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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번역

이름:황유진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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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올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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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친구 아그네스 할머니

자연과 예술, 그리고 우정을 통해 새로운 삶에 뿌리 내려가는 소녀 이야기 생의 길목 초입과 말미에 서 있는 두 사람의 우정은 봄볕처럼 따스합니다. 두 사람 사이 우정이 꽃피어나는 데에는 자연과 예술, 두 가지의 힘이 큽니다. 할머니의 뜰에서 사계절을 보내면서 카타레나는 매번 새롭게 태어나는 자연의 힘을 다시금 보게 된다. 이지러졌던 달은 차오르고 멀리 떠나갔던 새는 돌아오고 겨우내 캐두었던 알뿌리를 심으면 꽃이 피어납니다. 끝인 줄만 알았던 곳에서 자연은 언제나 다시 시작할 줄 압니다. 카타레나는 그 힘으로 스스로 새로운 땅에 뿌리내리는 알뿌리가 됩니다. 그러나 차오른 달은 지고, 돌아온 새는 날아가고, 피어난 꽃은 결국 지고 맙니다. 겨울 뒤에 봄이 오듯 봄 뒤에는 한참의 계절을 지나 다시 겨울이 옵니다. 아그네스 할머니와의 만남도 영원할 수는 없습니다. 한 때 카타레나의 봄이 되어준 할머니는 날이 갈수록 생기를 잃습니다. 새 봄이 와도 집에 갇혀 있는 할머니에게 봄이 온전히 가닿지 않습니다. 이번에는 카타레나의 차례입니다. 할머니가 좋아하는 연어 스튜는 차게 식은 할머니의 몸을 데워주겠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카타레나는 새 그림을 모아 병석에 누운 할머니에게 봄을 선물합니다. 할머니 마음에 흘러들어온 시의 샘물은 잠시잠깐 그녀를 새의 노래로 가득 채웁니다. 예술은 사람이 삶에 뿌리내리는 방식을 더욱 굳건하게 만들어줍니다. 아그네스 할머니는 진흙을 빚어, 카타레나는 그림을 그려 영원하지 않은 것을 영원에 묶어둡니다. 나무와 새와 꽃과 달은 두 사람의 손을 통해 작품이 되어 생명을 얻습니다. 뿌리 잃은 것에 새 뿌리를 자라게 할 수 있는 힘, 흘러가는 것을 붙들어둘 수 있는 힘- 자세히 관찰하고, 그리고, 빚고, 간직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그 힘을 기릅니다. 부유하는 삶을 영속하도록, 시들어가는 생명을 언제고 반짝거리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예술의 가장 큰 힘입니다. 돈벌이와 관계없이 두 사람은 자신의 삶을 사랑할 줄 아는 예술가입니다.

