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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소설
국내저자 > 어린이/유아

이름:한차현

성별:남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70년, 대한민국 서울

직업:소설가

최근작
2024년 3월 <은원, 은,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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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itter.com/handda

내가 꾸는 꿈의 잠은 미친 꿈이 잠든 꿈이고 네가 잠든 잠의 꿈은 죽은 잠이 꿈꾼 잠이다

장사꾼 같은 소리 먼저 하고 넘어가자. 이 책은 지난 2001년부터 줄기차게(줄기차게? 글쎄) 진행되었던 '미친'시리즈의 세 번째이자 마지막 소설집이며 그 험난했던 프로젝트의 종착역이다.

늙은이들의 가든파티

조던 필 감독의 스릴러 영화 「겟 아웃(Get Out)」(2017)을 봤던 독자라면 눈치채셨겠지만 『늙은이들의 가든파티』는 그 영화의 몇 요소들로부터 중요한 모티프를 제공받으며 구상을 시작했다. 착취적 성격의 뇌 이식 수술 부분이 바로 그러하다. 훌륭한 작품으로 소설적 영감을 선사한 원작자에게 감사드리고 싶다. 소설 속 가련한 두 청춘, 정인과 차연에게도 마음의 짐이 무겁다. 소설가 잘못 만나서 별 이상하고 더러운 꼴을 다 만나게 했던 점, 진심으로 미안하게 생각한다. 두 사람의 가장 아름답고 순수한 영혼에 끝없는 찬사를 보내고 싶다. 그들의 미래에, 만에 하나 그런 것이 있다면 말이지만, 부디 작품 속 일상과는 차원이 다른 행복과 평안이 함께하기를 빈다.

대답해 미친 게 아니라고

소설은 사람을 만나는 길이다. 늙은 나무도 있고 아이스크림 자판기도 있고 시냇물도 있고 야바위꾼도 주정뱅이도 있는, 은밀하고 아득한 변두리 산길이다. 사람을 만나기 위해 나는 소설을 쓴다. 모르는 사람, 모르는 사람들. 여태 한 번도 만나지 못했던, 세상에 그런 사람이 있는지도 까맣게 몰랐던, 어느 날 오후 지하철 4호선 환승 구간을 사람들 사이에 섞여 나란히 걸은 적이 있다 해도 그 사실조차 까맣게 깨닫지 못했을, 이름도 얼굴도 사는 곳도, 여자인지 남자인지, 중학생인지 실직 가장인지 변태 성욕자인지 마을버스 기사인지 요리사인지 군인인지 수녀인지 정신과 의사인지 모를 누군가를, 당신을, 지금 소설을 통해 나는 극적으로 만난다. 정말? 왜냐하면 소설은 진실하니까. 세상 제일 똑똑한 척, 아는 척, 멋있는 척, 정의로운 척, 한 많은 척, 순수한 척, 아름다운 척, 척, 척을 하긴 해도 소설가는 소설 속에 자신이 가진 진실만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 법. 일상의 대화보다도 오히려 정직한 이야기들을, 한편이 쓰고 다른 한편이 읽으니, 그야말로 완벽한 만남의 길 아니겠는가. 그러고 보면, 오호라, 소설은 나를 쓰고 동시에 당신을 쓴다. '소설 쓰는 인간'인 나를 쓰고 '소설 읽는 인간'인 당신을 쓰고, 불현듯 찾아온 당신과 나의 짧고 희미한 만남-그 기적과 같은 장면을 생생히 기록하고, 종이 위에 써진 문장들보다 더욱 심오하고 세련된 의미를 거기 부여하고!

