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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어린이/유아

이름:이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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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외씨버선길, 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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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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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1.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5월 2일 출고
    (중구 서소문로 89-31)
시리즈 서문의 “다 지나간 시대의 이야기를 단지 다시 한다면 그것은 때늦은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그 이야기에 누구도 생각지 못한 새로움을 담아내었다면 그것은 한참이나 앞서가는 놀라운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라는 말은 옛이야기꾼을 자처하는 그의 각오일 것이다. 러시아의 구전 민담을 바탕으로 한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같은 톨스토이 단편들이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것처럼 우리 옛이야기도 세계가 즐겨 읽게 되면 좋을 듯하다. 구광본 작가는 우리의 옛이야기를 널리 전파할 방법도 구상하고 있다고 했다. ‘다시 만나는 옛이야기’의 이야기들을 ‘원형서사’로 삼아 새로운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며,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다면 지식재산권을 공유하는 카피레프트(copyleft)로 나눌 생각도 있다고 한다. 직접 대본이나 시나리오로 만드는 일, 다른 사람이 대본이나 시나리오로 만들 수 있도록 나누는 일 등을 구상 중이다.
2.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5월 2일 출고
    (중구 서소문로 89-31)
이제 그만 가보겠습니다의 이야기들은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이야기판이기도 해서 완전히 새로운 문화체험을 선사한다. 통상적인 소설의 경계를 훌쩍 뛰어넘었다는 것과 그 의미는 전문가들이 분석하도록 해두고 우선 즐겨보자. 9편의 소설은 자주 ‘심멎’하게 만든다. 어릴 때 오금 저리며 들었던 옛이야기들에 어른이 되어서도 가슴 졸일 줄이야. 우리 옛이야기의 풍요로움에 놀라고, 이야기를 복원하고 확장하는 작가의 의지와 솜씨에 또 놀란다. 내 옆 ‘할멈’과 ‘처녀’가 혹 여우나 지네는 아닌가 의심하다 전율하리라. 그 많던 ‘아재’의 귀환을 보리니 배꼽 잡을 준비 하시라. ‘새털옷’과 함께 하늘을 날 일 기대하시라. 잊고 있던 이야기와 잊고 있던 이야기판이 여기 되살아난 것 목격했으니, 이제 진심으로 선언한다. 이야기는 힘이 세다. 이야기판은 더 힘이 세다.
3.
바람을 만드는 존재가 있을까? 소설은 거기서 시작한다. 웨나, 남미 파타고니아 평원으로부터 불어오는 거친 바람을 만든다는, 그 누구도 확인하지 못한 인물. 그를 만나겠다는 일념으로 길을 떠난 네레오 코르소는 60년 동안 웨나를 찾아 헤맨다. 여덟 살에 아버지가 팔아버린 아이에게 웨나는 삶의 희망이자 신앙이다. 산으로 평원으로 심지어 도시까지, 웨나를 찾아 헤매는 과정에서 숱한 위험과 배신을 당하지만 사랑도 찾아온다. 아픈 이별 끝에 만난 또 다른 사랑으로 가정을 이루고 자녀까지 얻었지만 네레오는 웨나를 만나고픈 열망을 포기하지 못한다. 안락한 삶을 뒤로 하고 다시 웨나를 찾아 헤맬 때 그가 평원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바람을 견뎌내는 것’이었다. ‘그러나 누가 이 끝없이 불어오는 바람을 견디며 살아남을 수 있단 말인가’라고 탄식하며 웨나를 그리워 한 네레오가 생의 마지막에 만난 사람은 자신의 아들이었다. 하지만 서로를 알아보지 못한 부자에게 남은 사실은 ‘바람은 공기의 흐름’이라는 것이다. 끝끝내 웨나의 존재를 믿었던 네레오와 아버지가 일군 함석집에서 다시 바람을 맞는 아들, 부자를 통해 삶과 갈망을 깊이 생각하게 된다. 한국소설의 시공간은 협소한 편이다. 공간을 확장하여 넓게 이야기 해보고 싶었다는 작가의 소망은 남미의 고원과 도시를 횡으로 종으로 누비며 역동적으로 펼쳐진다. 네레오는 잠깐씩 머물긴 하지만 끊임없이 움직이며 독자의 마음을 분주하게 만든다. 남미에 대한 정보와 세세한 풍습까지 담아 함께 여행하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 소설의 강점은 웨나를 향한 네레오의 경건한 갈망을 섬세한 문장에 담아 구도求道에 참여하게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페이지를 넘기다 아득한 생각에 잠기고 싶은 이들에게 적당한 소설이다. 작가가 깊은 마음에서 퍼 올린 사색과 문장에 마음이 오래 붙잡힐 수도 있다. 작가는 가벼운 세태에 진중함을 우직하게 들이민다. 나는 무엇을 찾고 있는가, 내 삶에 질문을 던지는 소설이다.
