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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소설
국내저자 > 에세이

이름:김중혁

성별:남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71년, 대한민국 경상북도 김천

직업:소설가

가족:그림작가 김중석이 형

기타:계명대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데뷔작
2000년 펭귄뉴스

최근작
2023년 3월 <돈과 나와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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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이 분야에 62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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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1.
개그란 ‘재미있는 것을 상상해 내는 사람의 것이 아니라 자기가 제정신이라고 믿고 있는 진짜 바보에 의해서만 실현되는 것’이라고 믿는 두 바보의 이야기다. 콤비 개그를 하는 도쿠나가와 가미야는 콤비가 아니지만 콤비처럼 온갖 개그를 펼친다. 때론 폭소를 자아낼 때도 있지만 대체로 무슨 말인가 싶은데 돌아서서 생각하면 묘하게 아릿해지면서 피식하고 웃게 된다. 웃기려는 사람들이 아니라 웃긴 사람들이라서 그렇다. 20대의 한가운데를 걷고 있는 두 사람은 계속 실패하면서도 실패한 게 아니라고 우기고 있는데 이것도 너무 웃기다. 실패를 웃음으로 잘 포장하면 어지간한 성공보다 반짝이는 추억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실패를 아프게 느끼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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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구 서소문로 89-31)
프리랜서는 프리한데, 프리하지 않다. 프리랜서들은 이 말뜻이 뭔지 알 것이다. 원하는 만큼 계속 프리하게 산다면 험한 꼴을 면치 못할 것이다. 프리하지 않게 일을 해야 프리랜서로서의 삶을 영위할 수 있다. 아이러니다. 프리랜서의 삶이란 대체 무엇인지 궁금하다. 이 책을 읽으면 된다. 오한별, 유승현, 김희성은 비슷해 보이지만 각자의 꿈이 다르고, 살아가는 방식 역시 엄청나게 다른 프리랜서들이다. 책을 읽다 보면 다양한 프리랜서의 삶을 생각해보게 된다. 프리랜서 선배들의 친절한 생활 가이드도 포함돼 있으니 실질적인 도움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프리랜서라는 단어만큼 모호한 게 없다. 만약 ‘세계 프리랜서 연합회’ 같은 게 있다고 상상하면(가칭 ‘세프련’이라고 하자, 셰프 연합회 같긴 하지만) 모여서 어떤 이야기를 하게 될까? 정말 아무 이야기나 하게 될 것이고, 수십만 가지의 화제가 오갈 것이다. 그렇지만 모두 화기애애하게 열띤 이야기를 나누게 될 것이다. 프리랜서는 특정한 분야가 아니라 삶의 태도이기 때문이다. 목표와 성취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방법을 공유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알고 보면, 우리는 누구나 프리랜서다. 한때 프리랜서였거나 지금 그렇거나 앞으로 언젠가 프리랜서로 살아가게 될 것이다. 어딘가에 소속된 채 계속 살아갈 수는 없다.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자신의 룰대로 자신에게 소속된 채 살아가는 사람을 프리랜서라고 부른다면, 우리는 누구나 한 번쯤은 프리랜서로 살아야 한다. 제목처럼 ‘살다 살다 프리랜서’도 다 해볼 수밖에 없는 우리들의 삶에 꼭 필요한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3.
