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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오석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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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월 <진심의 꽃>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이 분야에 19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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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1.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5월 24일 출고
    (중구 서소문로 89-31)
『소금 성자』는 30년 전, 정일근 시인이 우리에게 들려주었던 「유배지에서 보내는 정약용의 편지」를 다시 띄워주는 한 통의 편지 같다. 그 편지에는 기다림과 그리움의 언어들이 가득하다. 더불어 삶과 죽음을 껴안는 따뜻한 서정도 흐르고 있다. 희망도 명료하다. 시집에 온기가 느껴지는 것은 그 때문이다. 누구나 그의 시가 여전히 따뜻함을 잃지 않고 있다는 데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한국 시단의 서정과 그 궤적을 같이 하고 있는 정일근 시인의 성숙된 시적 매력을 확인할 수 있어서, 이 시집이 우리에게 주는 독서의 기쁨은 남다르다. “비단벌레차가 천년 전에 출발했든 천년 후에 도착하든 조급하지 마라 신라가 나에게 오는데 천년이 걸렸다(「비단벌레차를 기다리며-경주 남산」에서)”라고 노래하는 시에는 기다림의 미학이 제법 묵직하게 자리 잡고 있다. “삼동 얼음 낀 생선들 서로 포개져 언 몸뚱이 녹이고 있”는(「따뜻한 사진」에서) 풍경과, “바람길 따라 에두른 돌담 위로 노란 등불 맑게 켜지는 밤”(「수세미꽃이 있는 풍경」에서)을 통해서는, 추위 속에서도 체온을 잃지 않는 삶의 의미뿐만 아니라, 시인과 함께 추억을 걷는 동행자로서의 감흥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또한“소금이 무한량으로 넘치는 세상/ 소금을 선물로 받아/ 소금을 순금보다 소중하게 모시며/ 자신의 당나귀와 평등하게 나눠먹는 사람이 있다”(「소금 성자」에서)라는 작품과, “최상의 맛은 한 점이면 족하다// 행여 욕심에 한 점 더 청하지 마라/ 그 때부터 맛은 식탐일 뿐이니”(「맛」에서) 라는 시에서는, 일상의 경험을 주옥같은 가르침으로 빚어낸 솜씨가 남다르게 다가온다. “응달에 쑥 수북하다, 산수유꽃 터진다// 은현리의 가르침, 부지런히 별 찾아/ 청솔당 문 앞 시멘트 바닥 갈라진 틈새마다//봄까치꽃, 별꽃 스스로 지천이다.”(「우수서 경칩까지」에서)라는 시편도 정밀히 들여다본다면, 행간에 살아 있는 생명과 자연에 대한 경의와 더불어, 하찮은 사물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다줄 것이다. “시인이 제 피 찍어 시 한 편 쓰지만/ 마침표는 죄의식처럼 찍어야 한다(「마침표」에서)”는 정일근의 독백처럼, 그는 앞으로도 자신의 수행성 혹은 존재 이유를 ‘삶의 미궁에서 궁극의 시’를 찾는 시인의 역할에 충실하리라 믿는다.
2.
  • 양탄자배송
    밤 11시 잠들기전 배송
    (중구 서소문로 89-31)
장태진 시인의 세 번째 시집 『그래도 괜찮아』가 지향하는 시 정신은 ‘포용’과 ‘자위’의 미학이다. 시집에서 줄기처럼 혹은 가지처럼 무수하게 뻗어 있는 시의 소재는 크게 ‘사랑’과 ‘사람’, 그리고 ‘시작에 대한 열정’으로 요약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의 저류에 형성된 시인의 생각은 포용과 자위로 귀결되는 양상을 보인다. 짧은 작품이지만, “풀밭/ 서성이다/ 한나절/ 다 갔습니다”(「봄인 줄 모르고」 전문) 역시 고희를 넘은 자신의 삶을 반추하는 것으로, 시의 바탕에는 포용의 사고가 깔려 있다는 인상을 준다. 일본의 하이쿠를 연상시키는 압축미가 내재되어 있다. 장태진 시인이 자서에서 “시는 점점 잊히고 작가들도 하나둘 떠나는 시대란다. 그렇다고 꾸역꾸역 참을 수만도 없는 이 세월”에 그는 “이제 나의 세월도 사랑하기로 하고”라고 밝힌 것처럼, 그가 이 시집에서 드러낸 것은 ‘포용’과 ‘자위’의 시 정신이다. 그것은 곧 자신이 살아온 삶에 대한 긍정의 목소리다. 봄바람이 불어오고 있는 계절에, 앞으로도 그러한 글을 쓰겠다는 장태진 시인의 시적 지향점 혹은 삶의 태도가 꽃을 피우리라 믿는다.
3.