4.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4월 30일 출고
    (중구 서소문로 89-31)
  • 이 책의 전자책 : 8,400원 전자책 보기
소설은 또 다른 역사 기록이다. 작가는 자신이 사는 시대를 기록하면서, 궁극의 목표점을 놓치면 안 된다. 조갑상 작가는‘지금 여기’를 그리면서 역사의 한 점을 꾸준히 환기시켜왔다. 이 책에 담긴 8편의 단편소설은 가볍고 발랄하여 금방 휘발되어버리는 수많은 이야기들 사이에 버티고 서서 결코 지나치면 안 되는 게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중이다. 우리의 현대사는 사실을 사실 그대로 조명하기보다 각자의 잣대로 재단하는 동안 일그러지고 묻히기 일쑤였다. 세월이 흐르면서 차츰 실체가 드러나는 사건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국민보도연맹’이다. 1949년에 촉발해 수많은 사람의 운명을 바꾼 이 일은 2009년이 되어서야 조사가 광범위하게 이루어졌다. 조갑상 작가는 국민보도연맹 사건을 소재로 꾸준히 작품을 발표해왔다. 그가 여전히 현역작가이기에 또다시 <병산읍지 편찬약사>를 쓸 수 있었다. 1980년대 전후에 출생한 작가들이 포진한 문단에서 새롭게 밝혀지는 아픈 역사를 그릴 노련한 전사戰士가 칼을 벼리고 있었다는 건 여러모로 행운이다. <병산읍지 편찬약사>는 우리 사회 여러 곳에서 작성되고 있는 기록물에 대한 경고이기도 하다. 권력의 입맛에 맞춰 변형시킨다 해도 진실은 결국 드러난다는 준엄한 사실을. 고희古稀를 바라보는 조갑상 작가가 조명하는 또 다른 중요한 소재는 좀처럼 조명받기 힘든 장년 이상의 사람들이다. 노인은 ‘문제’라는 단어와 묶여 뉴스에 등장하기 일쑤인데 조 작가가 <패가 뭔지는 몰라도>를 통해 보여주는 노년은 ‘여전히 진행 중인 삶’이다. 자녀에게 목숨 거는 부모를 탓했던 천편일률적인 시각을 확대해 기생과 안주를 택한 젊은 세대까지 조명하는 <목구멍 너머>는 지금 우리 사회의 문제를 정확히 짚어내고 있다. 조갑상 작가의 작품은 후배들에게 ‘오래, 그리고 소신있게’ 작업하라는 당부를 담고 있는 듯하다.
5.
  • 상처도 스펙이다 - 꿈에 다가가는 당신에게 용기를 주는 한마디 
  • 최해숙 (지은이) | 생각지도 | 2017년 5월
  • 15,000원 → 13,500 (10%할인), 마일리지 750원 (5% 적립)
  • (3) | 세일즈포인트 : 149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5월 2일 출고
    (중구 서소문로 89-31)
  • 이 책의 전자책 : 10,500원 전자책 보기
방 안에 앉아서 지구 저편의 사람과 대화를 하는 시대, 많은 사람을 만나지만 딱 두 부류로 나누어진다.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과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 최해숙은 ‘다시’를 넘어서서 ‘계속’ 만나고 싶은 사람이다. 이유는 ‘의리’에 있다. 의리 없는 사람들이 울산말로 ‘천지빼까리’인 시대다. 앞으로 득이 안 될 것 같은 사람과 하루아침에 절연하는 이들이 넘쳐난다. 산술이 난무하는 세상을 넉넉한 품으로 감싸 안는 그녀의 의리와 아량이 보기 좋다. 이 책에 자신의 상처는 가감 없이 밝히면서도 ‘선행’은 별로 담지 않은 듯한데, 나는 그녀의 속 깊은 행보를 잘 알고 있다. 상처가 독이 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상처를 극복한 힘으로 아픔을 감싸주는 최해숙 같은 사람도 있다. 품도 크도 덩치도 큰 최해숙은 앞으로 더 커나갈 것이다. 이 책에서 큰 사람 되는 비법을 사람들이 많이 깨달았으면 좋겠다.
6.