잠들기 전에 ‘마르틴 베크’를 자주 읽었다. 마르틴 베크와 그의 친구들은 매사에 크게 기뻐하지 않지만, 실패에 절망하는 법도 없다. 묵묵히 범인을 잡고 농담을 주고받고 퇴근한다. 사회에 분노하고 시스템에 절망하지만 인간을 함부로 대하지 않는다. 시니컬하고 우울하고 불만투성이인 스웨덴 경찰 마르틴 베크에게서 위안을 받으며 나는 잠이 들었다. 스웨덴으로 날아가는 꿈을 꾸고 싶었다. 내가 꿈꾸는 최고의 휴가는 이런 모습이다. 휴대폰이 터지지 않는 스웨덴의 한적한 시골 마을, 옆에는 시원한 맥주가 거품을 뿜고 있고, 두툼한 샌드위치가 조금씩 숨을 죽이고 있다. 내 앞에는 아직 읽지 않은 ‘마르틴 베크’ 시리즈가 놓여 있다. 밤은 길고, 냉동실에서는 스납스(Snaps) 한 병이 차가워지고 있다. 나는 이렇게 중얼거릴 것이다. ‘아직 1권부터 9권까지 읽지 않은 사람은 얼마나 좋을까?’ 나는 ‘마르틴 베크’ 시리즈의 마지막 책을 당분간 읽지 않을 것이다. 최고의 휴가를 위해서.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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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구 서소문로 89-31)
오늘 나는 여러분에게 조지 손더스 식으로 조지 손더스의 소설을 소개하려고 한다. 이 소설 폼이 미쳤다. 거침없이 지껄이고, 괴상한 걸 망상하고, 제멋대로 선을 넘고, 가끔은 돌아오지도 않는다. “이런 오 이런,” 읽다가 여러 번 놀랄 것이다. 거기다 번역도 정말 미쳤다. 끝내준다. 제안하자면, 책상에 앉아서 딱딱한 자세로 이 책을 읽지 말길, 진짜 그러지 말고, 소리 내어 읽고, 노래 부르고, 불쾌한 문장을 욕하면서 머리를 들이밀고 소설 속 세계를 통과하길. “가끔 자신이 어떤 부류의 미치광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가? “인생은 사람을 이상하고 어두운 장소로 밀어넣”는 개뼈다귀 같은 거라고 생각하는가? 그럼 이 책을 좋아하게 될 거다. 당신 몸을 쥐어짜서 비틀린 채로 이 세계를 체험하고 나면, 아마도 세상이 조금 다르게 보일 것이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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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으로 도망가자. 그곳에서 인생이 새롭게 시작된다.’ 츠지 히토나리가 알려주는 새로운 인생 시작법이다. 아이들에게 무조건 세상에 맞서 싸우라고 조언하지 말자. 가끔은 힘겨운 현실로부터 도망가라고 해 주자. “소설 속으로 영화 속으로 게임 속으로 도망가도 된단다.” 츠지 히토나리는 주방으로 도망가라고 추천한다. 재료를 다듬고 요리에 집중하다 보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는데, 이 책은 그 속에서 휴식을 취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주방으로 도망친 아빠와 아들의 대화를 읽다가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 레시피북을 보다가 울다니, 책 속에 양파와 마늘이 많이 든 모양이다.
6.
  • 메이커스 랩 - 그 멋진 작품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 론 M. 버크먼 (지은이), 신동숙 (옮긴이) | 윌북 | 2022년 4월
  • 16,800원 → 15,120 (10%할인), 마일리지 840원 (5% 적립)
  • (12) | 세일즈포인트 : 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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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구 서소문로 89-31)
  • 이 책의 전자책 : 5,950원 (90일 대여) / 10,710원 전자책 보기
무엇인가 만드는 사람들은, 모르는 사람들이다. 자신의 마음을 몰라서, 가능성을 알고 싶어서, 사랑의 형태가 궁금해서, 호기심의 끝을 몰라서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고 음악을 만들고 영화를 찍고 디자인을 완성한다. 알기 위해서 무언가 만든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버크먼은 창작자들의 이야기 속에서 삶이 예술이 될 수 있는 비밀을 뽑아내 이 책에 담았다. 지금 무언가를 창작하고 있는 모든 사람과 함께 읽고 싶다.
7.
종교, 동물의 속성, 삶에 대한 것 등을 다양하게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다. 어쩌면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세계를 수학적인 원리로 풀어내고자 하는 이성적인 사람들이 불가해한 세계에 맞서서 어떤 선택을 하는가가 이 소설이 가진 또 하나의 주제일 수도 있다.
8.
