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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황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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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8월 <통화중일 때가 좋았다>

황경민

부산 영도에서 났다. 영도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에 입학, 시를 쓰기 시작했다. 젊어서 내내 방황하다가 지난 10년 동안 부산에서 <카페 헤세이티>를 운영했다. 이 시집이 시업 35년 만의 첫 시집이다. 저서로는 <옥상의 정치> 공저, 입간판 모음집 <지금, 바로, 여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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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통화중일 때가 좋았다> - 2021년 8월  더보기

낮술 어제는 친구들과 처음 본 모르는 친구의 언니와 친구도 모르는 처음 앉은 술집에서 낮술을 마셨다 그러니까 낮술 같은 것 세상 따위 만만하게 마셔버리는 것 방심한 옆구리를 쿡, 지르는 것 질질질, 줄줄줄 흘려버리는 것 새는 것, 새버리는 것 집에 가는 길 따위 잃어버리는 것 익히 아는 안주 따위 토해버리는 것 낮술을 마시는데 친구의 어머니는 돌아가셨고 낮술을 마시는데 친구의 어머니는 돌아가시는 중이었고 낮술을 마시는데 부고가 오고 부고는 언제나 낮술보다 늦는 법 그러니까 낮술 같은 것 슬픔의 겨를 따위 없애버리는 것 길을 잃고 길이 돼버리는 것 세상의 내장 속으로 들어가 버리는 것 산에 오른 물고기 마냥 파닥거리는 것 기꺼이 기꺼이 먹혀버리는 것 너도 나도 다 잃어버리는 것 백지처럼, 백치처럼 지워져버리는 것 니가 물었지? 시가 뭐냐고, 나 지금 낮술 마시는 중이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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