  • 청춘일기 - 자녀와 부모가 함께 읽는 
  • 강경수 (지은이) | 행복한책읽기 | 2021년 4월
  • 20,000원 → 18,000 (10%할인), 마일리지 1,000원 (5% 적립)
  • 세일즈포인트 : 13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5월 24일 출고
    (중구 서소문로 89-31)
“그가 한 줄 한 줄 써 내려간 문장들에는 시종일관 진솔함과 재미와 슬픔이 배여 있어, 사람 냄새가 진동한다. 감동이 아닐 수 없다. 거침없이 읽히는 매력이 있다. 책을 읽는 내내 그 어느 유명한 사람의 기록보다 더 가슴으로 읽히고 자연스럽게 공감의 날개가 펼쳐져 행복했음을 고백한다. 너무 많은 것을 포기하고 산다고 해서 N포 세대라 불리는 요즘의 젊은이가 이 책이 품고 있는 깊이를 느껴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앞으로의 삶이 더 견실해야 하는 까닭을 설명하고 있는 중년에게도 흑백사진처럼 빛바랜 기억이 아름답게 소환될 것이다. 여러분도 그 행복한 시간으로 같이 동참할 것을 권한다.”
4.
  • 걷는 자의 기쁨 - 자유여행자 박성기의 아름다운 우리길 에세이 
  • 박성기 (지은이) | 마인드큐브 | 2020년 5월
  • 18,000원 → 16,200 (10%할인), 마일리지 900원 (5% 적립)
  • (4) | 세일즈포인트 : 167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5월 24일 출고
    (중구 서소문로 89-31)
박성기 벗이여. 그대의 글이 문장으로, 사진으로, 상재된다고 하니, 축하와 함께 걸으면서 터득한 고독과 기쁨에게도 박수를 보냅니다.
5.
누가 나에게 글쓰기 관련 책을 추천하라고 하면, 주저 없이 이 책을 추천할 것이다. 글쓰기에 도전하는 사람들에게 더없이 좋은 지침서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 책의 중요한 값어치는, 글쓰기 습관을 체득하는 데서 시작해 존재의 근원을 깊이 파고드는 글쓰기에 이르기까지 창조적인 글쓰기를 위한 실용적인 조언이 풍부하다는 점이다. 이 책에는 우리 귀에 익숙한 최고의 작가들, 즉, 오르한 파묵, 파울로 코엘료, 토니 모리슨 등이 쓴 빼어난 인용문이 예시로 넘쳐난다. 그들의 문장 하나하나와 저자의 친절한 설명이 가슴으로 파고든다. 이는 곧 글쓰기에 대한 자신감으로 이어진다. 거기에 상상력 넘치는 글쓰기 연습문제는 다른 글쓰기 책과의 확실한 차별성을 보여주며, 글쓰기에 대한 매력과 고민을 동시에 찾아보도록 유도하고 있다. 그렇게 책을 학습하다 보면, 자신의 몸 깊숙이 잠재해 있던 글쓰기에 대한 가능성과 자신감이 저절로 유발되는 경험을 할 것이다. 또한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글쓰기 팁과 체크리스트는 초보자가 저지를 수 있는 실수를 사전에 알려주는 등대 역할을 해준다. 책의 구성을 보면,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을 가진 초보자에게 글 쓰는 삶의 첫걸음이자 토대인‘일기 쓰기’에서 출발해,‘퍼스널에세이 쓰기’‘오피니언에세이와 여행 에세이 쓰기’‘단편소설과 초단편소설 쓰기’‘동화쓰기’‘시적 산문과 산문시 쓰기’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글쓰기에 대한 조언이 빼곡하게 자리 잡고 있다. 이런 몇 가지 이유로 나는 이 책을 책상에 놓아두고 수시로 펼쳐보기로 했다. 이제 가을이다. 누구나 시인이 되고 싶고 작가가 되고 싶은 계절이다. 더 늦기 전에, 글을 통해 자신을 발견하고 자신의 영혼을 일깨우는 시간을 찾았으면 좋겠다.
6.
  • 양탄자배송
    밤 11시 잠들기전 배송
    (중구 서소문로 89-31)
우리에게 아시아는 왠지 낯설다. 세계에서 가장 넓은 땅을 가진 대륙임에도 불구하고, 저마다 마음의 경계선을 긋고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게 된다. 문학도 예외는 아니어서 중국이나 일본 이외의 아시아 문학은 생소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발간된『물결의 비밀』은 의미 있는 작업이다. 계간『아시아』가 10년 동안 번역하여 소개해온 160여 편의 작품 중에서 아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최고의 작품 12편만을 엄선하여 출간한 책이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아시아 문학 지도의 복각이다. 뿔뿔이 흩어진 채로 존재했던 아시아의 언어들이 온기를 품고, 영혼을 품고, 역사를 품고 모여들었다. 이 책은 아시아의 대작가들이 한데 모여 아시아 문학의 진수가 무엇인지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매력 있는 텍스트다. 거기에 최고의 번역가가 그들의 언어를 유려한 한국어로 풀어 놓았다. 이 단편집의 제목으로 삼을 만큼 강렬하고 아름다운 소설인 바오 닌(베트남)의 「물결의 비밀」과 마하스웨타 데비(인도)의 「곡쟁이」를 읽으면 소외된 아시아인의 눈물과 슬픔이 감지된다. 프란시스코 시오닐 호세(필리핀)의 「불 위를 걷다」와 찻 껍짓띠(태국)의 「발로 하는 얼굴 마사지」에 묘사된 풍자와 이미지 서술에 주목해보는 것도 이 책의 재미다. 아시아만의 독특한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세계적인 작가 야샤르 케말(터키)의 「하얀 바지」와 SF소설인 고팔 바라담(싱가포르)의 「궁극적 상품」의 매력도 메아리처럼 잊히지 않는다. 모두 아시아의 역사와 전통 위에 반듯하게 선 걸작들이다. 이 책에서 호흡하고 있는 아시아 각각의 언어들이 서로의 경계선을 허물고 다정한 울타리를 이루고 있다는 것. 이것이 이 책을 읽고 난 후의 행복감이다. 그 행복감을 만끽하길 바란다.