학교에서 역사를 이렇게 배웠더라면, 나는 진작에 역사 마니아가 됐을 것이다. 물론 살은 더 쪘겠지만, 인간에 대한 이해는 훨씬 깊어졌을 것 같다. 인간들은 집 밖으로 나가 먹고 마시고 취하며 서로를 알아갔고, 문화를 만들어냈다. 그 옛날 폼페이 프리무스 여관의 음식에서부터 최신식 분자 요리에 이르기까지 외식 역사의 모든 것이 이 책에 담겨 있다. 회전초밥의 성장 스토리, 영국 식당이 맛없는 이유, 프랑스 혁명과 레스토랑의 상관관계 등 레스토랑에 앉아서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함께 대화할 만한 ‘레퍼토리’로 가득하다. 외식은 ‘테이블만 예약하는 것이 아니라 여행을 예약’하는 것이라는 저자의 말에 동의하는 사람에게는 이 책이 훌륭한 여행 가이드가 될 것이다.
9.
우리는 곳곳에 경계선을 긋는다. 구분하기 위해서, 분리하기 위해서, 분간하기 위해서. 나라와 나라를, 좋은 것과 싫은 것을, 아름다움과 추함을, 정의와 불의를, 나와 너를, 우리와 그들을 정하고 기다란 선을 긋는다. 한번 그어진 선은 굳어져서 잘 지워지지 않는다. 욘 아이비데 린드크비스트는 우리의 머릿속으로 들어와 편견 가득한 경계선을 지우는 작가다. 때로는 뱀파이어가 되고, 때로는 트롤로 변하고, 때로는 텅 빈 껍질만 남은 존재가 되어 우리에게 묻는다. “정말 경계선이 필요해? 그게 널 가두는데도?“ 선이 사라지는 순간, 우리는 잠시 당황하지만 곧 자유를 느낄 수 있다. 영화로도 만들어진 「경계선」 속의 사랑은, 정말 아름답다. 세상이 못생겼다고 단정한 그들은 서로를 인정하고 위로하며 하나가 된다. 아름다움의 반대말은 추함이 아니라 경계선이다.
10.
외계인이 되어보자. 지구인들의 요일 같은 건 신경 쓰지 말고, 세상에 당연한 건 하나도 없다고 생각해보자. 낯선 사람들을 만나서 “What’s your favorite?”이라 물어보고, ‘오래 기다려 천천히 먹’고, 모든 걸 처음으로 겪는 듯 초보 여행자가 되어보자. 작가가 제안하는 여행은 ‘외계인 되어보기’다. 우리는 지구를 정말 알고 있나? 익숙해져서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건 아닌가? 모든 게 문득 다시 시작되는, 여행이 펼쳐진다.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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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버 노아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스탠드업 코미디언이다. 그는 욕을 하거나 누군가를 깎아내리지 않고, 표정과 연기와 성대모사만으로 사람들을 배꼽 빠지게 만드는 코미디언이다. 마음껏 웃을 준비를 하고 책을 펼쳤다. 얼마나 재미있을까, 책을 읽으면서 얼마나 행복할까. 맙소사, 웃음보다 울음이 더 많이 터졌다. 엄마를 엄마라고 부르지 못하는 장면에서, 폭력을 피해 엄마와 함께 버스에서 뛰어내리는 장면에서, 총을 맞은 엄마에게 달려가는 장면에서, 나는 자주 눈물을 닦아 냈다. 무슨 삶이 이렇게 슬퍼. 그의 삶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차별당하고, 무시당하고, 소외당했다. 얻어맞고 도망 다니고 숨어 지냈다. 그렇지만 비통해하지 않았다. 엄마의 가르침이 그랬다. "과거로부터 배우고 과거보다 더 나아져야 해. 고통이 너를 단련하게 만들되, 마음에 담아 두지 마. 비통해하지 마라." 트레버 노아는 웃음 뒤에 드리운 그림자 같은 슬픔을 보는 것이 얼마나 아린 일인지, 그렇지만 고통을 뛰어넘은 웃음은 얼마나 강력한지 삶으로 보여 주었다. 이 책은 웃기지만, 또한 슬프다. 슬프지만, 망할, 읽는 동안 계속 웃게 된다. 그에게 유머는 삶의 상처를 치료해 주 되 감추지는 않는 투명 반창고 같은 존재였다. 우리는 트레버 노아와 함께 상처를 응시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고통을 피해 도망가고 싶은 사람들에게, 삶이 버거운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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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동물의 속성, 삶에 대한 것 등을 다양하게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다. 어쩌면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세계를 수학적인 원리로 풀어내고자 하는 이성적인 사람들이 불가해한 세계에 맞서서 어떤 선택을 하는가가 이 소설이 가진 또 하나의 주제일 수도 있다.
