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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번역

이름:남길영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최근작
2024년 2월 <내 속에는 나무가 자란다>

남길영

숙명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한 뒤, 기업체 및 대학에서 강의를 해오며 전문 번역가의 길을 걷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캐릭터의 탄생》 《교황 연대기》 《Dear Dad: 아빠 사랑해요》 《남자의 고전》 《내 이름은 버터》 《토니 스피어스의 천하무적 우주선》 《토니 스피어스와 수상한 물방울》 《잭과 천재들1: 지구의 끝 남극에 가다》 《잭과 천재들2: 깊고 어두운 바다 밑에서》 등이 있다.  

대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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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교황 연대기> - 2014년 8월  더보기

작년 가을, 단풍이 깊게 물들어가던 즈음, 빨강 표지에 <The Popes>라는 제목의 두툼한 책 한 권을 만났다. 길이가 만만치 않아 쉽지 않은 작업이 될 줄을 예상하면서도 예의 새로운 책을 만나는 설렘에 가톨릭 신자인 내게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리라는 기대가 더해져 즐거운 마음으로 책장을 열었다. 그러면서도 책의 두께가 말해주는 장시간의 작업에 대비해 단단한 마음의 준비가 필요했고, 더불어 역사적 사실과 종교가 만나 민감한 부분이 있을 수도 있겠다 싶어서 나 스스로 조심스러운 마음을 갖고 접근을 해야 하는 부담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의례 작업 초반에는 책의 전반적인 배경이나 작가의 필치에 익숙해지기 위해 책장이 좀 더디게 넘어가는 편임을 감안하더라도, 이번에는 참으로 품이 많이 들어가는 시간의 연속이었다. 부족한 시간을 벌기 위하여 매일 새벽, 잠을 떨치며 기도하는 마음으로 컴퓨터 앞에 앉아 책장을 넘기며 때로 내 삶은 어느 조각보의 한 귀퉁이를 장식하는 것인지 그분의 뜻이 궁금하기도 하였고 그리고 이 작업을 통해 나는 또 무엇을 채우게 될까 하는 자문을 하기도 하였다. 각 언어의 표기 방법이 달라 수도 없이 등장하는 새로운 지명들과 인물들 그리고 일화들을 찾고 또 찾고 확인에 확인을 거듭하는 사이, 나도 어느덧 로마의 라테란 궁을 거닐고 붉은 모자를 쓴 추기경들 사이에서 콘클라베와 공의회 그리고 황제의 대관식에도 참석하고 베드로 대성당의 미사도 함께 참례하는 듯한 착각을 느낄 만큼 책속에 빠져들면서 교황들의 면면이 보이기 시작했다. 작은 어촌의 일개 어부에서 교회의 반석이 되었던 베드로 사도로부터 시작된 교황이라는 자리가 지금껏 2천년의 시간을 넘어 면면히 이어져왔음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며 그것이 실로 가톨릭의 신비가 아닐까 감히 생각해 본다. 과거의 교황들은 유럽이 중심무대였으므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오늘날의 교황만큼은 아니어도 많은 역량이 요구되는 자리였음은 분명하다. 2013년 선출된 프란치스코 교황을 포함하여 역대 266명의 교황 가운데 대(大)교황이라는 칭호를 받은 교황은 레오 1세(440-461)와 그레고리오 1세(590-604), 단 두 명의 교황뿐이었지만 많은 교황들이 좋은 가문 출신으로 풍부한 학식과 능력을 지녔었다. 그러나 더러는 사치와 향락에 빠지고 자식도 여럿을 두어 교황의 자리에는 부끄러운 교황들도 있었고, 권력욕에 눈이 멀거나 재산 축적에만 혈안이 되었던 몰염치한 교황들, 지나치게 금욕적인 생활을 강조했던 엄격한 교황들, 외교적 수완이 부족해 답답한 교황들, 자기주장만을 내세우는 편협한 교황들, 그리고 인품이 받쳐주질 못해 아쉬운 교황들도 있었고, 때론 너무 일찍 선종하여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교황들도 있었다. 오랜 교황의 역사에서 완벽에 가깝거나 가까워지려 노력하는 교황들은 몇 있었어도 완벽한 교황은 단 한 명도 없었음을 느끼며 한 조각조각 맞추어 퍼즐이 완성 되듯이 한 사람 한 사람의 교황을 통해 변화와 퇴보, 발전과 성장을 거듭하는 과정에서 완성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그분의 뜻이 아닐까 헤아려보기도 했다. 머리에 지식이 가득한 것이 때로 신앙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말씀하신 신부님도 계셨지만, 나는 우리가 믿는 종교의 근간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이어져 왔는지를 아는 것은 유의미한 일이며 특히나 가톨릭 신자들에게는 교회와 교황제도를 이해하는 데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나 자신의 인내심과 다투며 수개월간 이어진 번역작업의 치열한 기억은 이미 어제의 시간 속으로 저물었지만, 좋은 책을 만났던 행운에 감사하며 이 책이 나오기까지 힘을 더해주신 분들 특히나 여러 날 아낌없는 수고를 쏟아 부으셨던 편집팀의 모든 분들께 심심한 감사를 전한다. 끝으로 의구심이 일 때마다 되뇌곤 했던 한 말씀을 적으며 맺음을 하련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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