소설에 관심있는 이들이라면 손보미라는 작가를 눈여겨보았을 것이다. 예상치 못한 스토리로 독자들을 자신의 영역으로 완벽히 끌어들이는 힘을 지녔기 때문이다. 데뷔한 지 10년이 되지 않았고, 단 한 권의 소설집을 냈을 뿐인 이 작가는 젊은작가상 대상, 한국일보문학상을 받으며 문단의 기대를 가장 크게 받고 있다. 영상시대라고 하지만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며 인문학적 욕구까지 충족시키는 장르는 소설이 유일하다. 예측 가능한 스토리에다 뻔한 주장을 실은 작품에 식상한 이들을 『디어 랄프 로렌』은 한껏 빨아 들여 낯선 세상을 돌다 어찔어찔해져서 돌아 나오게 만든다. 누구나 한 벌 쯤은 갖고 있는 ‘폴로 랄프 로렌’을 만든 랄프 로렌, 엄연히 살아 있는 인물이다. 소설 속의 랄프 로렌은 패션 혁명을 이룬 그를 차용했으나 2001년에 죽은 것으로 묘사된다. 모든 것을 다 만드는 랄프 로렌이 딱 하나 빼먹은 것, 시계를 만들어 달라는 편지를 쓰는 수영. 그녀의 편지를 번역해 준다는 명목으로 자주 만나다가 성적이 떨어져 유학을 간 종수는 전도양양한 대학원생으로 성장했으나 갑자기 연구실에서 해고된다. 짐을 싸는 과정에서 수 년 전 수영이 보낸 청첩장을 발견한다. 외곽의 허술한 아파트로 옮겨 랄프 로렌이 왜 시계를 만들지 않았는지, 찾아 나선다. 갑자기 학교에서 밀려나 어디로도 갈 수 없는 그가 몰두하기로 결정한 일이다. 1954년도의 역사를 더듬는 것으로 시작하는 이 소설은 종수가 104세 할머니까지 만나면서 100년이라는 시간을 우리 앞으로 바짝 끌어당긴다. 미국 뉴욕을 배경으로 외국인을 만나 랄프 로렌을 추적하는 일, 왜 해야 하는지 모르는 일에 열중하는 종수. 양파껍질처럼 하나씩 하나씩 이야기를 풀어가는 종수를 통해 우리는 많은 질문을 받는다. 답변은 읽는 사람마다 달라질 수 있다. 복잡한 듯 하지만 짝을 지어 한 단계씩 이야기가 풀려나가는 걸 즐길 수 있는 구성이다. 1980년생인 작가의 폭넓은 관심과 지식에 종종 탄성을 지르며 푹 빠지게 되는 소설이다.
7.
소설은 설득당하고 싶을 때, 시는 현혹되고 싶을 때 읽는 것 아닐까? 시시하기만 한 일상을 기막히게 매혹적으로 불러들이는 사람이라면 단연 시인을 꼽을 수 있다. 한인준은 낯선 시인이다. 『아름다운 그런데』가 첫 번째 시집으로 2013년에 데뷔한 신인이다. 작가들은 첫 작품집에서 방향과 지향점을 들키게 되는데 『아름다운 그런데』는 갸웃하게 만든다. 아름다운데, 음미하고 싶은데, 그런데 뭐지? 줄긋고 싶은 구절이 그득하면서도 약간은 생경한 느낌을 주는 시집이다. 입안에서 자꾸 궁글리고 싶은 운율과 매혹적인 시어, 불규칙한 배열로 세상을 아름답게 지적한다. ‘어쩌면 우리는 구름을 구름 ‘같다’고 부르던 사람들/ 이 곳에 비가 내린다. 우산을 펼친다. 비가 그치길 기다린다. 너를 기다린다/ 지금도 비가 내리는 것 같아’(「확신」부분). 비가 그쳤는데도 우산을 든 사람들에게 시인은 ‘그들에게 아직도 비가 내린다’고 단정한다. ‘같다’가 뒤덮은 확신 없는 세태의 풍경화다. 문법 파괴로 낯설게 만드는 시들도 있다. ‘방파제로 운다/ 주문진과 바다 하지는 않았다. 아무도 몰래는 왜 자꾸와 함께 닫혀야 했나/ 당신의 열린 핸드백처럼/ 그것은 립스틱과 핸드백에 담긴 한꺼번이었을까’(「종언:없」부분)라는 시를 읽으면 갸우뚱거릴 수밖에 없다. 시인이 파괴한 언어를 어떻게 조립해야 하나, 고민되기도 한다. 시집마다 평론가의 해설이 수록되어 있다. 시인이 어떤 의도로 썼든, 평론가가 무어라 해설하든, 시는 읽는 사람의 것이다. 『아름다운 그런데』는 다양한 느낌을 안겨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관심이 간다. 시인은 분명 결구로 택했지만 어쩐지 말을 보태야 할 것 같은 여백을 선물한다는 점도 이채롭다. ‘우리는 다시 음악에 앉아’‘내가 웃어도 너는 나의 눈동자처럼 가만히’‘다만 다만을 우리는’이라는 결구는 독자에게 들어와 함께 이어가자고 말하는 듯하다. 독특한 화법과 아름다운 시어들이 가득 찬 젊은 시인의 시집은 낯설지만 다가가보면 익숙하고 아름답다.
