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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소설
국내저자 > 어린이/유아
국내저자 > 번역

이름:김숙

성별:여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기타:동국대학교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일본에서 공부하였다.

최근작
2024년 5월 <쌍둥이 판다와 친구들>

가슴이 콕콕

일요일에 엄마가 없어 혼자 지내는 친구에게, 내가 같이 있어 줄게, 라고 말하는 친구 하나 있으면 든든하겠지요. 아직 없다면 스스로 그런 친구가 되어 주면 어떨까요. 이 책을 읽으며 서로 달라도 친구, 아니 어쩌면 서로 달라서 친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 번, 또 한 번 읽으니 그때마다 ‘가슴이 콕콕’ 쑤시던 일들이 떠올랐습니다. 상처를 주고받았던 사람들의 얼굴도 떠오르면서 또 ‘가슴이 콕콕’ 아팠습니다. 책 속 두 친구처럼 금세 화해한 적도 많지만, 더러는 그대로 멀어져 지금은 소식조차 알 수 없는 친구도 있습니다. 나처럼 걸핏하면 상처받아 ‘가슴이 콕콕’ 아픈 사람들에게 살며시 이 책을 건네고 싶습니다.

구덩이

10여 년 전 처음 이 그림책을 발견하고 바로 번역하였으나 출판에까지 이르지는 못했습니다. 한참 시간이 흘러 이제 드디어 빛을 보게 되었습니다. 일본에서 1976년에 초판이 나온 후 40년이 지났지만 지금 봐도 글과 그림이 신선합니다. 다니카와 슌타로 시인과 와다 마코토 화가, 이 두 콤비는 『우리는 친구』에서도 호흡을 맞췄습니다. 『우리는 친구』를 번역할 때도 지금처럼 설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외로울 때나 슬플 때 나는 이 구덩이 안에 앉아 하늘을 바라볼 것입니다. 그러면서 나도 아이와 똑같이 말할 것입니다. “이건 내 구덩이야”라고. 이 구덩이는 그 아이만의 구덩이면서 이 책을 읽는 한 사람 한 사람의 구덩이니까요. 내 가슴속 책꽂이에 오래 꽂혀 있던 이 그림책을 함께 나눌 수 있어 행복합니다. - 옮기고 나서

깜장이

몇 년 전, 이 그림책을 처음, 책 이전의 더미북 형태로 건네 받아 작가 코앞에서 읽었습니다. 작가가 내 반응을 기다리고 있는 걸 아는데도 한동안 아무 말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한참 만에야 딱 한마디 ‘위로’라고만 답했습니다. 무릇 책이란 위로를 주는 존재이거늘 이 그림책의 감상을 위로라고 대답하다니 너무도 시시했지만, 그 순간 나는 그 외에 어떤 낱말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저 따뜻했으니까요. 어릴 때부터 쭉 함께했던 깜장이(같은 존재)를 그 책 속에서 다시 만났으니까요. 그런데 이 작은 그림책이 번역을 마치고 책으로 나오기까지는 2년이 더 걸렸습니다. 작가가 이 그림책을 완성하기까지 2년이 더 걸렸던 건 동판화를 고집하여 하나하나 파내려 간 그야말로 ‘각(刻)’의 시간이었지만, 저는 몇 글자 안 되는 번역에 2년이 넘는 시간을 쓰고 있었으니 작가에게 늘 죄스럽고 송구한 마음을 어쩌지 못했습니다. 본문 번역을 마치고도 끝까지 제 발목을 잡았던 건 제목. 우리말에 딱 맞는 제목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원제 ‘구로이노(くろいの)’는 책 제목이면서 동시에 그림책 속 한 존재의 이름이기도 하므로 그 존재에게 딱 맞는 이름이 아니면 안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고민하고 고민하였습니다. 까만 색깔을 지칭하는 숱한 말들이 그 존재에게는 들어맞지 않았습니다. 2021년 여름이 끝나갈 무렵에야 겨우 한글 이름을 붙여 줄 수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그 애에게 이름 하나 지어 주는 데 몇 년이 걸린 셈이었지요. 그동안 작가와는 다른 일로 전화 통화를 하거나 메일을 주고받았는데도, 작가는 나에게 번역은 끝냈는지, 책은 언제 나오는지 단 한마디도 묻지 않았습니다. 그런 다나카 기요 선생님의 속 깊은 배려에 그저 고마울 따름입니다. 다나카 선생님의 편지는 늘 한결같은 따뜻함과 배려와 품격이 느껴지는데, 이 그림책이 바로 그러합니다. 이 그림책이 나오면 코로나19 이전 그때처럼 교토의 운치 있는 선술집에 마주 앉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나도 안아줘