돌 하나가 가만히

고유한 기억에서 무한한 영원으로 표지 속 커다란 돌 위에 작은 달팽이 한 마리가 쉬고 있습니다. 느릿느릿 돌 위로 올라온 달팽이는 이제 느릿느릿 돌 아래로 기어 내려갈 것입니다. 꽤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달팽이는 결국 움직여 다른 곳으로 갑니다. 하지만 여기, 그 자리에 꼼짝 않고 앉아 있는 돌 하나가 있습니다. 원래 모습 그대로, 있던 자리에 그대로. 브렌던 웬젤의 『돌 하나가 가만히』는 영원히 그 자리에 있지만 순간순간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돌을 주인공으로 삼고 있습니다. 슈퍼영웅처럼 변신하는 것은 아니에요. 곁에 있는 존재가 누구냐에 따라 돌은 어두컴컴했다가 환히 빛나며, 거칠었다가 부드럽기도 합니다. 누군가에게는 작은 돌멩이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거대한 언덕이 되기도 합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느 곳에 놓여 있느냐에 따라 나는 다른 사람으로 정의됩니다. 오다가다 만난 할머니는 저에게 어리다, 이쁘다, 하십니다. 대학생 친구들에게는 나이를 두 배나 먹은 아줌마입니다. 세상에서는 이모, 작가님, 선생님, 누구 어머니 같은 다양한 이름으로 불립니다. 누군가에게는 상처를 주었고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었습니다. 나에게는 맞지 않는 사람이 누군가에게는 은인일 수도 있습니다. 모두에게 완전한 사람은 없으며, 무수한 사람이 만나는 나의 단면들이 결국 나라는 총합을 이루게 됩니다. 전작 『어떤 고양이가 보이니?』에서도 웬젤은 여우, 생쥐, 꿀벌, 지렁이, 박쥐 등 동물들마다 같은 고양이를 얼마나 다르게 감각하는지를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고양이와의 관계, 시각 체계, 감각 체계가 다르다보니 같은 것을 보더라도 전혀 다르게 지각하게 되는 것이지요. 마치 시간과 계절과 상황에 따라 하나의 돌에서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흘러나오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돌은 고유한 이야기가 남긴 하나의 기억인 동시에, 무수한 기억들이 모인 영원이 됩니다. 그리하여 이 책은 관계의 상대성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또한 그 모든 소요 속에서도 지워지지 않고 영원히 박제된 어떤 순간 혹은 장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으로 확장됩니다. 그렇기에 마지막에 이르러 작가는 묻습니다. 돌 하나가 가만히 앉아 있는 곳을 알고 있느냐고요. 많은 것들이 빠르게 스쳐 지나가도 ‘원래 모습 그대로, 있던 자리에 그대로’ 남아 있는 곳. 여러분에게는 그런 곳이 있나요? 저에게는 있습니다. 30여년 만에 갔어도 그대로이더군요. 하긴 백제 시대부터 이어져온 곳이니까요. 세월 속에서 분명 낡고 해졌지만, 제 유년의 기억 속에서만큼은 영원으로 남은 곳. 그래서 벅차고 힘들 때마다 조용히 눈을 감고 떠올리던 곳. 어딘지는 비밀입니다. 여러분들의 그곳도 분명 비밀일 테니까요. 『돌 하나가 가만히』와 함께 여러분만의 그곳을 다시 떠올려 보시기 바랍니다.

언니와 동생

어릴 적 엄마에게 ‘언니를 낳아 달라’고 오래도록 조르던 기억이 납니다. 어떤 상황 속에서 다정히 돌봐주고 일러주는 그런 언니. 언제 어디서나 동생을 보살피던 『언니와 동생』 속 언니도, 한편 으로는 그런 존재를 갈망하지 않았을까요. 언니의 사랑은 동생에게로 흘러가 다시 언니에게 돌아옵니다. 그러나 사랑을 받았다고 순순히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것은 아닙니다. 마음이 쓸리고 베이더라도, 사랑의 울타리를 벗어나 자기 두 발로 서 보아야 합니다. 그래야 비로소 우리는 받기만 하는 존재에서 건넬 수 있는 존재로 한 걸음 나아갑니다. 꼭 『언니와 동생』 속 동생처럼.

올챙이

“인생에는 언제나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 찾아옵니다. 북아메리카 동부에서 기나긴 봄비가 만들어 낸 반짝 연못처럼요. 하지만 반짝 연못에 의지해 살아가는 생명이 존재하듯, 고난과 슬픔은 인생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기도 합니다. 여러분의 반짝 연못에서도, 두 번째 인생으로 나아가는 올챙이를 발견할 수 있기를.”

작은 빛 하나가

정전으로 캄캄해진 밤을 밝히는 손전등 불빛, 한여름 무더위에 마신 물 한 모금, 거듭되는 거절로 울고 싶을 때 읽은 문장 하나를 기억합니다. 절망은 커다랗고 희망은 작아 보이지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건 언제나 작은 희망 덕분이었답니다. 딸깍, 스위치를 켜듯 작은 빛을 켜기만 하면 돼요. 바로 지금이요. — 황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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