8.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5월 2일 출고
    (중구 서소문로 89-31)
황사와 미세먼지에 점령당한 요즘, 80~90년 전 봄날이 궁금하다. 이상, 김유정, 정지용, 채만식 등 한국문단에 길이 남을 작가 스무 명이 1920년대부터 1940년대까지 신문과 잡지에 쓴 봄 이야기를 묶은 책이다. 이상의 ‘밤섬이 싹을 틔우려나 보다’‘얼음이 아직 풀리기 전 어느 날, 덕수궁 마당에 혼자 서 있었다’는 문장을 대하면 괜히 뿌듯해진다. 천재 작가가 우리가 아는 그곳을 오갔다는 사실만으로도. 잡지 글자가 작아 안경 쓴 학생이 늘어난다고 걱정하는 이상의 모습에서 스마트폰 들여다보는 아이들 때문에 수심 깊은 우리가 보여 반갑다. 방정환은‘봄이다! 봄이다! 누가 방안에 엎드려 있느냐. 나아가 뛰라. 그대가 이 터의 주인인 새파란 젊은이가 아니더냐’라며 독자를 부추긴다. 일제강점기에 발표된 글들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행간의 의미를 찾게 된다.‘아침에 일어나 보니 책상머리의 잉크가 얼었다’는 최서해의 글에서 방안까지 얼게 한 그 시절 꽃샘추위에 가슴이 에인다. 여운형은 사무실로 몰려온 아이들과 장충단으로 가서 미끄럼도 타고 흙장난도 하다 눈덩이 아래 새파란 풀이 솟아난 걸 발견했다고 썼다. 독립운동가가‘아이들이 나를 가장 친하고 만만한 사람으로 알고 있다’고 고백할 때 괜히 코끝이 찡해졌다. 작가들의 삶을 통해 그 시절 생활상과 고민을 생생하게 접할 수 있다는 건 굉장한 선물이다. 문명이 조금 더 발달한 것과 공기가 많이 탁해진 것 외에, 탁월한 선배들의 삶이 우리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데서 괜한 위안을 받는다. 정지용은‘노인이 꽃나무를 심는 것은 무슨 보람을 위하심이오니까’라고 묻고는‘노년과 꽃이 서로 비추고 밝은 그 어느 날 나의 나룻도 눈과 같이 희어질 것이니, 나머지 청춘에 다시 설레나이다’라고 답한다. 봄은 설레어야 제격이다. 활짝 피어나자!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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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구 서소문로 89-31)
우리는 짬짬이 아무 데나 펼쳐서 읽어도 되는 책이 휴가지에 딱 맞다는 걸 돌아와서야 깨닫는다. 『생일 그리고 축복』은 손가락이 머무는 페이지 어디를 펼치든 가슴 두근거리고 마음 따뜻해지는 시가 쏟아져 나온다. 서강대 영문과 교수였던 장영희 선생이 엄선한 영미시와 단상, 화가 김점선 선생의 밝고 환상적인 그림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 셰익스피어, 예이츠, 엘리엇, 에밀리 디킨슨, 로버트 푸르스트 등, 거장들의 시 가운데 가슴에 호소하는 시, 누구든 이해하기 쉬운 시를 골랐다는 장영희 선생은 시를 ‘아프고 작은 것도 다 보듬어 안아서 우리에게 기쁨과 위로를 주는 것’이라고 했다. 칼릴 지브란의 시 ‘당신이 아이들처럼 되려고 노력하는 건 좋지만 아이들을 당신처럼 만들려고 하지는 마십시오’ 한 줄만 마음에 새겨도 아깝지 않은 책이다.
10.
2010년 문단에 나온 윤해서 작가의 첫 작품집. 8편을 담았는데 앞뒤로 실려 있는 <테 포케레케레>가 먼저 낯설음을 안긴다. ‘테 포케레케레’는 아프리카 원시부족 말로 ‘미지의 어둠’이라는 뜻. <[읻다]> <커서 블링크> 같은 제목까지 접하면 머리가 복잡해질 지도 모른다. 작품을 읽기 시작하면 갈등이 더해질 수도 있다. 덮을까, 계속 넘길까. 권하건대 맨 뒤에 실린 <테 포케레케레>를 읽고 맨 앞의 <테 포케레케레>로 이동하시라. 마음에 생소한 무늬가 생기면서 상상력이 폭발할 것이다. <[읻다]>까지 접하고 나면 ‘보보투보쿡, 숭고룽고’를 읊조리며 리듬을 타는 자신을 발견할 지도 모른다. 이 책의 제목 ‘코러스크로노스’는 ‘시간합창’이라는 뜻. 그래서 ‘테 포케레케레’를 앞뒤에 배치했을 것이다. 소나타 형식이 중간의 발전부를 감싸는 제시부와 재현부로 이뤄진 것처럼. <테 포케레케레>는 문단의 순서만 바꾸어 두 개로 만든 소설이다. ‘읊’과 ‘왜상’이 여기저기서 툭툭 튀어나오는 가운데 피로감과 상상을 동시에 몰고 오는 윤해서 만의 독특한 세계가 펼쳐진다. 연결이 되는 듯 안 되는 듯 모호한 시간 속에서 들려오는 합창을 세심하게 들어보라. 생경과 혼돈 속에서 각자의 길을 찾은 독자들에게 작가는 맨 마지막장 ‘작가의 말’에서 친절한 얼굴로 다가온다. “시와 소설에 경계가 있다면, 그 사이 어디쯤 그곳에서 세상의 모든 먹먹한 순간들이 한순간이라도 멈추기를 바랍니다”라고 말하며. ‘시와 소설의 경계’라는 작가의 바람은 실현된 듯하다. 이 책은 아무 쪽이나 펼쳐서 읽어도 언어의 유희와 상상의 진폭이 탕탕 마음을 저격한다. 20억 년 전 진핵세포를 호모사피엔스로 연결한 뒤 ‘인류 역사는 등장의 역사다’라는 말로 방점을 찍는가 하면 ‘결국은 과잉의 문제다. 표현의 과잉, 시간의 과잉, 외로움도 과장된다’는 말로 허를 찌른다. 영상과 현란함으로 오히려 사람을 단순화 시키는 세상이다. 활자만으로 상상력을 무한대로 뻗어가게 하는 오묘한 소설로 마음을 확장하길 권한다.
