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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김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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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세트] 읽어본다 세트 - 전5권>

김슬기

1983년 경북 상주에서 태어났다. 대학에서 영문학을 대학원에서 현대미술을 공부했다. 10년째 문화부 기자로 일하고 있다. 1년에 1만여 권의 책을 만나고, 그중에서 몇백 권만을 골라서 소개하는 일을 한다. 쌓여가는 책의 무게에 눌려 살지만, 여전히 책 읽는 일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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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읽은 척하면 됩니다> - 2017년 12월  더보기

6개월 동안이나 우리집 식탁에는 책이 쌓여 있었다. 책상도 있고, 거실에 탁자도 있었지만 식탁이 좋았다. 둘이서 마주앉기엔 딱이었다. 우리는 한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만큼 책을 많이 읽을 수밖에 없는 부부다. 그래서 처음에는 하루에 책 한 권쯤이야, 라고 쉽게 마음을 먹었더랬다. 특별히 고른 책이 아닌 우연히 만난 책, 다가오는 책들의 이야기를 쓸 수밖에 없었다. 간혹 버리는 책도, 읽지 못한 책 이야기도 해야 했다. 180일은 아득할 만큼 긴 시간이었다. 부끄러운 책도 있고, 오래전 읽었다가 다시 꺼내본 책도 있었다. 늘 책을 많이 읽어왔고 좋아한다고 자부해왔지만 강제로 책을 읽게 되자, 슬그머니 게을러지려는 본성을 억누르느라 힘이 들었다. 밀렸던 독서일기를 쓰느라, 주말이면 꼼짝없이 감금이라도 당한 듯 식탁에 앉아야 할 때도 많았다. 그럼에도 억지로 읽고, 숙제하는 마음으로 읽어나간 책들이 가슴 한편을 따뜻하게 만들 때가 많았다. 하여 우리에겐 다시 못 만날 뜨거운 시간이었다. 애지중지했던 첫째 고양이 하루는 올 상반기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세상을 떠났다. 어찌나 뜨거운 눈물이 쏟아져나오던지, 가슴속이 텅 빈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다시 한번, 그 녀석의 마지막 시간을 떠올려본다. 하루는 식탁 위에 나란히 노트북 두 대가 놓여 있는 그 좁은 틈 사이에 앉아 엄마, 아빠를 기다리는 걸 좋아했다. 두어 시간 일을 하고 나면 일어나 자신과 놀아주는 걸 알았기 때문이리라. 그 시간을 함께하고, 더 놀아주지 못해서 미안했다. 그래서 이 시간을 하찮게 여길 수 없다. 하루의 마지막 나날과 바꾼 시간들이니까. 그래서 이 시간 동안 읽은 책들은 앞으로도 더없이 소중하게 여길 것만 같다. 아니 어쩌면, 녀석에게는 엄마와 아빠의 시선이 교차하는 그 공간이 그냥 좋았을지도 모르겠다. 제발 그랬으면 좋겠다. 2017년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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