세상 끝에서 온 아이

안드로메다에서 찾아온 소년 가능성은 두 가지다. 우주에 우리만 존재하거나, 그 반대거나. 어떤 경우건 끔찍하긴 마찬가지다. Two Possibilities Exist. Either We Are Alone In The Universe Or We Are Not. Both Are Equally Terrifying. 영국의 유명한 SF작가 아서 C. 클라크의 말입니다. 교원과 현수와 ‘꾸꾸루꾸꾸’의 이상하고 신기한 여행을 시작하기 전, 비슷한 질문을 드리고 싶군요. 여러분들은 이 넓고 광활한 우주에 지구의 (사람을 비롯한) 생명체만이 살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나요? 아니면 이 책 속 이야기처럼, 우주에는 수없이 다양한 외계인들이 살고 있으며 그들 가운데 일부가 더러는 지구에 찾아와 자기 존재를 숨기고 활동할 것이라고 생각하나요? 여러분이라면 두 가지 경우 가운데에서 어느 쪽이 더 마음에 드나요? 그 이유는? 숱한 SF영화를 통해, 소설과 만화를 통해, 우리는 다양한 외모와 성격을 가진 수많은 우주인을 만나왔습니다. 그들은 때로 영화 [에일리언] 시리즈 속 괴물처럼 흉폭하고 잔인한 괴물로 묘사되기도 했고, [스타워즈] [스타트랙] 시리즈 속 인물들처럼 탐욕스럽고 호전적이며 우리보다 크게 발달한 과학문명을 가진 존재들로 묘사되기도 했습니다. 때로 그들은 보이지 않는 미생물 같은 형태로 지구인들의 몸 안에 침투했고, 끔찍한 살상무기를 동원한 전투선을 타고 대기권을 침입해 도심지 빌딩과 거리를 쑥대밭으로 만들었습니다. 대부분의 지구 밖 생명체들은 대체로 우리 인간보다 막강한 힘을 앞세워 지구 평화를 위협하는 존재들로 비춰졌습니다. 그렇지 않은, 지구인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우정을 쌓아간 외계인들은 손에 꼽을 정도로, 대표적으로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명작 속 캐릭터인 식물학자 ET 정도가 있을 겁니다. SF 속에 비친 외계인의 이 같은 모습들은, 어쩌면 미지의 것에 대한 인간의 본능적인 공포심에서 비롯된 것인지도 모릅니다. 언젠가 외계인이 지구에 사는 우리 앞에 나타난다면 그들이 어떤 존재들일지, [에일리언] 속 주인공과 비슷할지 [ET] 속 주인공을 닮은 모습일지, 저는 참으로 궁금합니다. 여러분들은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지 모르겠군요. 어쨌거나 다행히 사람은, 아직은, 지구 밖 생명체의 도움이 없이도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 없이는 한시도 살 수 없습니다.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 여러분에게 꼭 드리고 싶은 말입니다. 사람은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존재입니다. 가족이 필요하고 친구가 필요합니다. 잘 모르는 누군가의 잘 보이지 않는 도움 역시 꼭 필요합니다. 그리하여 우주여행자 현수가 저 먼 우주에서 지구로 돌아온 것은 5총사 친구들과의 소중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으며, 그들과의 우정을 깨뜨리고 싶지 않아서였습니다. 이야기의 첫 장을 열기 전, 한 번쯤 시간 내어 밤하늘을 올려다보세요. 한 번쯤 시간 내어 자기 주변을 둘러보세요. 그리고 찬찬히 생각해 보세요. 저 어둔 하늘 너머에 어떤 이들이 살고 있을까? 그들은 어떤 모습일까? 내 주변에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사람들은 누구일까? 그들 중에 혹시 외계인이 숨어 있는 것은 아닐까? 깜짝 놀랄 상상이, 여러분 곁에 살그머니 찾아갈지도 모릅니다. - [작가의 말] 중에서

숨은 새끼 잠든 새끼 헤맨 새끼

당신은 나의 사람이요 나는 당신의 사람이노라. 제법 오래전부터 그러했으며 이 책이야말로 바로 그러한 의미의 한 가지니 부디 잊지 마시길. 세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것은 그와 다른 거의 모든 것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고로 헤어진다는 일은 겉보기에만 그렇게 오해될 뿐 - 후암동 402번 아주머니와의 경우가 그러했듯 - 우리 사이에 가능하지 않음을. 이것만은 예술도 사기도 아님을. (작가의 말_'헤어진 적 없는 새끼들이니까'에서)