7.
책을 펼쳐든 순간부터 단원 김홍도(檀園 金弘道, 1745년-1806년?)를 향한 열정이 뜨거웠다. 아직까지 그의 일대기를 다룬 전기가 없었다는 현실을 극복하고 싶어 하는 저자의 굳은 의지가 읽힌다. 그리하여 저자의 뜨거운 열정은 한 화가의 삶을 생생하게 그리고 집요하게 그려내기에 이른다. 단원의 그림에서 뽑아낸 수많은 스토리 또한 생명력을 갖고 우리들 가슴으로 파고든다. 단원과 더불어 살았던 당시 사람들을 그림에서 도출해내는 솜씨 또한 녹록치 않다. 스승인 강세황, 심사정을 비롯한 체제공과 정약용 그리고 동료였던 김응환, 강희언, 이인문 등 당대 정치가와 예술가들을 환생시킨 것처럼 대화를 나눈다. 물론 그 대화는 사실(史實)과 자료에 바탕을 두고 있어 이 책의 값어치를 설명해주기에 충분하다. 무엇보다 책을 읽는 내내 단원의 그림에서 그의 예술적 동반자였던 정조의 목소리가 귓전을 맴돈다. 황홀하다. 재미있다. 이것이 이 책의 백미(白眉)다. “단원, 백성들이 살아가는 모습들을 보고 그들의 마음을 읽으며 그들의 삶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자 애쓰는 성군정치를 하고 싶다. 네 붓 끝에 내 꿈을 실어도 되겠느냐? 과인과 단원의 인연은 백성에서 시작된 것이니, 이것이야말로 그대를 내게 보낸 이유라 생각한다. 그러니 이 나라 백성들의 숨결을 그려오라. 백성들이 어찌 살고 있는지 숨김없이 고스란히 담아내어라.” 그렇게 단원은 정조의 어명을 받들어 백성들의 삶 속에 빠져들었다. 그들의 삶을 밀착 취재하는 능력을 열정적으로 화폭에 담아냈기에, 그는 어쩌면 ‘조선의 아트 저널리스트’였는지도 모른다. 단원의 풍속화에 담긴 비밀은 이렇게 의미심장하다. 그리하여 그의 그림이 우리 고유의 정서를 화폭에 담아낸 최고의 작품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어떻게 그려내야 세상을 이롭게 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를 고민했던 단원의 정신이 저자 이재원 선생의 붓끝에서 꽃을 틔웠다. 그 향기를 맡으면서 책 읽는 내내 행복했다.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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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구 서소문로 89-31)
“떠날 때만 해도 나는 여행 중에 객사할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오히려 여행 중에 인생을 더 제대로 살았다. 여행은 나를 죽이는 대신 나를 살렸다. 더 이상 내려갈 데 없는 바닥에서 뒹굴고 있던 나를 인생의 정점으로 끌어주었다. 그 과정에서 나는 그 둘, 인생의 바닥과 정점이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시의 한 편 같은 이 문장은 말기 뇌종양과 사투를 벌이면서 생의 끝자락을 놓지 않고 미 대륙을 횡단한 다비드 메나셰(David Menasche) 선생님의 기적 같은 삶의 기록 중의 한 부분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는 그가 펼쳐놓은 감동의 길 그리고 감동의 문장들과 동행하는 신비한 경험에 젖어들 수 있었다. 의미 있는 시간을 맞게 해준 그에게 감사의 인사를 보낸다. 그가 여행길에 챙겨간 것은 한가운데 사물만 볼 수 있는 시력과 마비된 왼쪽 팔과 다리, 그리고 지팡이와 배낭이었다. 죽음을 앞둔 그의 목표는 15년간 가르쳐온 미국 전역에 사는 수많은 제자들을 만나는 것이었다. 죽음의 길 혹은 고행의 길이 될 수도 있지만, 그는, “살 수 있을 때 제대로 사는 길을 택한 거야.”, “내가 정말로 제자들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끼치기는 했는가.” 하는 다짐과 의문을 품고서 길에서 해답을 찾는 여정을 시작했다. 그리하여 “죽음을 앞두고 인간은 얼마든지 성장할 수 있다는 것”, “삶은 최후의 순간까지 끊임없는 배움의 연속이라는 것”, “숨이 멎는 그날까지, 사는 것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와 같은 가슴 뭉클한 메시지를 우리들에게 베풀어주기에 이르렀다. 그는 이러한 뜨거운 삶의 기록들을 남기고서 2014년 11월, 41년간의 짧은 생을 마감하였다. 어떻게 살 것인가를 붙들고 방황하는 현대인에게 그가 추구한 생의 가치는 두고두고 커다란 울림으로 살아있을 것이다. 그것을 진지하게 품어보는 시간으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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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구 서소문로 89-31)
  • 이 책의 전자책 : 10,500원 전자책 보기
