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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해외저자 > 소설

이름:모리미 토미히코 (森見登美彦)

성별:남성

국적:아시아 > 일본

출생:1979년, 나라 현 (염소자리)

직업:소설가

기타:교토대학 농학부 졸업

데뷔작
2003년 <태양의 탑>

최근작
2024년 1월 <[세트] 유정천 가족 1~2 세트 - 전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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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 모리미 토미히코 (추천0,댓글0) 몽트뢰   2014-11-28 04:15


모리미 토미히코(森見登美彦) 지음 ★ 서혜영 옮김/ 작가정신 / 2008년8월30일 초판1쇄 발행


2006년 제20회 야마모토슈고로상 수상

나오키상 후보작

2007년 <다빈치> 올해의 책 1위, 서점대상 2위, 기노쿠니야 베스트텐 2위

 

나의 직장은 서울, 어머니가 살고 계신 집은 부산이다. 그래서 필연적으로 가격과 속도 외에는 다운그레이드 된 것투성이인 KTX를 이용하는 경우가 잣을 수밖에 없다. 이럴 때면 항상 기차 안에서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서 책 한 권과 동행을 하게 되는데, 이번 추석 여행은 제목부터 요상한 이놈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와 함께 했다. 경험상 기차의 반복적인 덜컹거림 속에서 자칫 무거운 내용의 책을 읽다가는 나도 모르게 책을 잡고 있던 손에 힘이 빠지고 머리는 모르는 옆 사람의 어깨 위에서 춤을 추는 민망한 시츄에이션을 연출하기 쉽상이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는 가볍고 유쾌한 내용의 책을 읽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다. 그런 빈틈없이 용의주도한 내 생각에 완벽하게 부합되는 놈이 바로 이 녀석이었다.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라는 일견 유치하기 그지없는 제목을 가진 이 책은 아이러니하게도 그 이상야릇한 제목에 이끌려 얼마 전에 구입해 둔 놈이었다. 모리미 토미히코라는 서른을 목전에 둔 젊은 작가가 쓴 이 책은 순진함이 지나쳐 멍청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세상물정 모르는 대학 1년차 여대생과 그녀를 남몰래 사모하는 존재감 제로의 서클 선배가 펼치는 모험담을 다루고 있다.


*   *   *


모리미 토미히코는 타마키 히로시 주연의 드라마로도 제작됐던 《사슴남자》의 작가인 마키메 마나부와 함께 주로 교토를 배경으로 한 작품을 발표하면서 ‘교토 작가’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는 작가라고 한다. 그의 작품은 이번에 처음으로 접하게 됐는데, 역시나 작품 속 배경은 교토다. 교토라면 한번 여행 갔던 적이 있어서 이 작품 속에 등장하는 본토초나 철학의 길 등의 교토 명물거리가 반갑게 느껴졌다. 이야기는 총 네 편으로 나눠져 있는데, 각 편은 봄여름가을겨울이라는 계절의 변화에 맞춰서 구성되어 있다. 얼굴도 모르는 서클선배의 결혼식에 참석한 두 사람이 피로연 2차를 빠져나와 교토의 밤거리에서 다양한 인물들과 만나면서 겪는 일련의 사건들을 보여주는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편을 시작으로 비오는 여름 어느 날 열린 헌책 시장으로 책 사냥을 떠난 그녀와 언제나처럼 그녀를 뒤쫓는 다분히 스토커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선배가 헌책 시장의 신과 조우하면서 생기는 에피소드를 다룬 <심해어들>, 가을 대학축제를 대학 신입생의 호기심 어린 눈길로 쫓아다니는 그녀와 대학축제라면 진절머리를 내면서도 오직 그녀를 얻겠다는 일념으로 참가했다가 예기치 못한 여러 가지 사건에 휘말리는 선배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편리주의자 가라사대>, 교토 전체가 지독한 겨울 독감에 시달리는 가운데 감기의 신에게 버림받았다고 생각하며 주변 사람들의 병문안에 열을 올리는 그녀와 상사병인지 감기인지 헷갈리는 병에 결려 심하게 앓은 뒤 드디어 그녀와의 첫 번째 데이트 약속을 잡게 된 선배의 성공담을 그린 <나쁜 감기 사랑 감기>가 이 책을 구성하고 있는 네 편의 에피소드이다.