영광전당포 살인사건

방구석에 앉아 허벅지 득득 긁으며 소설이라는 것을 연신 끼적거리고, 그리하여 하나의 소우주(라고 불러주기 뭐한 무언가)를 술안주 게워내듯 완성해 내고, 읽어보라고 주위 사람들에게 내보이고, 그것도 모자라 대량 상품화시키고, 그걸 고만고만한 것들끼리 진열해 놓고 누군가 집어들기를 기다리는, 그 모든 과정이란 참으로 경이롭고 한심하고, 살아가는 모든 순간들이 그렇듯 참으로 사소하면서도 기적적이다. 왜냐하면 나는 허깨비이니까. 머잖아 흔적도 없이 스러질 무엇이니까. ...그러므로 얼마나 경이로운가. 서로 알지 못하는 당신과 내가, 그 존재가 아직도 의심스러운 관계 속 지금 우리의 흐릿한 조각들이 도대체 뭔지도 모를 소설 하나로 이처럼 후끈하고 아득한 만남을 즐기고 있다는 기적은, 뭐 그따위 기억조차도 빗속의 눈물처럼 필경은 덧없다고 주장하실 당신도 계시겠지만.

영광전당포 살인사건

● 2003년 초판 ‘작가의 말’ 중에서 두 번째 써보는 장편소설이다. 그 소감은, 소설집과 장편소설을 그것도 몇 권짜리 대작을 포함하여 이미 대여섯 종류씩 발표하신 세상의 모든 소설가님들께 아이고 사부님 소리가 절로 나오기에 이르렀다는 고백으로 대신해도 충분할 성싶다. 소설 가운데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乙酉文化社. 세계문학전집 26. 1971년 초판 발행. 김학수 역)의 일부(91쪽)를 인용했다. 전당포 노파 알료나 이바노브나가 살해되는 바로 그 장면이다. 도스토예프스키에게나 번역자에게는, 당연한 일이지만, 사전에 양해를 구할 수 없었다. 또한 소설 가운데, 영화 <블레이드 러너>의 팬 페이지라고 할 수 있을 여러 인터넷 사이트의 소중한 텍스트들을, 역시 아무런 양해도 구하지 않고 함부로 차용했다. 나의 게으른 불찰이, 신세 진 모든 이들의 위대한 정신에 아무 흠집도 내지 않게 되기를 바란다. 손끝으로부터 우주로 책 하나를 떠나보내는 게 벌써 세 번째다. 정말이지 어처구니가 없다. 숫자란 늘 사람 편이 아니다. 10년 전에는, 적어도 10년 전에는, 세 권가량의 책을 낼 나는, 최소한 (당시의) 나보다 조금은 우아한 사람이겠거니 기대했던 것이다. 어쩔 것인가. 2061년 달의 계곡에 나는 버려졌다. 차연처럼. ● 2011년 개정판 ‘복간에 붙여’ 중에서 복간을 준비하며 빨간 펜과 교정지를 들고 익숙한 거리를 헤맬 즈음, 그야말로 밀려드는 감회에 속이 거북하고 머리가 아뜩해지곤 했다. 2003년 1월. 이후로 일곱 권의 책을 더 낸 2011년 늦가을. 그새 만나고 사랑하고 헤어졌던 소설 안팎의 사람들은 다 어디 갔을까. 다들 어느 우주의 시간으로 사라져 갔을까. ‘지난 책’을 꼼꼼히 읽으며 새삼 느끼고 거듭 탄복했다. 다르구나. 참 많이 다르구나. 저 시절과 이 시절은, 문장 하나부터 서로 그렇게 다르구나. 어느 편이 낫고 못하고를 떠나서, 그때 나는 나였고 지금 나는 나로구나. 하긴 8년 전의 내가 8년 후의 나와 똑같은 나라고 생각했던 게 뻔뻔한 노릇이겠구나. 하여 교정지의 마지막 장을 덮을 즈음, 다시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다. 고백컨대 『영광전당포 살인사건』?은 내 문학의 원형이었다. 그리고 차연이었다.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요란하다

잠깐 달고 오래 짠 것이 사랑이니까. 그것에 이 소설에서 그려져야 할 사랑의 숙명이니까. 설탕 같고 소금 같은 사랑에 오이처럼 올리브처럼 푹 절어진 채 살아가야 할 차연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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