사람을 읽고 싶을 때가 있는가. 우리들의 삶을 읽고 싶을 때가 있는가. 고통과 상처를 딛고 피어나는 꽃의 향기를 맡고 싶을 때가 있는가. 바로 그 때 우리를 품어주는 것은 시다. 망설임 없이 시를 읽으며 치유의 길을 살필 수 있으니 시는 인류를 위해 태어난 참 고마운 존재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각별하게 다가온다. 때로는 외롭게, 때로는 아프게, 우리는 이 바쁜 현대를 호흡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 책은 그런 우리들에게 마음을 다잡게 하고, 스스로의 삶에 길을 묻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중국 역사를 빛낸 시인들인 이백, 도연명, 두보, 굴원, 신기질, 소식 이렇게 여섯 명의 대가들이 어떻게 뜨거운 삶을 살았으며, 또한 그 삶을 어떻게 시로 빚어낼 수 있었는지에 대한 문장들을 파노라마처럼 펼쳐놓고 있다. 유구한 중국 역사에서 삶에 일깨움을 주는 명시와 탁월한 시인들을 엄선해내는 방대한 작업을 수행해온 저자 모리펑 교수가 이 책을 집필하면서 “‘삶을 대하는 태도’와‘작품 자체의 가치’를 기준으로 삼아 선별하고 소개해야 한다는 원칙을 정하고 썼다.”고 밝히고 있어, 이 책에 대한 신뢰는 이미 견고하다. ‘소인배가 되지 않으려면 자존심부터 길러라’(이백), ‘도덕 상실의 시대, ‘평범함’이 덕이다’(도연명),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 천하를 품다’(두보), ‘평탄하지 않아도 고결할 수 있다’(굴원), ‘현실 너머가 보이면 두려움이 사라진다’(신기질), ‘낙천적 천재가 고난에 대처하는 자세’(소식) 와 같은 소제목 몇 개를 읽는 것만으로도 이미 우리의 마음은 평온해지고 시적 여운이 번져온다. 삶의 지혜가 찾아오는 듯하다. 이들 시인들을 세 그룹으로 나누어 평가한 책 말미의 ‘에필로그’도 재미있게 읽힌다. 나를 지켜낸다는 것이 소중한 가치로 다가오는 요즘, 이들 명시에 담긴 참된 가치를 읽기 위해 이 책을 곁에 두고 두고두고 곱씹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저절로 범속의 먼지를 털어내고 있는 자신이 보일지도 모른다. 삶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시간이 찾아올 것이다.
10.
우리에게 일본문학은 무엇인가. 우리에게 노벨문학 상은 무엇인가. 이 양자의 의미를 다 호흡할 수 있는 작품을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번역 출간된 『오 에 겐자부로』는 봄소식처럼 반갑다. 이미 전 세계 문학 애호가들의 귀에 익숙한 이름, 오에 겐자부로(大江健三郞, 1935~). 그는 1994년 일본인으로서는 두 번째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이자, 전후의 일본문학계를 이끌고 있는 거장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그는 사회와 개인에 대한 문제의식을 작품에 들여놓으며, 인간의 본질을 묻는 철학적 주제를 집요하게 천착해 왔다. 또한 지구와 우주의 관계를 그린 미래 소설까지 그의 작품은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주었다. 우리가 그의 작품을 얘기할 때, 세계적인 보편성을 획득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리는 것도 작품이 갖는 이러한 특징에 힘입은 바 크다. 그런 점에서 혹여 지금까지 일본문학에 대한 편견을 가진 독자가 있었다면, 더 없이 좋은 기회이다. 오에 겐자부로만의 매력이 여러분을 찾아갈 것이다. 특히 이 책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직후 집필에 들어간 『만년양식집』을 마무리 지으면서, 소설 창작을 마감한다고 선언한 오에 겐자부로가 던진, “나는 어떤 소설가이고, 어떤 시대를 표현해 왔는가.”에 대한 물음에 해답을 찾는 느낌으로 접근할 수 있다. 그가 직접 자신의 단편 23편을 골라, “세부를 적확하게 하고,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나 자신과 공생하는 언어의 감각으로 고쳤다.”고 밝힌 것처럼, 이 책은 상당한 가필과 수정이 가해졌다. 말하자면 정본(定本)으로서의 위상을 갖춘 것이다. 기존에 오에의 작품을 읽은 사람 중에는 그의 작품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그런 독자들에게는 초기 단편, 중기 단편, 후기 단편의 3부로 구성된 이 책에서, 초기 단편부터 읽을 것을 권한다. 어렵지 않게 읽히면서 그 행복감이 쏠쏠할 것이다. 자연스럽게 후기소설까지 읽어 내려가고 싶은 마음에 사로잡힐 것이다. 이제 개화의 소식이 우리의 가슴으로 밀려오고 있다. 거기에 더하여 오에 겐자부로가 들려주는 삶과 문학을 우리의 가슴에도 꽃 피웠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11.