 

*   *   *


【현실에서 판타지의 세계로 종횡무진 부유하는 교토발 초특급 청춘판타지】라는 뒷 표지의 선전 문구가 딱 어울리는 이 책은 현실세계에서 이야기가 진행되는 듯 하다가도 어느새 만화나 영화에서나 봄직한 장면들이 줄지어 등장하며 현실과 판타지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고 있다. 예를 들면, 봄의 에피소드인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에서 우연히 밤의 교토 거리에서 만난 괴이한 사람들과 어울려 술판을 전전하며 밤거리를 누비고 다니던 그녀 앞에 나타난 낡은 유카타 차림의 히구치라는 인물은 자유자재로 공중부양을 선보이기도 하고 교토 밤거리의 명물 중의 명물인 이백이 타고 나타나는 3층짜리 전차는 마치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에서나 나옴직한 모습을 하고 있다. 이것이 단순히 술에 취한 그녀의 눈에 비치는 환상인지 아니면 실제로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실인지에 대해서는 확실하지 않지만, 이런 장면을 묘사할 때면 이 책을 읽는 독자는 마치 눈앞에 만화책을 펼쳐놓고 그 장면을 눈으로 확인하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만큼 작가의 상상력이 돋보인다. 이런 기발한 상상력은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때까지 계속 이어지고 이 책을 읽는 동안만은 이들 두 주인공이 움직이는 공간 안에 내가 함께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   *   *


이 책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대중성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몇몇 사람들은 정신없이 진행되는 산만한 이야기 구조라며 싫어할 소지도 다분히 엿보인다. 어떻게 말하면 그만큼 책 속에서 드러나는 작가의 세계관이 장난스럽고 기발하다고 할 수도 있다. 헌책 시장이 서는 푹푹 찌는 한여름에 각자 자신이 원하는 책을 손에 넣기 위해 이백이 개최하는 시합에 나선 우리의 선배를 포함한 다섯 사람이 두꺼운 빨간 솜옷을 껴입고 뜨거운 화로에 둘러싸여 세상에 온갖 매운맛은 다 섞어놓은 것 같은 불냄비 요리를 먹는 장면을 상상하고 있으면 저절로 눈가에 웃음이 지어진다. 이와 같이 황당무계하고 어처구니없는 사건들의 연속이 곧 이 책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의 핵심 내용이다. 싫어하는 사람이 없을래야 없을 수 없는 내용이기도 하다. 하지만 나는 좋았다. 이 책의 등장인물들이 엮어가는 한바탕 축제 같은 엉뚱한 이야기도 좋았고, 자칭 그녀의 뒤통수에 관한 한 세계 제일의 권위자라는 어수룩하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집념의 사나이 선배에게도 마음이 가고, 무엇보다도 심심찮게 두 발 보행 로봇의 스텝을 일삼으며 위기의 순간에는 무턱대고 언니에게 배운 친구펀치를 날리는 천진난만 그 자체인 검은 머리의 그녀가 사랑스럽다. 거기에 괴팍왕, 달마오뚝이공주, 빤스총반장, 코끼리 엉덩이 같은 의미 불명의 캐릭터들도 글을 읽는 내내 쏠쏠한 재미를 선사한다. 읽은 후에 깊은 감동을 느끼게 되거나 인생의 지침이 될 만한 교훈을 주는 책은 결단코 아니지만, 무료하고 피곤한 일상 속에서 잠깐 동안의 유쾌한 휴식이 되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작품인 것 같다.


2008/09/18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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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 모리미 토미히코몽트뢰   2014-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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