를 듣고 있던 꼬마 앨리스는 이웃집 아저씨에게 어떤 표정을 지어 보였을까. 그리고 어떤 어른이 되었을까. - 옮긴이의 말

작가가 작가에게

당신이 어떤 소설을 쓰게 될 지 나로서는 알 길이 없다. 다만 당신이 쓰고자 하는 소설이 범죄물이든 추리물이든, 공상과학소설이든 판타지소설이든, 혹은 그저 “소설”이나 그 어떤 것이든 간에, 당신은 이 책의 지침들을 간간이 떠올려가며 글을 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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