바느질 하는 여자』는 무려 원고지 2,200장에 달하는 장편소설이다. 읽어 내려가다 보면, 긴 메아리를 찾으러 가는 여정을 느끼게 한다. 3센티미터의 누비바늘로 0.3밀리미터의 바늘땀을 손가락이 뒤틀리고 몸이 삭도록 끊임없이 놓는 어머니와 그녀의 딸들이‘우물집’에서 살아가는 이야기가 한 땀 한 땀 우리네 가슴으로 옮겨진다. 물론 그 한 땀 한 땀의 열정은 이 소설을 쓴 작가 김숨의 영혼처럼 살아 움직인다. 어쩌면 바로 이 열정이 이 소설의 매력이고, 다른 소설과의 차별성일지도 모른다. 그것은 곧 이 소설을 끝까지 붙잡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바느질 같은 여성 특유의 문장들이 촘촘하게 그리고 아름답게 호흡하고 있다는 뜻이다. 비록 장편이지만 여기에는 섬세한 시적 표현도 한 땀 한 땀 우리들의 오감을 자극하고 있어, 그 섬세함과 예술성이 돋보인다. 작은 물건에 지나지 않는 바늘 하나가 주인공을 통해서 인간의 탄생과 일상 그리고 죽음을 머금고 있는 옷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느껴보라. 물론 궁극적으로 이 작품을 통해 옷이 완성되기까지의 예술성도 중요하지만, 더불어 거기에 녹아 있는 삶의 깊이를 살피는 데 주력했으면 좋겠다. 어쩌면 우리네 여인들이 누비고 견뎌낸 아득한 시간들이 떠오를지도 모르겠다. 소설의 중반부를 넘기면서 이 작품을 더 애틋하게 붙잡은 전환점이 된 것 같은 다음의 문장을 곱씹어본다. “오전 내내 누비대 앞에 꿈쩍 않고 앉아 바늘땀을 뜨고 난 어머니의 눈은 멀어 있었다. 언제부터인가 바늘땀을 뜨고 나면 어머니의 눈은 어둠과 빛을 구분하지 못할 만큼 멀어 있었다. 멀어버린 눈이 돌아오면 어머니는 다시 바늘땀을 떴다. 금택은 문득 어머니의 멀어버린 눈이 돌아오지 않을까 걱정되었다.” 이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한 김숨의 문학적 열정과 고뇌가 오롯이 한 송이 꽃으로 피어나 우리들에게 그리운 향기를 전해주고 있는『바느질 하는 여자』. 이제는 우리가 이 소설을 바느질 할 시간이다.
12.
  • 소금 성자 - 2016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도서, 한국출판산업진흥원 2016년 1월 이달의 책 선정도서 산지니시인선 2 
  • 정일근 (지은이) | 산지니 | 2015년 9월
  • 10,000원 → 9,000 (10%할인), 마일리지 500원 (5% 적립)
  • 세일즈포인트 : 134
『소금 성자』는 30년 전, 정일근 시인이 우리에게 들려주었던 「유배지에서 보내는 정약용의 편지」를 다시 띄워주는 한 통의 편지 같다. 그 편지에는 기다림과 그리움의 언어들이 가득하다. 더불어 삶과 죽음을 껴안는 따뜻한 서정도 흐르고 있다. 희망도 명료하다. 시집에 온기가 느껴지는 것은 그 때문이다. 누구나 그의 시가 여전히 따뜻함을 잃지 않고 있다는 데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한국 시단의 서정과 그 궤적을 같이 하고 있는 정일근 시인의 성숙된 시적 매력을 확인할 수 있어서, 이 시집이 우리에게 주는 독서의 기쁨은 남다르다. “비단벌레차가 천년 전에 출발했든 천년 후에 도착하든 조급하지 마라 신라가 나에게 오는데 천년이 걸렸다(「비단벌레차를 기다리며-경주 남산」에서)”라고 노래하는 시에는 기다림의 미학이 제법 묵직하게 자리 잡고 있다. “삼동 얼음 낀 생선들 서로 포개져 언 몸뚱이 녹이고 있”는(「따뜻한 사진」에서) 풍경과, “바람길 따라 에두른 돌담 위로 노란 등불 맑게 켜지는 밤”(「수세미꽃이 있는 풍경」에서)을 통해서는, 추위 속에서도 체온을 잃지 않는 삶의 의미뿐만 아니라, 시인과 함께 추억을 걷는 동행자로서의 감흥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또한“소금이 무한량으로 넘치는 세상/ 소금을 선물로 받아/ 소금을 순금보다 소중하게 모시며/ 자신의 당나귀와 평등하게 나눠먹는 사람이 있다”(「소금 성자」에서)라는 작품과, “최상의 맛은 한 점이면 족하다// 행여 욕심에 한 점 더 청하지 마라/ 그 때부터 맛은 식탐일 뿐이니”(「맛」에서) 라는 시에서는, 일상의 경험을 주옥같은 가르침으로 빚어낸 솜씨가 남다르게 다가온다. “응달에 쑥 수북하다, 산수유꽃 터진다// 은현리의 가르침, 부지런히 별 찾아/ 청솔당 문 앞 시멘트 바닥 갈라진 틈새마다//봄까치꽃, 별꽃 스스로 지천이다.”(「우수서 경칩까지」에서)라는 시편도 정밀히 들여다본다면, 행간에 살아 있는 생명과 자연에 대한 경의와 더불어, 하찮은 사물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다줄 것이다. “시인이 제 피 찍어 시 한 편 쓰지만/ 마침표는 죄의식처럼 찍어야 한다(「마침표」에서)”는 정일근의 독백처럼, 그는 앞으로도 자신의 수행성 혹은 존재 이유를 ‘삶의 미궁에서 궁극의 시’를 찾는 시인의 역할에 충실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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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알 같은 이슬 머금은 모란을/ 미인이 꺾어선 창 앞을 지나면서/ 웃음 머금고 정인더러 묻는다/ “꽃이 나아요? 내 얼굴이 나아요?”