11.
  • 고발 
  • 반디 (지은이) | 다산책방 | 2017년 2월
  • 13,800원 → 12,420 (10%할인), 마일리지 690원 (5% 적립)
  • (118) | 세일즈포인트 : 2,365
  • 출판사/제작사 유통이 중단되어 구할 수 없습니다.
탈북자나 그들을 취재한 이들이 전하는 다큐멘터리가 아닌 작가가 북한을 문학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북한 조선작가동맹 중앙위원회 소속의 현역작가로 1950년생인 반디가 1989년부터 1995년까지 쓴 7편의 단편소설이 실려 있다. 힘든 과정을 거쳐 북한에서 반출되어 2014년에 국내에서 출판되었을 때 별 반응이 없었다. 전 세계 20개국에서 출간한 데다 이 작품을 번역한 데버러 스미스가 영국 PEN 번역상을 수상하면서 국내에서도 주목하기 시작했다. 세계가 소련 작가 솔제니친에 비유하며 놀라움을 표하는 이유는 이 소설이 북한 주민들의 내밀한 마음을 담았기 때문이다. 출신성분 때문에 불이익을 당하는 남편을 보며 피임약을 먹는 아내(탈북기), 어머니의 임종을 지키기 위해 통행증 없이 길 떠났다가 감시원에게 체포되는 사내(지척만리), 마르크스와 김일성의 대형 초상화에 경기를 일으키는 아이 때문에 추방당하는 가족(유령의 도시) 등 등장인물들의 구체적인 처지와 절망적인 상황이 가슴을 깊게 찌른다. 이 책은 북한 사람들의 생각을 날 것 그대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귀하다. 그 속에서도 효도하려 애쓰고 사람의 정을 느끼려는 안간힘에 감동과 절망을 동시에 느끼게 된다. 반디는 한 올의 희망도 없는 북한 사회를 목소리 높여 고발하기보다 유려한 문학적 필치로 진정성 있게 그려내 엄청난 울림을 만들었다. 조금의 여지도 아량도 없는 북한 사회를 거의 잊다시피 한 세계인에게 ‘우리가 이렇게 버티고 있다’는 것을 갈피갈피에 담았다. 가난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억압 속에서 어떻게 숨 쉴 구멍을 만드는지,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게 하는 가혹한 힘은 대체 뭔지, 반디는 무심한 듯한 필치로 강하게 두드려낸다. ‘겨울 해는 중대가리에 원두콩 굴 듯’같은 북한 특유의 수식어와 ‘흥락한 감정의 희억이었던 것 같지는 않았다’는 식의 독특한 표현법을 맛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소설을 읽으면 북한은 같은 언어를 쓰는, 함께 가야할 민족이라는 걸 더욱 실감하게 될 것이다. 작가의 체험과 통찰력이 중요하다는 걸 다시금 깨닫게 해주는 수작이다.
12.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5월 2일 출고
    (중구 서소문로 89-31)
  • 이 책의 전자책 : 10,300원 전자책 보기
18세기 실학사상을 집대성한 한국 최대의 실학자이자 개혁가 다산 정약용. 그를 조명하는 글이 계속 쏟아지고 있는데 이번에는 소설로 왔다. 정약용을 사랑한 두 여인, 그들의 자녀, 제자들의 얘기가 풍요롭게 펼쳐진다. 조강지처 혜완, 풍파를 겪는 남편을 대신하여 자녀들을 건사하고 집안을 일구는 강인한 여인이다. 유배지에서 만난 헌신적인 진솔, 다산의 아이를 품게 된 걸 천운으로 여긴다. 혜완이 낳은 아들 학연과 학유가 학문과 데면데면한데 반해 진솔의 여식 홍임은 다산을 닮아 총명하다. 하지만 진솔을 품지 못하는 혜완으로 인해 진솔 모녀에게 벽이 되고만 다산은 아픈 마음을 속으로 삭이며 세월을 견딘다. 정조 사후에 지난하게 이어진 다산의 삶과 두 여인의 사랑방식, 요즘과 다를 바 없는 권력과 사랑의 속성을 새기며 읽으면 느끼는 바가 많을 것이다. 유배지든 어디든 끊임없이 집필을 하여 방대한 양의 저술을 남긴 정약용의 삶은 그 자체만으로도 교훈적이다. 유배지에서 가르친 제자들과 명석한 딸 홍임이 글을 퍼트려 나갈 계획이고, 아전의 아들과 홍임의 사랑이 영글어 갈 모양이어서 출구는 희망 쪽이다. 국민일보문학상과 혼불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최문희의 글솜씨와 삶의 저력이 ‘빈한하지만 격(格)이 있었던 최고의 학자’를 그 무게에 걸맞게, 다감하게 조명한다. 식재료, 요리, 약재 등을 풀어내는 솜씨가 상당하면서 곰살맞다. ‘자발나게, 시틋하니, 비긋이’같은 단어로 글의 분위기와 맛을 살려냈다. 「목민심서」를 인용하며 개혁을 논하는 내용으로 세상사를 놓치지 않는다. 분량이 많아 오히려 넉넉히 빠져들 수 있다.
