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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황예인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이 분야에 12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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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1.
  • - wall, 최정나 장편소설  choice
  • 최정나 (지은이) | 문학동네 | 2023년 2월
  • 14,500원 → 13,050 (10%할인), 마일리지 720원 (5% 적립)
  • (1) | 세일즈포인트 : 290
골똘한 시선에는 은근한 힘이 있어서 나도 모르게 이끌려버리고 만다. 무심히 몇 페이지를 넘기다 작가 옆에 서서 그의 눈으로 세상을 들여다보게 되었다. 빌딩에서 쏟아져 내리는 네온사인, 외벽에 설치된 미디어 파사드, 그리고 그 안으로 걸어가는 사람들…… 질펀히 흐를 ‘용溶’ 자를 쓰는 용수가 멀리 흐를 ‘연演’ 자를 쓰는 연수와 이별한 후, 밀려들었다 빠져나가는 바닷물 ‘석汐’ 자를 쓰는 인석을 만나 무작정 걷는 모습을 지켜보는데, 누군가 내 옆에 서며 이렇게 묻는 상상. 지금 뭘 보는 거예요? 그러면 나는 약간 멍한 얼굴로 빛 속으로 흘러가는 물줄기요, 한 방향으로 흐르다 이리저리 퍼져 동시에 여러 곳에 존재하는 물줄기요, 하고 말할 것 같다. 그 사람도 곧 여기에 같이 서서, 최정나가 가진 응시의 힘을 느끼게 되리라 짐작하면서.
2.
어떻게 죽어 버린 마음이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고 무엇도 바라지 않는 그런 상태로부터. 이 세계에 머무르는 동안 우리에게는 그저 마음을 살리려는 데 전념하는 이야기가 필요하고, 이 작가는 어김없이 그런 이야기로 우리의 마음을 살려 낼 것이다.
3.
세상 곳곳의 흥망성쇠를 초조함 없이 바라보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꼼짝없이 이를 터전 삼아 살아가야 하니까. 하지만 강영숙은 낙관과 긍정, 비관과 체념 그 어떤 단어로도 잘 잡히지 않는 독특한―그냥 여기에 똑바로 서서 그 무엇도 외면하지 않은 채 끝까지 살아가겠다는―태도로 이를 해내고 있는 것 같다. 그에게 세상 속 인간이란, 일출 속 윈드 스콜피온(「라플린」) 같은 게 아닐까. 작가는 루푸스를 앓고 있어 절대적으로 햇빛을 피해야만 하는 인물에게 태양이 작열하는 라플린의 가이드를 맡겨두었다. 그는 끊임없이 죽음을 생각하지만 살아서 미래의 계획을 세운다. 다음 가이드 때는 틀림없이 일출을 보여주겠다고. 윈드 스콜피온의 또다른 이름은 태양으로부터 도망친 자라는 뜻을 가진 솔리푸개Solifugae. 결국 누구도 도망가지 않았다.
4.
잃어버린 고양이를 찾으러 세상 바깥으로 나가자마자 사람들과 마주친다. 서로 맞닿는 순간 선명해지는 것은 나의 윤곽, 내가 이렇게 생겨 먹었구나. 나를 서운하게 하고 주눅 들게 만든 건 세상의 사람들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찌글찌글한 나의 주름을 매만지면서 그때 당황했을 그들도, 또 미숙했던 나도 뒤늦게 받아들인다. 강진아가 그려 내는 뚱한 표정의 외톨이, 하지만 사람들이 움직이는 모습과 그걸 감싸고 있는 풍경은 절대 놓치고 싶어 하지 않는, 그런 이유로 결국 상대에게 가닿게 되고 마는 인물을 좋아하게 되었다.
5.
간절히 원해온 것들은 어째서 울고 난 뒤에야 알게 되는 걸까. 어떤 장면들 앞에서 이유도 모른 채 훌쩍거리다가 이 망할 놈의 세상이 실은 망하지 않기를 바라왔다는 걸, 인간 환멸이라고 중얼거렸지만 정말로 절망하고 싶지는 않았다는 걸 알아챘다. 김초엽은 세상을 구해내고야 마는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탁월한 개인, 위대한 발견, 숭고한 희생이 아니라, 서로를 기억하며 지킨 작은 약속, 매일을 함께하는 동안 다져진 우정, 시간에 깎여나가지 않고 살아남은 사랑을 말한다. 어떻게 그럴 수 있지? 이제 그런 의문은 믿지 못하겠다는 의심이 아니라 오히려 믿고 싶은 진심이 만들어낸다는 걸 안다. 그가 보여준 구원의 장면, 끈질기게 뻗어 나가다가 풍경 속으로 스미는 식물을 닮은 그 모습을 오래도록 떠올릴 것 같다.
6.