13.
도서관 사서가 이 책의 분류 작업을 할 때 고생깨나 할 것 같다. 『깃털도둑』은 깃털에 대한 미시사 논픽션이며, 독특한 탐정이 활약하는 탐정소설이기도 하고, 어떤 부분은 기가 막힌 범죄 스릴러다. ‘덕후’들의 세계를 다룬 매뉴얼북인가 하면 과학자들이 등장하는 인류학 책이기도 하다. 가벼운 깃털 하나에 묵직한 인간의 역사가 빼곡하게 담겼다. 놀라운 책이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책을 다 읽고 나면 하늘을 올려보게 될 것이다. 거기에 아름다운 새들이 있다. 지구의 주인은 인간이 아니었다.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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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이런 책을 한 번 쓰면 좋겠다 싶을 만큼 기가 막힌 책이다.”
15.
  • 출판사/제작사 유통이 중단되어 구할 수 없습니다.
“평생 이런 책을 한 번 쓰면 좋겠다 싶을 만큼 기가 막힌 책이다.”
16.
  • 판권 소멸 등으로 더 이상 제작, 유통 계획이 없습니다.
《피터 래빗의 정원》을 다 읽고 나서 베아트릭스 포터와 내가 같은 비밀 단체의 소속이란 걸 알게 됐다. 비밀단이라 이름을 공개하기가 좀 그렇긴 하지만,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관찰파’라는 단체다. 우리의 사명은 단순하다. 사람들이 많은 곳을 피해 조용히 세상을 관찰하고, 관찰한 것을 세밀하게 그려보고, 우주의 틈을 들여다보고,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각자 마음에 드는 전문 분야를 선정한 다음 (베아트릭스 포터의 경우엔 토끼와 버섯이었지) 평생, 조용히, 그 안을 들여다본다. 우리는 평생 아마추어 예술가처럼, 아마추어 인간처럼 살아간다. 우리는 세상에 무뎌지지 않고, 낡지 않는다. 관찰파에 관심이 생기는가? 그럼 이 책을 읽어보라. 여기 관찰에 대한 모든 비밀이 숨어 있다.
17.
금정연의 글을 읽다보면 언제나 힘이 빠지는 순간이 있다. 재미있게 달리고 있었는데, 옆으로 다가와서 슬쩍 다리를 거는 것 같다고나 할까. 팔꿈치를 툭 쳐서 책을 떨어뜨리게 만드는 것 같다고나 할까. 나는 달리던 속도를 이기지 못한 채 나자빠지고, 고개를 들어보면 금정연은 몇 발자국 떨어진 곳에서 장난스럽게 웃고 있다. 넘어진 나도 결국 웃고 만다. 이토록 짧은 글인데도 금정연은 매번 놀라운 기술을 쓴다. 독자들은, 기대하고 있는 서평을 읽는데 계속 실패하게 될 것이다. 금정연이 계속 글의 목적지를 바꾸기 때문이다. 짐작과는 다른 곳에 도착해서야 애당초 이 사람이 서평이나 가이드 같은 걸 쓰려고 했던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길 찾기에 실패한 후에 도착한 곳이 훨씬 마음에 들 때가 많은데, 금정연의 글이 대부분 그렇다.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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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잔 밑이 어두운 법이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속내를 알기 어려울 때도 있다. 김중석 씨는 나의 형이고, 수십 년째 만나고 있지만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생각을 《잘 그리지도 못하면서》에서 읽었다. 말보다 글이 더 깊을 때 가 많다. 중학교에 다닐 때, 형이 미술 숙제를 도와준 적이 있다. 나무를 그려 가는 과제였는데, 하이퍼리얼리즘 작가들의 뺨을 치겠다는 자세로 창작에 임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림은 엉망이 되고 있었다. 그때 형이 붓을 들고 나타났다. 물 묻은 붓으로 빽빽한 나뭇잎을 툭툭 건드리고 나니, 나 무 사이로 빛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거뭇하던 녹색이 밝은 초록으로 변했고, 바싹 말라 있던 그림에 습기가 생겨났다. 《잘 그리지도 못하면서》를 읽으면서, 형의 물 묻은 붓을 생각했다. 담백하고 여유롭고 습도가 높다. 물 묻은 붓으로 빡빡한 세상을 툭툭 건드리고 있다. 결국 그림과 글은 사람을 드러내게 마련이다.