13.
가장 주목받는 작가 황정은의 세 번째 작품집이다. 2012년 봄부터 2015년 가을까지 발표한 8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수록 작품들은 발표할 때마다 갈채를 받으며 유수의 문학상을 휩쓸었다. 강렬한 재미와 고집스런 주장을 장착한 이야기에 떠밀려가는 세상에 은은한 이야기의 영역이 남아 있을까, 근심된다면 『아무도 아닌』이 지키는 길목에 가보길 권한다. 황정은의 소설은 바쁜 세상 이면을 비치고 있는 듯 한가해 보이기도 한다. 고추 따러 시골 갔다가 서울로 돌아오는 「上行」, 헤어진 남자의 가족과 함께했던 여행을 회고하는 「상류엔 맹금류」를 읽으면 느슨한 구성의 묘미를 깨닫게 될 것이다. 쉬어가며 천천히 생각해야 할 것이 있다는 걸 자각하게 하는 소설들이 일견 나른하고 일견 침울하지만 급작스레 속도를 올리며 치명적인 울림을 만들기도 한다. 「명실」을 비롯한 여러 작품에 노인이 등장하는 것도 반갑다. 40대 초반의 작가가 30대 후반에 썼을 작품들에서 노인들은 자신들의 삶을 주요하게 발설한다. 수만 권의 책을 남기고 떠난 친구 실리가 한 권의 책도 쓰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하는 명실. 한권도 펼쳐보지 않은 책더미에서 그 책 때문에 죽어간 친구를 생각하며 친구가 쓰다만 얘기를 되새겨 글을 쓰기 시작한다. 천천히 다가가 무심코 토해내고 잠잠해진 뒤 진한 여운으로 스며드는 황정은 스타일을 음미해보라. 일상적인 삶 속에서 부대끼고 안도하다가 무심한 목소리로 읊조리는 것들이 이상하게도 우리의 현실과 명징하게 닿아 있다. 「누가」의 그녀가 겪는 층간소음 공포는 바로 오늘 겪게 될 나의 일상이다. 8편의 소설이 각각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서로 닮은 모습으로 조곤조곤 삶을 얘기한다. 황정은만의 문체가 읽는 맛을 느끼게 해준다는 것도 기분 좋은 일이다.
14.
  • 출판사/제작사 유통이 중단되어 구할 수 없습니다.
가장 주목받는 작가 황정은의 세 번째 작품집이다. 2012년 봄부터 2015년 가을까지 발표한 8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수록 작품들은 발표할 때마다 갈채를 받으며 유수의 문학상을 휩쓸었다. 강렬한 재미와 고집스런 주장을 장착한 이야기에 떠밀려가는 세상에 은은한 이야기의 영역이 남아 있을까, 근심된다면 『아무도 아닌』이 지키는 길목에 가보길 권한다. 황정은의 소설은 바쁜 세상 이면을 비치고 있는 듯 한가해 보이기도 한다. 고추 따러 시골 갔다가 서울로 돌아오는 「上行」, 헤어진 남자의 가족과 함께했던 여행을 회고하는 「상류엔 맹금류」를 읽으면 느슨한 구성의 묘미를 깨닫게 될 것이다. 쉬어가며 천천히 생각해야 할 것이 있다는 걸 자각하게 하는 소설들이 일견 나른하고 일견 침울하지만 급작스레 속도를 올리며 치명적인 울림을 만들기도 한다. 「명실」을 비롯한 여러 작품에 노인이 등장하는 것도 반갑다. 40대 초반의 작가가 30대 후반에 썼을 작품들에서 노인들은 자신들의 삶을 주요하게 발설한다. 수만 권의 책을 남기고 떠난 친구 실리가 한 권의 책도 쓰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하는 명실. 한권도 펼쳐보지 않은 책더미에서 그 책 때문에 죽어간 친구를 생각하며 친구가 쓰다만 얘기를 되새겨 글을 쓰기 시작한다. 천천히 다가가 무심코 토해내고 잠잠해진 뒤 진한 여운으로 스며드는 황정은 스타일을 음미해보라. 일상적인 삶 속에서 부대끼고 안도하다가 무심한 목소리로 읊조리는 것들이 이상하게도 우리의 현실과 명징하게 닿아 있다. 「누가」의 그녀가 겪는 층간소음 공포는 바로 오늘 겪게 될 나의 일상이다. 8편의 소설이 각각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서로 닮은 모습으로 조곤조곤 삶을 얘기한다. 황정은만의 문체가 읽는 맛을 느끼게 해준다는 것도 기분 좋은 일이다.