/ 낭군은 일부러 놀려주려고/“꽃가지가 더 나은데?”/ 미인은 꽃을 던져 버리고/ 밟아 짓뭉개면서/“꽃이 나보다 낫다면/ 오늘 밤엔 꽃이랑 주무세요!” -「꽃을 꺾어서(折花行)」전문 이 작품은 고려를 대표하는 문장가의 한 사람인 이규보의 한시 「꽃을 꺾어서(折花行)」이다. 남성을 흠모하는 마음을 여성 특유의 질투심으로 풀어놓았다. 토라지며 돌아서는 여성의 톡 쏘는 듯한 매력이 모란보다 더한 향기를 뿜어낸다. 이 시를 처음 접하는 사람은 우선 시가 어렵지 않다는 데에 선뜻 동의할 것이다. 그리고 그 당시에 이런 재치 넘치는 사랑시가 쓰였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시대를 초월한 시적 매력을 느낄 것이다. 이 시에서‘정인(情人)’은 젊은 연인 사이의 남자를 가리키는 말이다. 만일 ‘정인’과 ‘낭군’을 ‘그대’ 라는 말로 살짝 바꾼다면, 현대시로도 충분히 읽혀질 만하다. 어떠한가. 이미지도 한 편의 풍경화처럼 친근하지 않은가. 이처럼 『한시에 마음을 베이다』는 한시에 대한 난해함과는 다소 거리가 먼 정겨움과 재미가 살아 있는 책이다. 또한 시를 둘러싼 편안한 해설이 함께 하고 있어 쉽게 읽힌다. 물론 거기에는 저자 김재욱의 직역에 가까운 번역도 한몫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들 한시를 읽어가면서 느끼는 행복 중의 하나는 옛 문인들과 함께 삶을 호흡하고 있다는 감정이다. 그들이 우리들에게 말을 걸어주는 것 같고, 우리들이 그들에게 말을 걸고 있는 것 같다. 정다운 대화의 장이 펼쳐지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것이 가장 매력적이고 흥미롭게 우리들의 가슴에 녹아든다. 50편의 한시가 이런 구성과 마력을 갖고 태어나서 우리들을 맞이하고 있다. 한시 50편을 사랑, 사람, 역사, 영물, 자연, 죽음, 친구 이렇게 일곱 가지 주제 하에 펼쳐 놓았기에, 다양한 주제를 벗하면서 읽어가다 보면, 우리들은 어느 새 한시에 마음을 베여 간다. 바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지금 동양적 문화와 지혜가 그리운 시절을 살아가고 있다. 이 책이 그 그리움을 달래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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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어로 세운 집 - 기호학으로 스캔한 추억의 한국시 32편 
  • 이어령 (지은이) | arte(아르테) | 2015년 9월
  • 18,000원 → 16,200 (10%할인), 마일리지 900원 (5% 적립)
  • (177) | 세일즈포인트 : 1,771
이 가을, 잠시 잊고 있었던 시의 빛깔들이 단풍처럼 붉게 물들었으면 좋겠다. 한국인은 시를 사랑하는 민족인데, 왜 이 땅에 숨을 쉬는 우리의 시가 요즘 편안하지 못하게 느껴지는 것일까. 아마도 많은 독자들과 함께 하지 못하는 현실 때문이리라. 이런 시점에 출간된 이어령의『언어로 세운 집』은 이 땅에 새로운 시의 집을 지을 수 있다는 의미 있는 시그널이다. 이 책은 20세기를 시작하며 한국인의 정서를 내밀하게 형상화했고 한국인의 지성을 든든하게 지탱해준 32명 시인들의 시가 새로운 옷을 입고 있는 풍경을 보여준다. 김소월, 이육사, 김영랑, 유치환, 정지용, 조지훈, 이상, 윤동주, 김수영 등, 이름만으로도 설레는 그들의 언어가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다시 불꽃을 던져주기에 충분하다. 문학의 본령인 시에 화려한 날개가 펼쳐지는 느낌을 감출 수 없다. 저자는 이들 32명 시인들의 작품을 단순히 우리의 기억에서 불러내는 것이 아니라 시어 하나하나에 깃든 의미를 새롭게 일깨워주고 있다. 곧, 시를 에워싸고 있는 시의 공간적 시대적 배경 혹은 시인의 전기적 사실에 의존해 온 우리의 시 해석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는 뜻이다. 저자는 그 과정을, “시의 집 전체를 투시하고 그 내부와 의자를 동시에 바라볼 수 있는 요술 거울, 그리고 그것으로 비추어 본 32편의 한국 시에 대한 텍스트 분석이 불빛이 새어나오는 창문 그리고 반쯤 열린 문 사이로 들여다보이는 뜰의 신비한 체험을 얻게 할 것”이라고 표현한다. “시는 언어로 쌓아 올린 건축 공간”이라고 힘주어 서술하고 있다. 그런 시각으로 보면, “엄마야 누나야 강변(江邊) 살자” 라고 노래한 김소월의 시에 숨어 있는 시의 공간은 무엇일까. 강변에 살자고 호소하는 화자의 마음에 숨어 있는 공간, 그것을 찾아보는 일은 여간 흥미로운 게 아니다. 우리의 가슴이 다시 시를 찾아 읽으면서, 이 가을 새로운 언어의 집을 지었으면 좋겠다. 시의 집으로 모시는 이 초대장을 현명한 독자들은 흔쾌히 받아 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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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몸속에 미래를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질 수 있는 그 무언가가 존재한다면 어떨까. 