19.
커트 보니것은 처음부터 끝내주게 잘 썼다. 물론 나중에는 더 잘 썼지만. 『멍청이의 포트폴리오』는 냉동고에 보관돼 있던 보니것 소설의 원액이다. 해동해 봤더니, 여전히 신선하다. 후기작에 비해 블랙 유머는 덜하지만, 단편 특유의 플롯은 오히려 새롭기도 하다. 커트 보니것을 처음 접하는 독자들에게 좋은 입문이 될 수도 있겠다. 책을 다 읽고 나니, 『마더 나이트』서문에 썼던 그의 말이 생각난다. "이 책에는 또다른 교훈이 있다. 사랑할 수 있을 때 사랑하라는 것, 그것이 남는 장사다.” 이 책에도 비슷한 교훈이 있다. 죽으면 그만이다. 살아 있는 동안 사랑하자. 조금 비틀어서 보태보자. “시간이 없으면, 시간을 내서라도 보니것을 읽어보자. 그것이 남는 장사다.”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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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 요코 할머니. 성별과 상관없이 늙을 수 있다면 저는 할머니처럼 늙고 싶습니다. 어림없는 소리 말라고, 장난스럽게 피식 웃으시겠지만, 제 마음은 그렇습니다. 좋아하는 것보다 싫어하는 게 점점 더 많아지고 있어요. 할머니처럼. 그래도 좋아하는 걸 더 좋아하기 위해 좋아하는 것들의 목록을 만들고, 좋아하는 것들의 이름을 한 번 더 부르고 있습니다. 할머니처럼. 할머니는 작가 모리 마리처럼 늙고 싶다며, ‘행복하고 아름다운 세계는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멋대로 만들어내는 것’을 배웠다고 했죠. 저는 할머니의 책들을 읽으며 멋대로 상상하고, 마음껏 엉뚱해지고 있습니다. 키득거리다가 아련해지고, 가끔 놀라다가 자주 고개를 끄덕이고 있습니다. 이번 책도 맛있게 잘 읽었습니다. 음식 얘기와 책 이야기가 많아서 더 좋았어요.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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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구 서소문로 89-31)
오래전에, 10년 전쯤에, 두 사람을 함께 만난 적이 있다. 보자마자 두 사람이 ‘콤비(Combi)’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은 ‘콤비’라는 말을 잘 쓰지 않지만, 두 사람을 설명하는 데 콤비라는 말보다 더 적절한 단어가 없을 것 같다. 두 사람의 글과 그림은 지하세계 비밀공작단의 메시지처럼 암호로 가득한데, 암호를 해독하려고 페이지를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어디선가 함께 서서 슬그머니 웃고 있는 두 사람의 얼굴이 보이는 듯하다. 『함부로 애틋하게』는 가끔은 짓궂고 때때로 신비롭고 자주 하늘을 보게 만드는, 잘 어울리는 콤비의 작품이다.
22.
