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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임대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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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 <중국 초기영화 1896~1931>

임대근

한국과 중국, 아시아 여러 지역의 문화가 더욱 건강하고 활기차게 상호 교류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중국영화와 대중문화, 아시아에서의 한류, 21세기 문화콘텐츠, 문화정체성과 스토리텔링 등의 관심 분야를 중심으로 강의, 저술, 번역에 힘쓰고 있다. 『문화콘텐츠연구』, 『한류, 다음』(공저), 『세계의 영화 영화의 세계』(공저), 『한국영화의 역사와 미래』(공저) 등의 책을 지었다. 한국외대에서 중국어를 공부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중국영화를 연구하여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외대 인제니움칼리지 교수이자 글로벌문화콘텐츠학회 회장, 사단법인 아시아문화콘텐츠연구소 대표, 전주국제단편영화제 조직위원장, 한국문화콘텐츠비평협회 회장 등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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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대만문학> - 2017년 8월  더보기

대만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아무 의미 없는 질문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적어도 내게는 매우 중요한 질문이었다. 그 중요성은 무엇보다 개인적 경험에서 비롯됐다. 1970년에 태어난 나는 성년이 될 때까지 대만을 ‘중국’, 아니 ‘자유중국’으로 알고 살았다. 그러나 1992년 대학 4학년, 졸업을 앞둔 마지막 여름방학이 끝날 무렵 전격적으로 이뤄진 한국과 중국의 수교, 다시 말하면 한국과 대만의 단교로 인해 이런 인식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여기에 일일이 다 밝힐 수는 없지만 그에 따라 개인적 삶의 여정도 크게 수정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한 동안 나는, 아니 우리는 중국에 몰두했다. 사람들은 새롭게 열린 대륙으로 몰려갔다. 비단 경제만의 일이 아니었다. 강단의 학자들도 모두 그랬다. 인문학과 사회과학을 막론하고 중국을 배우기 위해 그들의 논리가 동원됐다. 그렇게 벌써 25년이 흘렀다. 하지만 내 마음 한 편에는 언제나 바로 ‘대만’이라는 질문이 맴돌고 있었다. 왜 우리는 그토록 열정을 다 바쳐 ‘혈맹’이라고 고백했던 대상을 이토록 무시하게 됐는가? 다른 데서도 말한 것처럼 대만은 어느덧 우리에게 “존재하지만 형상(image)은 없는 대상”이 되고 말았다. 한국외국어대학교에 대만연구센터를 설립한 데는 이런 고민이 있었다. 2011년 5월, 대만 교육부의 지원을 받아 창립 기념 학술대회를 열 수 있었다. 그 뒤 센터를 중심으로 여러 활동을 수행했다. 대만과 관련한 다양한 주제로 국내·국제 학술대회를 개최했고, 국내 유일의 대만 전문 학술지 『대만연구』도 발간했다. 전문가를 초빙하여 강연을 듣고 토론하는 ‘포르모사포럼’과 대만영화제, ‘꽃보다 대만학교’ 등과 같은 대중문화 활동도 펼쳤다. 이 과정에서 대만 국립중흥대학 인문사회과학연구소는 우리의 가장 친한 벗이 되었다. 인문사회과학연구소는 대만연구센터를 설립한 뒤 현지 대학의 유사한 연구소와 교류가 필수적이라는 인식을 갖고, 여러 기관에 의사 타진을 하던 중에 만나게 됐다. 인문학과 사회과학을 모두 아우르는 대만 연구를 지향했던 우리 센터와 방향도 잘 맞았다. 상호 학술 교류를 위한 협약은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그리고 우리는 2012년 하반기부터 ‘셔틀 컨퍼런스’(shuttle conference)를 시작했다. 1년에 두 번씩 서로 자리를 함께 했다. 한번은 한국에서, 한번은 대만에서였다. 마침 중흥대학의 노력으로 대만 교육부에서 “한국에서의 대만 문학과 영화 연구를 위한 착근: NCHU-HUFS 상호 협력 계획”(推動臺灣文學與電影研究在韓國植根: NCHU-HUFS雙邊合作計畫)을 승인받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여기 모인 글들은 2017년 6월까지 모두 10차례 열린 ‘셔틀 컨퍼런스’에서 발표한 뒤, 고치고 다듬어 학술지에 출판한 것을 다시 모았다. 컨퍼런스에서는 지난 5년 동안 120여 편의 논문이 발표됐으나, 이 책의 편집을 맡은 중흥대학 천궈웨이(陳國偉) 교수와 나는 상호 교류와 논의의 취지에 가장 부합하는 글을 우선 골라 묶기로 했다. 무엇보다 ‘계획’의 큰 주제가 ‘대만 문학과 영화’였으므로 ‘문학’과 ‘영화’를 대표하는 편저를 각각 1권씩 출판하고자 했다. 이런 계획은 사실 교류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서로 흔쾌히 합의된 것이었다. 