15.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5월 2일 출고
    (중구 서소문로 89-31)
임신한 아내가 세상을 떠난 지 사흘 만에 독감으로 생을 마감한 에곤 실레. 성(性)과 죽음이 생생하게 담긴 작품에 대한 눈총이 누그러지고 화가로 만개하려던 시점에 사라졌다. 28세, 아까운 나이였다. 소녀를 모델로 한 누드화가 문제되어 24일간 구속된 적이 있는 에곤 실레는 나치 정권에 의해 ‘퇴폐화가’로 몰렸고, 한동안 미술사에서 지워졌다. 1970년 들어 뉴욕에서부터 새롭게 조명되기 시작한 실레는 사후 100년을 2년 앞둔 지금, 세계적인 예술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신문사 편집국장을 지낸 임순만 작가는 문학담당 기자 시절부터 향기를 뿜는 문장가로 풍미했던 인물이다. 오스트리아를 세 번 방문, 치밀하게 취재한 후 1년 넘게 다듬은 작품을 선보여 미술과 문학에 풍덩 빠지게 만든다. 에곤 실레의 그림을 표현하는 유장하고 세밀한 문장과 겹겹이 숨어 있는 이야기가 독자를 한없이 끌어당긴다. 20세기 유럽 예술사를 순례하는 도중에 에곤 실레에게 영향을 미친 구스타프 클림트도 생생하게 만날 수 있다. 이 소설은 미국으로 입양된 한국 소녀 제인이 미술사학자로 성장해 빈을 여행하며 실레를 탐구하는 내용과 에곤 실레의 삶이 교차하는 액자형식이다. 제인은 단순한 화자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굴곡진 인생을 드러내며 실레를 깊이 탐구하는 입체적인 인물이다. 400페이지에 이르는 적지 않은 양에 예술과 인생을 잘 농축하여 담았다. 에곤 실레의 강렬한 그림을 감상하면서 그의 삶을 상상한 뒤 소설을 읽으면 감동이 더할 것이다. 날이 갈수록 관심이 높아지는 에곤 실레를 외면하는 건 중요한 기회를 놓치는 일이다. 임순만 작가와 함께 빈으로 떠나자.
16.
  • 그 산 그 사람 그 개 - 아련하고 기묘하며 때때로 쓸쓸함을 곱씹어야 하는 청록빛 이야기 
  • 펑젠밍 (지은이), 박지민 (옮긴이) | 펄북스 | 2016년 8월
  • 13,000원 → 11,700 (10%할인), 마일리지 650원 (5% 적립)
  • (9) | 세일즈포인트 : 179
  • 출판사/제작사 유통이 중단되어 구할 수 없습니다.
바쁜 생활과 복잡한 관계에 지친 사람들에게 삶의 흐름을 생각하게 하는 단편소설집 《그 산 그 사람 그 개》. 중국 작가 펑젠밍이 198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발표한 작품 9편이 담겨있다. 고향 후난성이 배경인 작품을 주로 발표하는 펑젠밍은 1983년에 <그 산, 그 사람, 그 개>를 통해 명성을 얻었다. 왕복 사흘이 걸리는 200리 산길을 다니며 우편배달을 하는 아버지가 수십 년 했던 일을 아들에게 물려준다. 한 달에 한 번 밖에 집에 갈 수 없는 고되고 외로운 길을 갈 아들이 안쓰럽고, 그런 아들에게 마음 주는 처녀를 보니 또 마음이 아리다. 산길을 함께 다닌 개가 곁을 떠나지 않자 호통을 쳐서 아들에게로 보내는 과정 과정이 눈물이다. 영화로 만들어져 몬트리올영화제, 인도국제영화제 등에서 호평 받았고 그의 작품은 세계 여러 나라에서 번역 출판되었다. <그 산, 그 사람, 그 개>는 도시화 과정에서 땅을 잃은 농민과 척박한 환경으로 내몰린 낙타의 모습을 아프게 그려냈다. <민초>, <배움> 등 작품집에 실린 단편들은 아련한 농촌 풍경과 변화하는 농촌현실을 담고 있다. 환경은 바뀌더라도 면면히 내려온 생명과 아름다움을 어떻게 이어나갈 것인지 생각하게 한다. 순박한 사람들의 아픔과 삶을 담은 9편의 단편소설. 어느덧 가볍고, 빠르고, 복잡하고, 잔인한 이야기에 갇힌 우리들의 마음을 씻어 주리라 믿어 권한다. 웬만해서는 진짜 시골을 만나기 힘든 대한민국. 매일 매일 바쁘고,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 번잡한 세상에 이제 인공지능까지 고개를 들이밀었다. 이럴 때 원시로 돌아가 느긋하게 생각하는 것도 해법을 부르는 길이리라.
