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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최정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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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행복한 가족>

노베첸토

노베첸토는 유한한 세상에서 유한한 건반으로 무한한 음악을 연주했다. 그러나 무한한 공간에서 그의 음악은 더 이상 무한한 존재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음악은 그에게 실존과 깊은 관련이 있다. 그의 피아니스트로서의 재능은 배에서만 발휘되며, 음악은 성공이나 경쟁의 도구가 아닌 삶의 이유이다. 음악은 그가 살아보지 못한 삶을 살게 해준다. 음악을 통해 가보지 못한 곳을 가고 맡지 못한 향과 냄새를 맡는다. 노베첸토는 음악으로 이룰 수 없는 욕망을 길들이고, 연주를 함으로써 불완전한 자신의 삶을 채운다. “난 불행을 무장해제했어. 내 욕망들에게서 내 인생을 떼어냈지”라는 대사에서 알 수 있듯 노베첸토는 육지에서의 평범한 인생을 포기하고, 실현될 수 없는 욕망과 관련된 모든 것을 지워버린다. 그렇게 노베첸토는 스스로 삶의 일부를 도려내고 불완전한 삶을 살기로 한다.

소피아는 언제나 검은 옷을 입는다

파올로 코녜티는 주인공과 그 주변의 상처받고 괴로워하는 사람의 감정을 섬세하게 묘사한다. 그리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진솔하고 담담하게 풀어놓는다. 코녜티 소설의 힘은 바로 여기에 있다. 정제됨 없이 사실적으로 묘사된 현실은 독자의 공감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하다. 고독하고 불완전해 보이는 인물들이, 삶의 균형을 유지하려고 애쓰지만 넘어지고 실패하기를 반복하는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에게 위안을 준다.

여덟 개의 산

‘산의 대변인’을 자처하는 코녜티는 『여덟 개의 산』에서 동화같이 매혹적인 산의 이미지 대신 본래의 모습, 현실적이고 야생적인 산을 서술하는 데에 집중한다. 의도적으로 화려한 표현을 배제한 작가의 글은 때로는 냉담하게 때로는 침묵으로 자연이 가진 위풍당당함과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있다. “나 자신에게 글쓰기란 탐험의 수단인 동시에 목표이고, 홀로 생각하는 방식, 나의 흔적, 고독이 준 선물”이라고 밝힌 작가 코녜티. ‘은둔자이자 탐험가인’ 작가의 마음이 한국의 독자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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