131쪽, 서로 잘 모르는 사람들이 함께하는 밤이 지나가고 있다. 영화를 보던 ‘나’와 최명환은 졸다 깨어난 이가 갑자기 지른 탄성에 창밖으로 눈을 돌린다. 부산에 드문 눈이 떨어지고 있다. 그때 화면 속에도 눈은 내린다. 그렇다면 내가 사는 곳에는? 눈은 없지만, 모든 경계가 풀어지면서 잠시 읽기를 멈추고 고양이를 돌아보면 어디 갔다 왔어? 하는 표정으로 나를 살피고 있다. 응, 어디 다녀왔지. 박솔뫼는 시간에 갇혀 살아가는 나에게 자연스럽게 미래를 거니는 법을 보여준다. 이 이야기에는 내가 하루를 보내고 싶어하는 완전한 방식이 담겨 있다.
7.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5월 2일 출고
    (중구 서소문로 89-31)
“이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읽는 일은 과거와의 연결이면서 우리의 미래를 알아차리는 과정이 되기도 할 것이다. 우리의 눈에 할머니라는 존재가 이전보다 선명하게 들어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아직은 아니지만, 동시에 이미 할머니가 되어 잘 모르는 여자와 조금은 짐작할 수 있는 여자와 결국 내가 되고 말 여자들에 대해 생각해본다.”
8.
이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읽는 일은 과거와의 연결이면서 우리의 미래를 알아차리는 과정이 되기도 할 것이다. 우리의 눈에 할머니라는 존재가 이전보다 선명하게 들어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아직은 아니지만, 동시에 이미 할머니가 되어 잘 모르는 여자와 조금은 짐작할 수 있는 여자와 결국 내가 되고 말 여자들에 대해 생각해본다.
9.
삶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은 고독하거나 외롭거나 둘 중 하나의 상태에서 살아가기 쉽다는 쓸쓸한 진실이다. 누구도 자신을 욕망하지 않도록 작아지거나 누군가에게 걸려들기를 자처할 수밖에 없는, 어느 쪽이건 살아 있음의 생기와는 거리가 먼 상태 말이다. 이 이야기는 막 마흔이 된 연극배우 채선과 그녀의 팬 스물세 살 지연, 바로 그 고독과 외로움이 서로를 알아보던 밤에 관한 것이다. 오래 고여 있어 멈춘 듯했던 그들의 감정이 차오르며 서로에게로 쏟아질 때, 우리는 자신이 머물기로 선택했던 상태를 낯설게 되짚어보게 된다. 순간이나마 그 자리에서 움직일 수 있다면, 다시 돌아오더라도 그전과는 같지 않으리란 또다른 진실을 깨달으며.
10.
우리는 안다. ‘나’라는 주어를 쓴다고 해서 다른 사람처럼 될 수는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남자는 상상하고 적는다. 그렇게 할 때에만 이제는 곁에 없는 딸아이에게 가닿는 느낌을 가질 수 있을 테니까. 달리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정확한 문장을 완성해냈기 때문이 아니라, 그저 어떤 문장들을 상상하고 적어보는 시간만이 우리를 살게 한다면. 소설의 마지막 장에서 마라톤 행렬을 따라 함께 달리며 남자가 떠올린 것은 수첩의 첫 장에 적었던 “나는 열일곱 살”이라는 문장이다. 아마도 딸아이가 누렸을 마지막 나이, 끝인 걸 모르고 명랑한 톤으로 시작되는 첫 문장, 그 시간 다음으로는 결코 나아갈 수 없는. 이 소설은 이렇게 자신의 삶을 죽을 뻔한 역사로 요약한 첫 문장으로 시작해, 딸아이의 자서전에 기록될 첫 문장에 닿으며 끝이 난다.
11.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4월 30일 출고
    (중구 서소문로 89-31)
  • 이 책의 전자책 : 9,100원 전자책 보기
보고서의 목소리와 설화의 목소리, 비밀의 탐색과 비밀의 폐기, 소멸을 막으려는 노력과 소멸을 부추기려는 시도……가 동시에 일어나는 이야기, 그래서 어떤 변화도 나타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패가 단지 실패로 남지 않는 역설이 가능해지는 이야기.
12.
“내 생에 꼭 하루뿐일 특별한 날”은 언제인가? 그것은 우리의 뻔한 이해를 배반한다. 불현듯 시작되는 사랑과 도저히 속도를 조절할 수 없는 진행, 그리고 추문으로 향하는 그 애틋한 스러짐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많은 장들에도 불구하고 그날은 결코 사랑의 나날들 속에 있지 않다. (…) “특별한 날”은 여자가 후각을 잃어버리게 된 그 기원을 마주한 바로 그날이다. 단 하나의 냄새에만 자신의 후각을 열어놓은 채 스스로를 길들여 집짐승처럼 살아온 여자는 우연히 시작된 게임을 통해 야생화되고 들짐승으로 변화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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