  • 모든 요일의 여행 - 낯선 공간을 탐닉하는 카피라이터의 기록  choice
  • 김민철 (지은이) | 북라이프 | 2016년 7월
  • 13,500원 → 12,150 (10%할인), 마일리지 670원 (5% 적립)
  • (123) | 세일즈포인트 : 6,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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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이 되어보자. 지구인들의 요일 같은 건 신경 쓰지 말고, 세상에 당연한 건 하나도 없다고 생각해보자. 낯선 사람들을 만나서 “What’s your favorite?”이라 물어보고, ‘오래 기다려 천천히 먹’고, 모든 걸 처음으로 겪는 듯 초보 여행자가 되어보자. 작가가 제안하는 여행은 ‘외계인 되어보기’다. 우리는 지구를 정말 알고 있나? 익숙해져서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건 아닌가? 모든 게 문득 다시 시작되는, 여행이 펼쳐진다.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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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랑의 노래는 무심하다. 목소리가 무심하고, 멜로디도 무심하다. 열창하지 않는다. 슬퍼하거나 기뻐하는 대신 무심하게 이야기하고, 무심하게 노래 부른다. 이랑은 무심하게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다. 길을 걷다가 만난 사람들, 사물들, 노래와 가족, 도쿄와 서울과 거울과 냉장고, 꽃이랑 나무, 풍경과 평범한 질문, 이야기와 수많은 생각의 이름들을 각각 카드에 적는다. 카드를 섞는다. 카드를 구분하지 않는다.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을 나누지 않고, 슬픔과 기쁨을 분간하지 않는다. 무작위로 뽑은 카드 한 장을 이랑이 당신에게 내민다. 당신은 어리둥절할 것이다. 이게 뭐냐고 반문하고 싶을 것이다. 카드를 손에 쥔 채, 이랑의 노래를 들으면서 거리를 돌아다녀 보자. 어리둥절한 채로 이랑의 노래를 한참 듣고 있다가 나는 눈물이 핑, 돌았다. <가족을 찾아서>와 <평범한 사람>과 <슬프게 화가 난다>를 듣고 있는데, 목소리가 더이상 무심하게 들리지 않았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웃어, 유머에>를 들으며 함께 하하하 히히히 호호호 헤헤헤 했다.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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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 타로의 책에는 나처럼 산만한 사람들에 대한 글이 나온다. “저는 마음이란 산만하기 위해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산만해지지 않는 마음’은 이미 마음이 아니니까요. 저는 ‘심(心)’ 자를 좋아합니다. 생긴 모습이 좋습니다. ‘권(權)’이나 ‘군(軍)’ 같은 글자는 획이 모두 확실하게 붙었지만 ‘심(心)’은 흩어져 있습니다. 즉 처음부터 산만한 상태입니다. 마음이 산만해지면 안 된다는 것은 마음을 포기하라는 것이고, 두근두근이나 철렁철렁이나 주삣주삣 같은 감정을 갖지 말라는 이야기입니다.” 이 구절을 읽는 순간 눈물이 날 뻔했다. 몇 십 년 동안 억울하게 뒤집어썼던 누명을 벗어버린 느낌이었다. 산만해도 괜찮다고, 산만한 게 나쁜 건 아니라고, 고미 타로가 나를 위로해주었다.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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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방 창문을 떼어갈 수 있다면 여행도 할 만하다”라고 했던 건 작가 에리히 캐스트너였다. 나는 반대다. 내 방 창문으로 매일 다른 풍경이 보였으면 좋겠다. 나는 가만히 있고, 세상의 풍경들이 내 방 창문 앞으로 줄 서서 지나갔으면 좋겠다.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마테오 페리콜리 덕분에 가능해졌다. 이 책의 창문 그림을 오려서 내 방 창문에 붙이면 된다. 매일 다른 그림을 붙여서 전 세계 작가들의 눈앞에 펼쳐진 풍경을 함께 바라보고 싶다. 풍경에 대한 글을 그림과 함께 읽으면 수십 개의 창문을, 풍경을, 새롭게 가지게 되는 셈이다. 저절로 글이 써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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