엄마를 온통 차지한 갓 태어난 아기를 바라보며 샘을 내는 고양이. 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걸 알고 괜히 한번 강한 척 해 보는 고양이. 너한테 빌려 줄게 / 내가 젤 좋아하는 엄마 무릎 / 바깥은 환하고 바람도 상쾌한걸. 난 이제 컸으니까 / 풀밭에서 잘 수 있어. 나 이제 다 컸으니까 / 지붕 위에서도 잘 수 있어. 하고 의젓한 척 해 보지만, 이내 돌아와 엄마 무릎을 머리로 막 밀어대는 고양이. 있잖아요, 엄마 / 가끔은 나도 안아줘요 잠깐만이라도 좋으니까 / 나도 좀 안아줘요 딴에는 아주 간절할 텐데 그 몸짓이 너무 귀여워 그만 웃음이 납니다. 동생을 안고 있는 엄마의 치마 끝이라도 붙잡고 있고 싶은, 아직 어린 언니나 형을 보는 것 같아서 말입니다. 그림책 언어는 시(詩)라는 말을 실감케 하는 그림책입니다. 아이가 그림을 응시하고 있을 때 엄마는 한 편의 시를 읊듯이 낮은 목소리로, 천천히 읽어주기에 좋은 책입니다.

멋지다!

이 책을 읽고 세상은 ‘멋진’ 일로 가득하다는 걸 새삼 느꼈습니다. 까진 무릎도, 블랙홀 같은 콧구멍도, 넘어지는 일도, 굵은 똥도, 빡빡머리도, 앞니 빠진 갈가지도, 쓸쓸함도, 잠 못 드는 일도, 게다가 못 만나는 일까지도 멋지다니, 정말이지 삶이란 마음먹기에 따라 꽃밭이 될 수도 황무지가 될 수도 있는 거지요. 우리말로 옮기는 동안 여기 등장하는 아이들 스무 명이 모두 얼마나 이쁘고 사랑스럽던지 살며시 어깨를 감싸 안아주고 싶었고, 그러고는 등을 툭툭 쳐주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얼마나 멋지고 든든하던지 읽는 내내 즐거웠고, 또 어른인 나에게도 커다란 위로가 되었습니다. 더욱이 더도 덜도 아닌 딱 그 아이인 그림 덕분에 초등학교 교실에서 실제로 그 아이들을 한 명 한 명 만나고 온 것만 같았습니다. 나만큼이나 이 책과 만난 친구들도 행운입니다. 쓸쓸할 때나 외로울 때나 속상할 때면 이 책 속 아이들을 만나러 가면 되니까요. - 옮기고 나서

바닷가 아틀리에

흔히 '만남은 눈뜸'이라는 말을 합니다. 누구를 만났느냐에 따라 한 사람의 인생이 송두리째 달라지기도 하니까요. 할머니에게는 화가 아줌마가, 아이에게는 할머니가 그런 사람이겠지요. 저도 몇몇 얼굴이 떠오릅니다. 그들과의 만남이 없었더라면 저는 지금보다 못한 삶을 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책을 덮고도 여전히 아름답기 그지없는 그 바닷가 아틀리에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 책은 저에게 또 하나의 '눈뜸'입니다.

