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러움을 잃으면 불편해진다. 그렇게 되면 ‘나’는 ‘나’이지만 외부의 시선만큼만 ‘나’인 경우가 된다. ‘나’를 ‘나’이게 하는 것은 자연스러움이다. 주변에 대한 넘치는 사유보다 자신만의 세계에 집중하는 것, 거기서 뿜어 나오는 자연스러움은 어디를 보아도 아름답다. 그런 생각의 지점에서 이 시집을 묶었다. 당연히 다양하고 자연스러운 아이들의 모습을 담으려 했다. 상처를 나눌 줄 알고 자신의 생각으로 생각의 기둥을 세우려는 아이들 말이다.
무릇 꽃을 보기 위해 눈을 감고 빗소리를 듣기 위해 귀를 닫는다. 너와 나의 무수한 층위도, 말하자면 꽃과 빗소리 사이에 있다. 그 안에서 직면하는 모든 경계와 무위를 온몸으로 담는다.
아무것도 어떤 것도 아니라 하나 그 안에서 너와 공명할 수 있다면, 그것이 어떤 길이든 너무 늦은 처음은 아닐 것이다.
어떤 정언명령도 가슴 뛰지 않을 때 너는 내게 가만히 손을 내민다. 마치 온화한 수시(手施) 같고 반짝이는 지평 같다.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들은 손이 차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