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소포타미아의 날개 달린 사자, 고대 이집트의 위대한 왕, 그리고 파르테논 신전의 아름다운 조각과 고대 유럽의 청동 물병……. 그 뿐인가요? 검은 왕국 아프리카의 신비스러운 가면과 마야, 잉카의 보물들, 거기다 인도와 폴리네시아의 신상까지, 정말 지구를 한 바퀴 돌며 문화 기행을 하는 듯 하지요. 동양 유물로는 중국과 일본의 품격 높은 예술품까지 증인으로 나와서 제 나라의 찬란한 문명을 한껏 뽐내지요.
놀라지 마세요. 마지막으로 나온 증인은 해 뜨는 동쪽 끝에서 온 귀한 손님이랍니다. 재판정에 있던 청중들도 이 마지막 손님이 선보이는 예술품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어요.
이 모든 증인들은 앞다투어 스콧 관장한테 묻지요. 언제쯤 고향으로 돌려보내 줄 거냐고요.
자, 여러분 이만한 재판이면 구경할 만하겠죠?
우리 재판이 어렇게 진행되는지 잘 살펴보자고요. 또 고집불통 막무가내 스콧 관장이 마지막으로 무엇을 선택하는지 한번 들어보아요.
한국 현대사 속에서 탄생하고 꾸준히 사랑받는 음식 다섯 가지를 통해 육이오전쟁 당시부터 1990년대까지 시대상을 10년 단위로 들여다보고자 했다. 그리하여 이 책에 실은 다섯 편의 짧은 소설은 무너진 세상에서 솟아날 구멍을 찾아내는 한국인과 그들에게 에너지가 되어 준 음식들에 대한 이야기다.
미래란 무엇일까? SF적인 상상력은 또 어떤 의미를 지닐까? 책상 앞에 앉아 고민해 보니 내가 쓰는 이야기들은 ‘오늘의 SF’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미래학자가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서 한 말이 떠오른다. 우리는 이미 SF 세상에 살고 있다고, 이미 미래를 살고 있다고 말이다. 코로나 대유행으로 사회와 개인은 급변하고 있다. 원하건 원치 않건 하루가 다르게 쏟아지는 변화를 온몸으로 받으며 적응해야 한다. 불과 한두 해 전만 해도 짐작하지 못한 상황이다.
여기 네 편의 SF 청소년 소설을 묶어 세상에 내놓는다. 그 안에 설정한 시간적 배경은 4~50년 뒤의 세상이다. 하지만 이야기 속에 들어 있는 사건과 고민, 전망은 ‘지금 여기’를 사는 우리 모두에게 해당하는 조건이 되어 버렸다.
‘헬조선 원정대’ 시리즈는 총 3권으로 기획돼 출간 중이다. 그중 두 번째 권에 해당하는 <의열단 여전사 기생 현계옥의 내력>은 사상 기생이자 의열단의 유일한 여성 단원인 현계옥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일제강점기, 기생이란 신분은 세 가지의 중첩된 굴레 속에 놓여 있었다. 여성, 식민지 백성, 천민. 어느 한 가지 녹록한 이름표가 없었다. 그 삼중고를 짊어지고도 독립운동사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기생들에 대해서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 ‘작가의 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