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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김호준

출생:1969년, 대한민국 경상남도 고성

최근작
2024년 4월 <대단한 건, 말이었다>

대단한 건, 말이었다

어릴 적엔 종종 주먹싸움을 하곤 했다. 그러면 어른들은 싸우면 나쁜 사람 된다고 했기에 그 때의 나는 그런 말을 하는 어른들이 싸움을 하지 않는 줄 알았었다. 나 역시 어른이 되면서는 주먹싸움을 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나는 속으로는 늘 누군가와 싸우고 있었다. 그러니까, 어떤 본질은 피하고 겉으로만 아무렇지도 않은 척 살았던 것이다. 때론 내가 진짜 어른일까? 하는 자괴감에 시달리면서, 때론 진짜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 시달리면서. 그러나 진짜 어른이 되는 건 어려웠다. 이제라도, 소설을 통해 진짜 어른이 될 수도 있겠다는 희망을 품어보는 것이 그나마 얼마나 다행인지.

시집에서 詩가 흐르면

누군가 ‘너는 어떤 사람이냐’고 물으면 이런 대답이 나올 것이다. 무모한 사람이라는. 그렇다 나는 뭔가 하고 싶으면 말부터 했다. 말을 먼저 뱉었기에 어쨌든 몸과 마음이 고생을 했다. 시 역시 그런 성격대로 썼다. 어느 날 국어 교과서에 나온 두보의 시 ‘강촌’을 읽으면서부터였을 것이다. 나는 두보의 그 시 속으로 뛰어 들어가, 뗏목 뚝딱 만들어 강에 띄우고, 흐르는 물살에 내 몸을 맡기고 싶었다. 그로인해 무작정, 가슴을 저미는 일들과 떨쳐버릴 수 없는 기억들을 붙들어 그대로 시에 담기 시작했다. 그러자 내가 쓴 시에는 수많은 내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겁쟁이, 이중인격, 공황장애, 폭력성, 무관심, 외로움, 자상함, 정의, 비겁, 호색, 순정, 구도 그리고 모범 교사, 나쁜 교사, 좋은 남편, 나쁜 남편, 좋은 아빠, 나쁜 아빠, 좋은 아들, 나쁜 아들…… 나는 알고 있다. 이 시집은 나의 무모함을 증명하는 알리바이라는 걸. 그로인해 나의 몸과 마음이 고생을 한 대가라는 걸. 내 삶에 대한 보답이기에 그래도 당당할 필요가 있다는 걸. 이 책은 이평재 작가님께 무작정 손을 내밀면서 엮게 되었다. 지난겨울, 느닷없이 심장에 이상이 생겨 사경을 헤맨 뒤 퇴원을 하면서, 무엇 때문인지는 몰라도 가장 먼저 했던 생각이 지금까지 써온 시를 모두 묶어 시집을 내야겠다는 거였다. 우연히 맺어진 인연을 가연으로 화답해 준 이평재 작가님의 호의가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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