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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소설
국내저자 > 에세이

이름:이충걸

성별:남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최근작
2024년 4월 <너의 얼굴>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이 분야에 22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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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1.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5월 8일 출고
    (중구 서소문로 89-31)
같이 일할 때 우성이는 늘 침착했다. 흥분한 상태를 본 적이 없었다. 그건 우성이의 자제이자 기질이었겠지만, 한편 나는 그것을 우성이의 품위라고 생각했다. 이 책은 ‘그런’ 우성이의 연애담에 대해 적고 있다. 고뇌가 많으나 사색적이고, 감수성이 강하나 헤프지 않고, 추억이 필요하나 집착하지 않는 연애의 형태. 어른이 되었지만 소년이 많이 남은 우성이의 연애는 늘 차분히 이어졌다가 고요히 허물어진다. 이 책은, 그러니까, 존중하고 존중받는 연애의 진짜 진실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이다.
2.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5월 8일 출고
    (중구 서소문로 89-31)
여행자의 시 여병구가 쓴 《하필, 여행을 떠났다》는 단순하게는 여행지 편집장이 저널의 관점으로 바라본 관찰기다. 여행을 많이 다녀본 사람이나,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하는 여행지라는 식의 강박적 캐치프레이즈에 쫓겼던 사람이라면 저절로 머릿속에 담고 있을 세계의 명승고적이 다채롭게 포진되어 있다. 그런데 조금 더 들여다보면 우리에게 익숙한 여행기의 패턴과는 조금 다르다. 오줌으로 영역 표시하는 동물처럼 사진 찍는 것으로 끝나는 유람이나 인문학적이고도 지적인 과시, 참기름 냄새처럼 물씬 풍기는 감상성, 해탈 직전의 심오한 명상을 대하면 여행을 가기도 전에 고단한 생각이 먼저 든다. 그런데 《하필, 여행을 떠났다》에서는 단순한 여행지에서 맞는 일이라고 하기에는 보다 희귀하고 더욱 찬란한 순간들이 넘실댄다. 이를테면 여병구는 노르웨이 시르케네스에서 북극권에 살지 않는 한 평생 한 번도 볼 수 없는 오로라를 ‘헌팅’하고, 아드리아 해를 마주한 슬로베니아의 피란에서는 방금 잡은 생선 비늘 냄새 속에서 진한 커피를 마신다. 카타르 도하 사막에서 4륜구동 크루저를 타고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다 갑자기 펼쳐진 페르시아 만을 보며 넋을 잃는가 하면, 쿠바 아바나에 가서는 “나의 모히토는 라 보데기타에, 내 다이키리는 엘 플로리디타에 있다”던 헤밍웨이를 회상하며 그가 미국으로 돌아가기 전까지 살았던 집을 방문한다. 눈이 일본에서 가장 많이 내리는 요코테에서 사케를 마시며 있는 그대로의 설국을 흠향한 뒤에는 소설 《달과 6펜스》와 《리턴 투 파라다이스》의 무대인 사모아 해변에서 돗자리를 깔고 열대의 하늘을 쳐다보다 에메랄드빛 바다를 한가하게 헤엄친다. 이윽고 인도양 모리셔스에서 쉴 새 없이 고개를 흔드는 사탕수수밭의 바람소리를 들으며 무인도였던 과거로 그대로 타임슬립하는 것이다. 어떤 장소에서 우리가 느끼는 것은 눈에 보이는 풍경만은 아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잠시 머물렀던 공간을 숙독하고 해체한 다음 자기만의 고유한 스토리로 만드는 상상력이 있기 때문에. 이 책을 읽다 보면 방황의 순간마다 나무 이파리의 잎맥까지 내면화시킨 헤르만 헤세의 온기 있는 기록이 가끔 떠오른다. 저자가 여행지에서 보고자 하는 것 역시 단순한 경탄이나 시든 감상이 아니다. 여병구는 미얀마 바간의 쉐산도 파고다에 올라 다른 행성에 뚝 떨어진 것 같은 일몰을 보며 이렇게 생각한다. “희망을 바라는 사람마다 하늘을 향해 탑을 쌓는다면 해가 가리어져 세상은 오히려 어두워지겠지.” 이 책은 어쩌면 여행을 한다는 사실이 선물하는 시와 같다. 왜냐하면 진짜 시는 손닿지 않는 높은 곳에서 깔보는 대신, 우리에게 다른 세상의 뒤편을 보게 하는 안내자이기 때문에.
