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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소설

이름:윤이형

성별:여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76년, 대한민국 서울

직업:소설가

최근작
2023년 4월 <개인적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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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 기억

우리가 세계로부터 자꾸만 멀어지는 이유가 다름 아닌 부끄러움 때문이라는 건 슬픈 일이다. 그리고 자신과 세계 사이의 균형을 고민한다는 것은 결코 하찮거나 의미 없는 일이라 할 수 없다. 그들에게 굳이 이런 말들을 해주고 싶어서 이 이야기를 쓴 건 아니다. 하지만 나는 지금도 그들이 계속 떠오른다. 아마도 나 역시 그들 중 한 명이어서일 것이다.

그날 밤 우리는 비밀을

설영도 현진도 아니었지만, 나는 복도에 서서 내가 하지 않은 일 때문에 설영처럼 울어 본 적이 있다. 억울했지만 제대로 항의하지 못했던 나를 위해서 썼다. 누군가를 소유해 망가뜨리고 싶은 마음은 사랑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았으면 좋겠다. 그건 그저 못난 권력일 뿐, 다른 어떤 것도 아니다.

그들의 첫 번째와 두 번째 고양이

몇 년 전 어느 날 이후로 글을 쓰는 마음보다 쓰기를 그만두는 마음에 대해, 글쓰기를 너무도 사랑하지만 그만두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사람의 마음에 대해 생각하는 날들이 더 많았다. 그런 날들이 계속되었고, 작년 이맘때 사랑하던 고양이가 죽었다. 나는 택시를 타고 가서 고양이의 몸을 태웠다. 고양이의 뼈는 녹아서 돌이 되었다. 그 뒤로도 오래 앓은 친구는 여전히 앓고 있고 모기 물린 자리에는 농가진 자국이 남았고 어떤 나쁜 일들은 여전히 진행 중이고 어떤 악몽은 약을 먹어도 사라지지 않는다. 나는 1년 내내 맛있는 밥을 손수 해 먹으며 죽음에 관한 책들을 열심히 읽었다. 벚꽃 잎처럼 어디에나 흩날리는 미움이 지겨웠는데 나 역시 내 생각만큼 좋은 사람은 아니었다. 너무 늦게 꽃 한 다발을 샀고 처음으로 빠진 아이의 앞니를 오래 들여다보았다. 그러다가 ‘좋은 일 좀 생겨라’라는 기원의 말 앞에 ‘제발’을 붙여 서로에게 마구 던지는 사람들의 모임에 결국 들어가게 되었다. 그 와중에 힘을 내서 소설 한 편을 겨우 썼다. 그게 전부이고 달라진 건 없다. 그럼에도 이번 일을 핑계로 고마운 사람들에게 말할 수 있어 좋다. 제가 가장 힘들 때 존재해주셔서 고마웠습니다. (제발) 기쁜 일들이 많이 생기세요. 살아 있는 것만으로 좋다고 말할 수는 도저히 없는 날들이지만 이 핑계 저 핑계 대며 가끔은 기뻐하며 살아요. 거창할 것도 대단할 것도 없는 늘 하던 일들을 하면서요. 저도 그래볼게요. - 대상 수상 작가 윤이형의 수상소감

셋을 위한 왈츠

당신과 마찬가지로 내게도 미궁이 있다. 나는 오랫동안 그 속에서 소의 머리에 인간의 몸을 한 미노타우로스로 살아왔다. 당신의 것과 마찬가지로 내 미궁에도 테세우스와 아리아드네가 있고 햇빛과 거미줄과 낮잠과 내가 잡아먹은 사람들의 뼈가 있다. 자세한 사정은 설명할 수 없지만 어느 날 미궁 안에서 나는 아이를 갖게 되었다. 당혹스러웠고 이해할 수 없었으나 이미 생긴 생명을 어떻게 할 수 없어 낳기로 했다. 여기 담긴 이야기들은 그렇게 해서 태어난 내 아이들이다. 꼭 나처럼 소도 아니고 인간도 아닌 이 아이들의 어금니와 송곳니가 신경 쓰인다. 온전치 못한 팔다리는 둘째치고라도, 이 아이들을 품고 있을 때 먹은 마음이 별로 아름답지 못해서다. 내게 글쓰기는 이 좁은 미궁을 뚫고 나가고 싶다는 시리고 쇳내 나고 개인적인 열망이었을 뿐, 결코 타인을 위한 위안이나 아름다움의 추구 같은 거창한 것을 의미한 적이 없었다. 시간이 간다고 내가 현명해지거나 나은 인간이 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단지 어리석고 준비되지 않은 엄마를 만난 죄 때문에 장애를 지니고 태어난 내 첫번째 아이들의 생일 케이크에 촛불을 켜주고 싶다. 이 아이들의 뒤틀린 몸과 얼굴에 새겨진 것들이 내게 길이 되어주길 바란다. 첫 창작집이 나오기까지 가까이 혹은 멀리 내게 머물러준 사람들, 실마리를 던져주고 포기하지 말라고 해준 친구들, 그리고 지금은 내 곁에 없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고맙고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당신들이 있어서 겨우 꿈을 꿀 수 있었다. 나보다 열심히 살지만 자꾸만 외롭고 자꾸만 행복하지 않은 당신들을 위한 이야기를 언젠가는 쓰고 싶다.

작은마음동호회

우리가 함께하다 이젠 함께가 아니게 되었다는 사실을 슬프고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기고 싶지 않다. 같은 꿈을 꾸었던 것이 그렇게 행복했고 실은 같은 꿈이 아니었다는 것이 그토록 아프기만 하다면, 우리는 우리와 닮지 않은 사람들과 결코 살아갈 수 없을 테니까. 말을 할 때마다 상처가 생기지만 그래도 말을 건넨다. 화해나 행복이나 위로를 위해서는 아니다. 나는 우리가 왜 함께할 수 없었는지 정확히 알고 싶다. 우리가 서로의 어떤 부분에 무지했고 어떤 실수들을 했는지, 어떻게 해야 같은 오해와 실패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을지, 자세히 이야기 나누고 부끄럽게 적어두고 오래 기억하고 싶다. 함께하는 꿈을 꾸는 사람들은 우리가 마지막이 아닐 테니까.

졸업

점점 더 나빠져만 가는 세상에서 ‘청소년’ 여러분이 무엇을 생각하고, 느끼고 있을지 저는 감히 짐작도 할 수 없습니다. 고등학생들의 이야기이지만 반쯤은 기성세대의 입장에서, 반성하는 마음으로 썼습니다. 다만,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사회가 원하는 바람직한 모습으로 제때 성장할 수도 없고, 아무런 선택도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도, 그게 여러분의 잘못은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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