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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정덕재

성별:남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66년, 대한민국 충청남도 부여

직업:시인

최근작
2021년 12월 <치약을 마중 나온 칫솔>

간밤에 나는 악인이었는지 모른다

벽에 박힌 못과 책상 앞 의자는 옷걸이였다. 벽에 못을 박은 지 오래됐다. 시가 옷걸이 정도만 되어도 좋겠다. 함부로 구겨지는 세탁소 옷걸이의 운명 혹은 슬픔일지라도, 매달린 삶은 늘 위태롭기에. 2019년 10월

나는 고딩 아빠다

아들을 지켜본 경험과 아들이 들려준 이야기를 시로 옮겼다. 이 시에 등장하는 소재와 이야기의 대부분은 아들의 생활과 실제로 관련된 것들이다. 녀석은 학교에 다니며 끝이 보이지 않는 긴 터널을 생각했다. 친구들과 축구공을 차며 탄력을 잃은 공의 운명을 측은하게 바라보기도 했다. 빈 가방이 무거웠던 것은 짊어지고 가야 할 인생의 짐이 많았기 때문이다. 시집을 묶을 즈음에 관계를 생각했다. 시에 등장하는 혈연의 부자 관계가 아니라 시적 화자가 바라보는 대상과의 관계를 돌아봤다. 화자의 시선에 따라 대상은 가슴에 안기기도 하고, 저 멀리 풍경으로 놓여 있기도 한다. 이 시집은 아버지의 아들이 아니라 시인의 아들로 살아가기를 바라는 지극히 사적인 선물이다. 선물이라는 게 때로는 받은 사람이 다른 이에게 몰래 주는 경우도 있고 형편에 따라 중고 매장에 내놓기도 한다. 이 시집이 누군가의 손을 타고 여기저기 돌아다녀 읽히기를 바란다는 뜻이다. 어쭙잖은 바람이다.

비데의 꿈은 분수다

얼굴을 쓰다듬고, 옷깃을 여미게 하고, 나뭇잎을 잠재우는 자장가가 되고, 통제할 수 없는 유행으로 다가오고, 분노의 함성으로 들끊게 하고, 때로는 강과 바다를 뒤엎는 공포를 품고 온다 바람은 그렇게 온다 詩처럼 詩답게 그래서 시인들은 바람의 뼈와 결, 눈물과 칼날을 본다 세상이 하도 복잡하고 눈부셔서 비데에서 부는 건조기능의 바람도 이제는 바람의 족보에 포함시킬 일이다 그 것 참… 2012년 초가을

새벽안개를 파는 편의점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고개를 돌려보면 그 자리에 서 있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고개를 돌려보면 그 자리에 서 있다 어느새 거리는 좁혀져 있다 산책길에서 만나는 나무가 이동하고 있는 것을 발견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지난해보다 한 뼘쯤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 어디로 가고 있는지 궁금하다 앞으로 149년은 행간을 누비며 나무의 동태를 관찰해야 할 듯 2015년 여름에

치약을 마중 나온 칫솔

누군가 마중을 나온다면 길이 외롭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낯선 사람이든 낯익은 사물이든. 2021년 11월 정덕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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