3.
  • Kollection - 소비의 현답, 롱 라이프 브랜드에서 찾다  choice
  • 김지영 (지은이) | 위러브더북 | 2015년 11월
  • 20,000원 → 18,000 (10%할인), 마일리지 1,000원 (5% 적립)
  • 세일즈포인트 : 65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5월 8일 출고
    (중구 서소문로 89-31)
이 책을 읽다 보면 가슴속에 온화한 구름이 차오른다. 사물을 보는 분별을 갖춘 계기가, 브랜드가 살갗처럼 시간 속에 달라붙은 삽화가, 결국 삶을 제대로 향유하게 된 과정이 하나같이 조촐하고 조물조물 사랑스러워서. 그래서 자꾸 저자의 생활 속으로 침입해 들어가선 뭐든 같이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자고 조르고 싶어진다. 우리는 환상 속에 산다. 브랜드가 약속하는 장래의 환상 속에서. 브랜드는 동시에 의심으로 반짝거린다. 우리는 그것을 필요로 할까? 진짜 원할까? 브랜드는 단지 어딘가에서 공간을 필요로 하면서 자기를 봐주기만 바랄까? 어처구니없이 많은 그릇과 조그만 도서관을 하나 차릴 정도의 책들, 쓰기엔 무거워도 버리자니 너무 잘생긴 꽃병들은 앞으로 한 번이라도 손댈 일이 있을까? 지난 1년 동안 한 번도 그리워하지 않았고, 최소한 그 훨씬 전에도 신지 않았던 구두는 또 어떤가? 그런들 또 무슨 상관인가? 브랜드가 지니는 의미, 그것을 소유하는 것에 대한 기대가 엄청 커진 게 왜 그렇게 놀랄 일인가? 브랜드에 권력의 속성이 내제돼 있는 건 부도덕한가? 이 책이 말하듯 브랜드가 소속감부터 감정적 욕구, 내적인 평화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준다고 약속하는 게 타당하지 않단 말인가? 《Kollection》을 덮으면서, 죄의식을 느끼지 않고는 발음할 수 없었던 브랜드들이 풀빵처럼 일상의 한 부분으로, 아니 삶 자체로 용해돼 있다는 것을 배웠다. 이 책은 말한다. 브랜드의 핵심은 현재에 집중하라는 거라고. 브랜드는 가족, 친구들, 행복한 시간처럼 진짜 기쁨을 위해 남아 있는 작은 공간과 같다고. 결국 브랜드는 ‘삶의 양식’보다 우선하는, 삶에 대한 순수한 추구라고. 《Kollection》은 북적대는 스타벅스에서 읽어도 좋지만, 내 생각엔 아무도 리모컨을 두고 다투지 않고, 팝콘 낱알을 흩어놓지도 않는 어느 저녁, 적당한 소파에 앉아 읽는 게 더 재미있다. 커피 기계, 커튼, 세라믹 접시, 오디오에 둘러싸인 채 열망과 조화와 사랑이 더 강화되는 어느 저녁에.
4.
시대가 아무리 바뀐들 몸에 대한 논의만큼 복잡 미묘한 것도 없다. 그 주제의 한꺼풀을 들추면 왜 늘 죄의식이 숨어 있는 걸까.《제3의 살》은 모두가 차마 몰랐던 살의 미의식과 죄의식을 다루지만, 관점은 보다 참신하고 무엇보다 독창적이다. 게다가 구어체의 다정한 투는 논리적이지만 과격하지 않고, 의학적이지만 골치 아프지 않다. 그래서 금방 알게 된다. 이 책은 살이 아닌 삶의 바탕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을.