따라서 이 중 어떤 글은 당초부터 이 책을 엮기 위한 목적으로 쓰인 경우도 있다. 모인 글은 모두 10편이고, 한국과 대만의 학자가 각각 5편을 집필했다. 임대근은 대만문학을 논의하기 위한 큰 틀의 개괄을 위해 한국에서의 대만문학 연구사를 식민, 정체성, 여성, 장르라는 시각에서 정리했다. 나아가 한국적 대만문학 연구의 주체위치 설정과 대만 내부의 갈등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지를 검토했다. 천궈웨이는 ‘식민’의 맥락 속에서 대만 학자들의 자국 문학 연구를 검토하고 이에서 나아가 초국적(transnational) 관점에서의 문화번역의 문제와 문학에서 문화로 나아가는 넓은 항로를 개척해 주고 있다. 황선미는 대만 최초의 근대 소설가이자 항일 운동가였던 셰춘무(謝春木)의 문학 인생과 당시 조선 땅을 여행하고 쓴 그의 기행문을 바탕으로 식민의 풍경에 갇힌 ‘조선 인식’을 역사적으로 반추하면서 오늘날 한국과 대만 교류의 어떤 기원을 탐구해내고 있다. 가오지아리(高嘉勵)는 일본인 작가 사타 이네코(佐多稻子)가 쓴 ‘조선 기행문’과 ‘대만 기행문’을 독해하는 과정을 통해 식민과 여성, 개인과 집단 등의 키워드를 추출하고 이런 텍스트를 읽어내는 과정은 매우 복잡한 정치·사회·역사적 맥락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한다. 랴오전푸(廖振富)는 이토 히로부미를 살해한 안중근 의사를 바라보는 대만의 시각을 대만인의 일기, 언론 보도, 문학작품(시) 등을 통해 고찰하면서 그에 대한 긍정적, 부정적 시선이 교차하고 있음을 밝혀내고 이것은 동시대 양국 교류의 역사적 거울과도 같은 현상으로 이해하고 있다. 김양수는 일제 식민 시기 대만에서 나고 자랐으나, 젊은 시절 대륙에서 생활했고, 이후 다시 대만에 정착한 소설가 중리허(鍾理和)의 작품을 통해 대만과 대륙의 관계를 고향과 타향이라는 수사로 환원하면서 작가의 정체성 문제까지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중리허는 이분법적 민족주의로는 포획되지 않는 한 작가의 복잡한 정체성의 구성을 문제화하고 있다. 김순진은 1980-90년대 주로 활동했던 대만의 외성인 2세 작가인 장다춘(張大春), 주톈신(朱天心), 핑루(平路)의 소설을 통해 “은유적이고 간접적인 서술 방식”으로 역사를 대하는 그들의 작가적 태도를 분석한다. 특히 이들은 1987년 대만의 계엄 해제 이후에 등장했다는 점에서 동시대 대만문학의 중요한 일면을 구성하고 있다. 대만문학 중에서도 시 연구에 집중해 온 김상호는 1980년부터 2006년까지 동아시아, 즉 한국, 대만, 일본을 중심으로 펼쳐진 시인 교류를 소개하고 있다. ‘아시아시인회의’와 시집 출판, 시서전 등을 통해 이뤄낸 각국 시인의 성취와 교류를 통해 아시아 각국 사이에 선행돼 온 문학 교류의 한 전형적 모델을 제시했다. 왕쥔옌(汪俊彥)은 1980년대 대만의 주요 극작가였던 라이성촨(賴聲川)의 극작 분석을 통해 대만과 중국 사이의 정치적 상상, 문화 상상이라는 문제를 살펴본다. 라이성촨은 전통적인 형식인 ‘상성’을 극작으로 창조함으로써 계엄령 해제를 전후하여 대만 정치의 주체성 형성을 지속적으로 문제 삼았다. 이를 통해 그의 예술적 고민과 정치적 고민이 교차하는 맥락을 검토한다. 우페이루(吳佩如)의 글은 문학에서 한 걸음 나아가 대만의 뮤지컬을 의제화한다. 그는 2000년 이후 제작된 대만의 순수 창작 뮤지컬 중에서 근·현대사의 중요한 사건을 다룬 사례를 통해 그 창작 양식과 정서적 요소, 대만 내부의 정치적 맥락, 대만 외부의 경제적 흐름 등을 살펴보고 있다. 이를 통해 대만 뮤지컬의 특수성과 세계성을 향한 전망을 보여준다. 여기에 모인 글들이 한국과 대만 내부의 대만문학 연구를 전형적으로 대표한다고 할 수는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런 형식은 한국과 대만의 학자들이 처음으로 시도한 결과라는 데 대해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결코 단편적이거나 즉흥적인 기획이 아니라 5년 동안 이어진 상호 교류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 책이 한국과 대만에서 동시에 한국어와 중국어로 각각 출판된다는 점 또한 우리의 큰 자부심이다. 앞으로 이런 노력이 하나의 모델이 되어 더 나은 모델을 만들어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이 책이 만들어지기까지 수고를 아끼지 않은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학술대회에 참석했던 양국의 학자와 학문후속세대 대학원생들, 열띤 질의와 답변으로 주어진 시간을 넘기기 일쑤였던 발표자와 토론자들, 그리고 무엇보다 묵묵히 ‘행사’를 준비했던 많은 도움의 손길에 감사한다. 이 책의 한국어판이 나오기까지 번역과 윤문과 교열을 위해 헌신해 준 황선미, 정원대, 우쥐안(吳娟) 선생에게 감사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 누구보다 오늘의 성과를 위해 봉사와 희생을 마다 않은 나의 친구, 대만 국립중흥대학 천궈웨이 교수에게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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