17.
‘단순하게 살라’고 권유하는 목소리가 높다. 복잡하고 바쁜 삶을 사는 대한민국 사람들의 마음을 끌려면 충분한 경험이 동반되어야 한다. 더 큰 평수의 아파트, 더 좋은 차를 사려고 아등바등 돈 벌면서 남을 돕는데 인색했던 베이비붐 세대의 시인. 그는 서른 명이나 되는 직원을 거느렸던 출판사 사장으로 요란하게 살아봤던 장본인이다. 그가 시골살이 15년을 온몸으로 체험하고 토해내는 권유여서 귓등으로 날리기가 머뭇거려진다. 번창하는 회사에서 늘어나는 매출에 취해 있다가 어느 순간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을 때 그가 얻은 결론은 ‘작은 것을 추구하자’였다. 서울에서 안성으로 간 시인은 작은 집에서 최소한의 물건을 소유하고 적게 먹는 삶을 실천하며 산다. 몸과 마음이 물질에 매이지 않아야 인생과 그 본질적 가치에 집중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단다. 그동안 서른 권이 넘는 책을 썼고 건강도 좋아졌다. 무엇보다 삶에 관대해지고 생활은 활력으로 넘친다. 시인은 “단순한 삶은 불편하다”고 솔직히 말한다. 하지만 평온하고 자족적임을 강조했다. 물질 뿐만 아니라 말도 아끼라고 권유하면서 “어떤 말은 타락으로 물들고 무의미한 소음으로 전락해 음모론의 매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저력있는 시인의 단순한 삶 한 모퉁이를 차지했을 독서의 저력이 갈피갈피에 숨어 있다. 여러 작가의 작품을 인용하거나 감상하는 눈길을 따라가다 보면 풍성한 교양이 덤으로 따라온다. 일독하면 ‘단순한 삶 속에 생의 전부를 깃들게 하라’는 시인의 권유를 뿌리치기 쉽지 않을 것이다.
18.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5월 2일 출고
    (중구 서소문로 89-31)
『엄마의 자기혁명』에는 혹독한 기업환경 속에서 롱런하며 터득한 김상임의 싱싱한 비즈니스 코칭과 자녀와 온몸으로 부딪치며 깨달은 이은아의 따뜻한 생활 코칭이 녹아있다. ‘엄마’의 삶에 힘들고 지친 여성들에게 따뜻한 위안과 작은 변화의 솔루션을 제시할 것이다.
19.
대학교 1학년은 마치 봇물이라도 터진 듯 많은 것이 한꺼번에 몰려오는 시기이다. 온갖 것들이 달콤한 냄새를 풍기며 화사하게 다가오니 의지와 다른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 정신 바짝 차리고 사방을 둘러보면서 자신을 잘 방어하라는 의미에서 권하는 책이다. 지옥 심연숭고부 차관인 스크루테이프 각하가 사랑하는 조카 웜우드에게 보내는 31편의 편지에는 인간을 구렁텅이로 빠트릴 계략이 가득 담겨있다. 이 책이 오래도록 사랑받는 이유는 악마의 대화를 통해 ‘사람들의 욕심과 잘못된 상상력’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스크루테이프는 웜우드에게 ‘인간의 허점’을 파고들면서 ‘염려’에 매여 아무 일도 못하게 하라고 지시한다. ‘스크루테이프의 편지’를 꼼꼼히 읽고 반대로 행동하면 충실한 대학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20.
개인의 고통과 시대의 아픔이 어우러져 격동의 한국사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일제강점기인 1931년에 태어난 주인공은 국민학교에 입학해 일본어로 공부하지만 중학교에 다닐 때 광복을 맞게 된다. 열심히 노력하여 서울대학교에 입학한 그해 6.25 전쟁이 터진다. 작가가 ‘나의 성장과정을 기억에 의지하여 쓴 소설로 그린 자화상’이라고 한 이 책에는 앞 세대의 아픔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역사책에서 중요한 사건의 연도를 외우는 것으로는 그 시대를 제대로 알 수 없다. 이 책은 대한민국이 얼마나 큰 혼란 속에서 출발했는지 알려주는 또 다른 역사책이다. 1930년대와 1940년대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이 소설은 가치가 있다. 불과 몇십 년 전 죽음의 관문을 뚫고 폐허 속에서 이 나라가 세워졌다는 걸 알면 대학시절을 함부로 보낼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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