그리고 그 무언가에 주인공의 몸을 투입시키고, 그에게 시간의 흐름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사고를 부여한다. 이것이 소설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에서 장강명이 선택한 작가의 욕망 같은 것이다. 작가는 그 무언가를 ‘우주 알’로 설정한다. 우리 인간을 길들여진 패턴으로부터 벗 어나게 하기 위한 장치로서 ‘우주 알’을 끌어들이며 흥미로운 출발을 한다. 길들여진 패턴으로서의 소재는‘학교 폭력’이다. 주인공인 남자는 고등학교 때 자신을 괴롭히는 동급생을 살해하고 9년을 교도소에서 살다 나온 인물이다. 이런 그를 죽은 아이의 엄마는 집요하게 쫓아다닌다. 자신의 아들은 결코 살인자인 그를 괴롭히지 않았다고 말한다. 살인자라는 낙인이 줄곧 그를 괴롭힌 탓에 남자는 결국 그녀에 의해 죽음을 맞이한다. 자기가 죽을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녀에 의해 죽음을 선택하는 남자. ‘우주 알’에 부여된 미래를 바라보는 능력은 바로 이런 줄거리와 상통하고 있다. 이 둘 사이에 등장하는 여자는, 남자의 과거를 훤히 꿰뚫어보고 있으면서도 그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이 세 사람의 대화가 던지고 있는 메시지는 이 작품의 매력으로 읽힌다. 즉, 죄와 속죄에 대한 문답, 그리고 가해자와 피해자가 슬픔을 치유하는 방식이 자못 진지하다. 또한 살인이라는 극단의 사건 하에서도‘애정’과‘연민’은 이들의 가슴 속에 여전히 꿈틀대고 있어 소설의 온기는 싸늘하지 않다. 이 소설은 누구의 말이 진실이고 진실이 아닌지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은 관심 밖이다. 이 작품이 찾아가는 곳은 인간의 존재방식, 그 예정된 패턴에서 자유로운 지역이다. 한 방향으로만 흘러가는 시간만을 체험해야 하는 인간의 한계를 탈피하고 싶은 곳이다. 우리의 몸속에 미래를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질 수 있는 그 무언가를 꿈꾸어 보는 상상. 그 즐거운 일에 여러분을 초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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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몸속에 미래를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질 수 있는 그 무언가가 존재한다면 어떨까. 그리고 그 무언가에 주인공의 몸을 투입시키고, 그에게 시간의 흐름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사고를 부여한다. 이것이 소설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에서 장강명이 선택한 작가의 욕망 같은 것이다. 작가는 그 무언가를 ‘우주 알’로 설정한다. 우리 인간을 길들여진 패턴으로부터 벗 어나게 하기 위한 장치로서 ‘우주 알’을 끌어들이며 흥미로운 출발을 한다. 길들여진 패턴으로서의 소재는‘학교 폭력’이다. 주인공인 남자는 고등학교 때 자신을 괴롭히는 동급생을 살해하고 9년을 교도소에서 살다 나온 인물이다. 이런 그를 죽은 아이의 엄마는 집요하게 쫓아다닌다. 자신의 아들은 결코 살인자인 그를 괴롭히지 않았다고 말한다. 살인자라는 낙인이 줄곧 그를 괴롭힌 탓에 남자는 결국 그녀에 의해 죽음을 맞이한다. 자기가 죽을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녀에 의해 죽음을 선택하는 남자. ‘우주 알’에 부여된 미래를 바라보는 능력은 바로 이런 줄거리와 상통하고 있다. 이 둘 사이에 등장하는 여자는, 남자의 과거를 훤히 꿰뚫어보고 있으면서도 그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이 세 사람의 대화가 던지고 있는 메시지는 이 작품의 매력으로 읽힌다. 즉, 죄와 속죄에 대한 문답, 그리고 가해자와 피해자가 슬픔을 치유하는 방식이 자못 진지하다. 또한 살인이라는 극단의 사건 하에서도‘애정’과‘연민’은 이들의 가슴 속에 여전히 꿈틀대고 있어 소설의 온기는 싸늘하지 않다. 이 소설은 누구의 말이 진실이고 진실이 아닌지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은 관심 밖이다. 이 작품이 찾아가는 곳은 인간의 존재방식, 그 예정된 패턴에서 자유로운 지역이다. 한 방향으로만 흘러가는 시간만을 체험해야 하는 인간의 한계를 탈피하고 싶은 곳이다. 우리의 몸속에 미래를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질 수 있는 그 무언가를 꿈꾸어 보는 상상. 그 즐거운 일에 여러분을 초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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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족의 영웅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당시 올린 전과는 신화였다. 거기에 덧붙여, 당시 지휘관이 직접 전쟁에 참전하여 체험한 기록문인 『난중일기』도 신화와 같은 성과물이었다. 