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유명한 일화逸話가 있다. 1865년 영국에서 ‘붉은 깃발법’Red Flag Act이 시작되었다. 붉은 깃발을 든 기수旗手가 도로를 주행하는 자동차에 앞장서서 이끌거나 안내해야만 했다. 그리고 이때 자동차의 최대 속도는 일반인이 빠르게 걷는 수준인 시속 6.4km로 제한하였다. 증기자동차가 전성기에 진입하는 시점에 영국은 마차업자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이른바 세계 최초의 매우 이상한 ‘교통법’을 제정하였다. 자동차 운행에 대해 까다로운 제약 조건을 부과한 ‘붉은 깃발법’은 결국 영국이 시작했던 자동차 산업을 독일과 미국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낮은 위치에 놓이게 만들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5년 9월 세계 최초로 ‘클라우드 발전법’을 제정하면서 클라우드 서비스 활성화에 나섰다. 그러나 높은 규제와 관심 부족으로 실제 도입률은 높지 않은 편이었으며, OECD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들 중 최하위권이다. 이러한 내용들은 우리 앞에 전개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파도와 파고波高를 보면서 드는 여러 가지 생각들 중의 일부이다.
인간이 만든 기계가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며 학습 능력까지 갖추면서 통신망을 통하여 다른 기계와 협력하는 시대가 도래到來하였다. 이미 세계적으로는 10년 전부터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이라는 말이 유행했지만, 이제는 사물지능Intelligent of Things이 더 적합한 단어이다. 작은 디바이스 또는 단말기 하나에도 인공지능이 포함되면서 놀라운 일들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물지능, 인공지능의 바탕에는 5G5세대 이동통신가 있고, 5G 덕분에 가능한 기술이기도 하다. 초고속의 대용량 통신이 가능한 5G로 각종 초정밀기계 및 산업 설비 등이 시스템으로 연결될 수 있다. 그리고 이에 따라 보다 더 정교한 의료산업, 제조업, 농업 등이 비로소 가능해지는 것이다. 사물지능과 5G가 융합되면 초대규모 단지의 논 또는 과수원에서 어떤 곳에 강수량이 부족하고, 어느 부분에 비료가 더 필요한지를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인공지능과 5G통신이 탑재된 드론이 적정하게 수분물과 영양을 토지에 공급해주는 기능을 수행한다. 로봇과 드론 등을 활용한 음식 배달Food Delivery 서비스 정도의 내용은 이미 일상화된 이야기로 간주되고 있다. 즉 거창한 거대 담론談論 유형의 제4차 산업혁명을 언급하기도 전에 벌써 우리 옆에는 미래혁명의 생활화 모습이 바짝 다가온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시작은 독일의 제조업 부흥을 위해 처음으로 구상되었던 인더스트리 4.0으로부터 촉발된 것이다. 자율주행차, 인공지능 의사, 배달용 로봇, 학습 능력을 갖춘 산업용 로봇 등 SFScience Fiction, 공상과학영화에서 등장하였던 상상 속의 일들이 지금 우리의 주변에서 속속 일어나고 있다. 인간이 만든 기계가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며 학습 능력까지 갖추고 통신망을 통해 다른 기계와 협력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기대와 함께 인류의 미래에 대한 우려와 불확실성이 동시에 교차하고 있다. 인간이 만든 기계가 다른 기계와 협력하는 초연결 · 초지능 · 초융합의 시대를 맞이하면서, 인류의 업무와 생활 등 일상日常의 모든 경우에 대변혁 및 대전환을 가져오는 것은 불을 보듯 분명하다. 이와 함께 기계가 인류를 지배하는 대재앙의 서막序幕이라는 걱정도 함께 나온다. 인류에게 축복이 될 것이냐 아니면 재앙이 될 것이냐의 갈림길에 서게 된 것이다. 영국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데이비드 리카도David Ricardo는 1821년 일찍이 기계의 인간 노동 대체에 대하여 큰 우려를 표명하였고, 이러한 우려는 현재까지도 여전히 유효하다.
이호성, 경갑수, 황재민, 3인의 공저자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핵심 기술로 AI인공지능, 5G5세대 이동통신, Blockchain블록체인 기술을 선정하였다. 내용의 난이도難易度는 4차 산업혁명의 3가지 핵심 기술을 최단 시간에 이해하려는 독자들을 염두에 두고 집필의 방향성을 확정하였다. 이를 위하여 분량의 간추림까지 고려하였다. 그리고 이들 3가지 기술의 내용을 초압축적으로 설명하였다. 부연하자면 3인의 공저자는 4차 산업혁명의 이해와 통찰을 빠르게 파악하기 위하여 핵심 내용을 위주로 집필하였음을 거듭 밝힌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의 집필에 AI인공지능, 5G5세대 이동통신, Blockchain블록체인이라는 핵심 주제가 최적의 만남과 결합이 되도록 3인의 필자들은 미력하지만 최선을 다하였다. 특히 이들 세 가지 기술이 창출할 새로운 산업과 새로운 미래 세계의 가능성에 중점을 두고 집필하였다.
향후 기회와 여건이 주어지고 또한 마련이 된다면 관련 주제에 대하여 더욱 밀도 있는 내용을 펼치도록 노력할 것임을 다짐한다. 끝으로 서울시교육청, 사단법인 한국과학저술인협회 이종호 협회장, 사단법인 한국미래과학진흥원 조성호 사무총장 그리고 행복에너지 권선복 대표의 성원과 배려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2020년 3월
이호성, 경갑수, 황재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