충견 하치 이야기

하치 이야기는 몇 번을 읽어도 읽을 때마다 울컥하고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아이들은 개나 고양이 같은 동물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하치 이야기는 아이들을 위한 동화로 만들어졌고, 또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영화로도 만들어져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최근엔 미국판 영화 하치 이야기도 제작되었는데 하치를 사랑한 그리고 하치가 사랑한 교수님 역을 유명한 미국 배우 리처드 기어가 맡아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나는 얼마 전, 단독주택으로 이사오면서 기르기 시작한 개를 다시 아파트로 이사 가게 되어 어쩔 수 없이 다른 집으로 보내게 되었습니다. 함께 살던 개를, 그것도 10년이나 함께 산 개를 떠나보내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때 알았습니다. 사람으로 치면 예순 가까이 된 늙은 개 ‘별이’를 떠나보내고 한창 마음을 앓고 있을 때, 이 책에 들어갈 새 그림을 그리고 계시던 김진이 선생님께서 이런 문자를 보내주셨습니다. 강아지들에게 말로 설명할 수 있다면 참 좋을 텐데, 그럴 수 없어서 항상 마음 아픈 일이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진심은 통한다고 믿고 너무 마음 아파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후 얼마 지나지 않아 김진이 선생님은 아름다운 그림을 다 완성하여 넘겨주셨습니다. 마치 나와 별이에게 주는 선물처럼 말입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요즘엔 사람이 기르는 동물에게 애완동물이란 말 대신 반려동물이란 말을 씁니다. 국어사전의 설명을 빌려 풀이하자면, 애완동물이 ‘좋아하여 가까이 두고 귀여워하거나 즐기는 동물’이라는 뜻이라면, 반려동물은 ‘짝이 되는 동무 같은 동물’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어떻게 부르는가가 중요한 건 아니지만, 집에서 같이 사는 동물을 친구나 가족처럼 느끼는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에 그렇게 바뀌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개가 사람에게 얼마나 큰 위안을 주는지를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말을 반길 것입니다. 이 책이 나오면, 나이 많은 잡종견을 선뜻 받아준 오랜 친구 한은영에게 가장 먼저 선물할 것입니다. 그리고 내가 여전히 녀석을 아끼고 사랑한다는 얘길 별이에게 한 번 더 들려줄 것입니다. 하치 이야기를 읽은 어린이는 모두 동물 사랑하는 마음을 잃지 않는 따뜻한 어른으로 자랄 것을 믿습니다. 그래서 함부로 버려지는 동물이 한 마리도 없는 세상이 되면 좋겠습니다.

한밤중에 아무도 몰래

한밤중에 문득 잠이 깬 아이가 혼자 겪은 작은 콩닥거림의 세계 이 작고 귀여운 모험 이야기를 번역할 때, 이에 딱 들어맞는 글귀를 읽었습니다. ‘어린이는 어른이 없는 사이에 자란다.’ ‘어른이 항상 지켜보고 있으면 어린이는 꿈꾸지 못하고 자라지 못한다.’(김지은 평론집 『거짓말하는 어른』 책머리)라는. ‘~더래’라는 문장을 반복하는 설정도 잘 살아있어, 정말로 어린 여자아이가 살며시 다가와 소곤소곤 들려주는 것 같습니다. 지잉, 소리가 날 것 같은 조용하고 그윽한 한밤중에 처음 겪는 마법과도 같은 시간. 누구라도 한 번쯤은 겪었을 이 소중한 시간을 온 몸으로 통과하며 한나도, 이 책을 읽는 아이들도, 마음의 키가 훌쩍 자라겠지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사카이 고마코 선생님 그림에 오래 전부터 매료되었던지라, 우리 아이들에게 이 그림책을 전해 주는 기쁨이 아주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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