세계사는 우리의 이 두 가지를 조선 수군과 이순신이라는 이름과 함께 그 가치를 빛내주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2013년 유네스코가 『난중일기』를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한 것은 중요한 사건의 하나로 기록될 만하다. 이제 우리의 청년들이 우리 고유의 신화적인 사건들을 살펴야 할 시간이다. 장수로서의 전과와 더불어 한 인간이 겪어야 했던 고뇌와 갈등을 어루만지는 시간도 가져야할 것이다. 『난중일기』가 비단 역사적 기록물이 아니라, 중요한 문학적 성과라는 사실도 깨달았으면 좋겠다. 이에 노승석 교수가 옮긴 『쉽게 보는 난중일기』를 읽을 것을 권한다. 부록으로 실린 <이순신의 서간첩>을 통해서도 그의 인간적 매력을 넉넉하게 느껴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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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장군이 몰려온 이 엄동설한에도 세상에 존재하는 생명들은 봄을 꿈꾸고 있다. 나름대로의 겨울을 이겨내는 방식을 갖고 있다. 그것이 그들의 존재방식이다. 대학생이 된다는 것은 세상의 생명들이 혹한을 이겨내는 방식을 갖고 있듯이, 앞으로의 삶이 성숙해지고 건강해지기 위한 나름대로의 삶의 방식을 가져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 의미에서 고 장영희 교수의 저서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을 읽을 것을 권한다. 우선 이 책 속에 담긴 글들은 따뜻하고 긍정적이다. 뒤처질 수도 있고 어긋날 수도 있는 삶을 껴안는 글쓰기가 아름답게 자리 잡고 있다. 죽음과 고통을 읽으면서도 그녀가 펼쳐낸 삶의 방식은 희망으로 빛난다. 문장의 행간에서 신체장애와 암 투병을 극복한 그녀의 숨소리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져보라. 더없이 값진 시간이 찾아올 것이다. 읽는 이의 가슴에도 따뜻한 봄이 찾아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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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석을 만나다 - 백석 시 전편 해설 
  • 이숭원 (지은이) | 태학사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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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白石, 1912-1996) 시인. 그는 이미 김소월, 윤동주 등과 함께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의 한 사람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런 백석을 만나고 싶은데, 그의 시를 읽고 싶은데, 그런데 왜 우리는 백석을 만나기가 쉽지 않을까. 이유 중 하나는 백석 시를 이루는 시어들이 평안도 정주 지방의 토속어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 읽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은 곧 우리가 그의 시를 읽어야 하는 중요한 이유이기도 한데, 그 당시 서민들의 소박한 삶을 현실감 있게 그려낸 그의 탁월한 시적 재능을 살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숭원 교수의 저서 『백석을 만나다』는 백석의 작품을 편안하게 만날 수 있는 몇 안 되는 텍스트의 하나다. 이 책은 백석의 첫 발표작인 「정주성」부터 해방공간의 마지막 작품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까지, 남한의 백석 시를 모두 수록하고 해설을 붙였다. 시를 안내하는 친절하고도 세심한 저자의 안목이 돋보인다. 책의 구성이 특히 인상적이다. 책에서는 작품을 원본 표기대로 제시했고, 시를 감상하는 데 어려움 없이 시어에 대한 꼼꼼한 주해를 달았고, 그 다음에 작품에 대한 간략한 해설을 붙인 뒤 현대어 정본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책을 엮었다. 시 전문가가 일반인에게 백석의 시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구성해 놓았다는 뜻이다. 이 책을 통해 백석이 왜 우리 근대시사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시인인지 느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백석을 만나다』가 청량제처럼 더위를 잊게 하는 서늘한 감동의 시간으로 여러분을 이끌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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