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깨진 밤> 공연이 끝났다.
우여곡절이었지만,
사람과 죽음 사이를 위태롭게 가로지른 순간이었다.
독백과 운문과 리듬 속에서
언제나 이방인이었던 주인공에게 고맙다.
전쟁과 재난으로 가득한 이 잔혹한 세계 속에서
우리는 여전히 살아있고 또 살아가고
각자의 욕망을 끝끝내 버리지 못한 채로
스스로 삶을 창백하게 견뎌내고 있는 것이다.
냉혹하게 <깨진 밤>이라는
오늘의 희곡(시극)은 실패로 끝났다.
그럼에도 나는 또다시
실패를 계획할 것이고
실패를 실험할 것이며
실패를 욕망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