뮈세는 친구 에두아르 부셰에게 바친 시에서 이렇게 썼다. <자네는 라마르틴의 시를 읽고 이마를 치더군. …… 아, 자네 심장을 치게, 천재성이 거기 있으니. 연민, 고통, 사랑이 있는 곳도 거기라네.> 우리말로는 심장보다 가슴이 자연스러울 것 같다. 그런데도 번역어로 심장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은 직접 이 책을 읽고 헤아려 보길 바란다.
피가 앙주에게 묻는다. 〈독서는 어떻게 해야 하죠?〉 앙주의 대답은 간단명료하다. 〈비결은 없어. 그냥 펼쳐서 읽으면 돼.〉 〈읽어 봤을 테니 그냥 내용을 이야기해 주면 되잖아요.〉 〈독서는 남이 해줄 수 없는 거야.〉 삶도 독서와 다르지 않다. 직접 살면서 배우는 것이다. 젊음은 거저 주어지는 게 아니라 시간을 들여 획득해야 하는 재능이다. 피의 표현에 따르면, 〈쓸데없는〉, 다시 말해 다른 것으로 환산되지 않는 활동을 하면서, 오로지 사는 즐거움을 위해 살면서 획득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