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의 문법>은 인권의 개념, 배경, 작동 방식을 이론적으로 논한다. 따라서 이 책에서 인권의 구체적인 내용(목록)은 다루지 않는다. 예를 들어, 요즘 한국 사회에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소수자, 동성애자, 양심적 병역거부자 ...에 대한 설명은 거의 없다. ... 그런 주제들은 다음 기회에 다룰 수 있기를 희망한다. 대신 이 책에서는 좀 더 근본적인 관점에서 인권의 바탕에 깔린 기본 전제와 논리 구조에 초점을 맞추었다. 특히 인권에 대해 비판적인 이론들에 대폭 지면을 할애해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해온 인권개념이 실제로 얼마나 심각한 이론적 긴장을 내포하고 있는지, 그리고 인권개념이 그러한 긴장을 어떻게 수용하고 있는지를 다루었다.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화두로 '인권'을 꼽는 데 주저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막상 인권이란 무엇인가 하는 원론적인 질문에 답하기는 간단하지 않다. 더구나 인권에 대해 독자의 눈높이를 고려해 자상하게 알려줄 수 있는 입문서를 찾기도 수월하지 않다. 이 책의 필자들은 바로 이러한 사정을 이해하고 그것에 작은 도움을 주기 위해 원고를 집필했다. 이 책의 특징은 인권의 총론과 각론을 균형있게 다루면서 오늘날 이 땅의 인권상황을 바탕으로 현장의 실제적인 경험을 최대한 살렸다는 점이다. 이 책이 인권의 가치를 머리뿐만 아니라 가슴으로도 느낄 수 있게 하는 가이드북이 되리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