5.
  • 엄마는 산티아고 - 소녀 같은 엄마와 다 큰 아들의 산티아고 순례기 
  • 원대한 (지은이) | 황금시간 | 2014년 6월
  • 13,800원 → 12,420 (10%할인), 마일리지 690원 (5% 적립)
  • (9) | 세일즈포인트 : 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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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구 서소문로 89-31)
<엄마는 산티아고>는, 엄마와 아직 공유하지 못한 밝은 것들에 대해 알고 싶다면 함께 걸으라고 종용한다. 무거운 몸 안에서 탄식하며 머무르는 대신, 초목에 새가 앉아 있고, 이파리들이 미풍에 날리며, 태양의 잔영 아래 구름이 하늘을 덮는 세상으로 나아가라고. 어떤 땐 이렇게 대범하게 긴 순례에 나서서, 다다이스트처럼 불현듯 나타나는 사건들을 맞는 게 제일 먼저라고.
6.
  • 출판사/제작사 유통이 중단되어 구할 수 없습니다.
나와 당신이 아는 하와이는 딱 몇 가지로만 열거할 수 있다. 신혼여행, 야자수, 와이키키 비치, 영화 <친구>에 나오는 장동건의 다이얼로그 “니가 가라, 하와이”, 그리고 무라카미 하루키가 언제나 머물고 싶어 하는 고적한 섬 카우아이. 이제 한 가지를 더 보태겠다. 《원 위크 인 하와이》는 우리가 아는 하와이가 왜 그렇게 단조롭고 한심하냐고 힐난한다. 저자는 문명화된 하와이부터, 토착민만 간직한 뒷골목까지 서너 겹을 벗기고 샅샅이 맛본 연후에야 밥상을 차렸다. 이제라도 그 은닉된 경이로움을 알게 돼 정말 정말 다행이다.
7.
  • 출판사/제작사 유통이 중단되어 구할 수 없습니다.
좋은 사진은 훌륭한 디자인과 같다. 왜냐하면 사진가는 배치, 구도, 색감, 찰나, 그 모든 것을 디자인하기 때문이다. 한창민의 사진을 볼 때마다 그가 포착한 순간의 기묘함에 깜짝 놀라다가, 대상이 풍기는 어떤 우수에 가슴이 아프다가, 너무나 조형적인 렌즈의 ‘디자인’을 맛보곤 충족된 미소를 짓는다. 그러다 기어코 알게 된다. 다른 눈으로 세상을 보는 사람은 두 배의 인생을 산다는 것을.
8.
  • 출판사/제작사 유통이 중단되어 구할 수 없습니다.
손가락이 가리키는 달을 보는 것만이 지혜를 구하는 방법은 아닐 것이다. 노자는 달처럼 머나먼 스승이고, 지금 옆에서 손가락을 든 스승이 하듯 말해주지 않는다. 장석주는 이 책이 차라리 아들에게 내미는 손가락이고자 한다. 시어와 같은 간결한 문장 덕분에 누가 풀이하느냐에 따라 그 깊이가 전연 다른 『노자』를, 당대의 해석자 장석주가 아들이자 청년에게 우물처럼 깊은 언어로 들려준다. 달디단 위로나, 듣기보다 말하기에만 정신이 팔린 노회한 교훈도 아니다. 그는 이것만이 ‘지혜’라고 우기는 대신, 『노자』를 읽기 위해 필요한 세상의 다른 지혜까지 불러온다. 또 다른 독서를 이끄는 하나의 동기로서 기능하는 일. 장석주의 손가락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
9.
  • 판권 소멸 등으로 더 이상 제작, 유통 계획이 없습니다.
사람에 대해 알아갈수록 그가 싫어진다. 누추한 근원을 들추는 일도 괴롭지만, 호기심을 잃은 사람이야말로 가장 위험하기 때문에. 알록달록 사탕봉지가 가득한 폴 스미스의 방문을 여는 순간, 우리는 배우고야 만다. 인생은 놀이고, 그냥 지나간 순간은 없으며, 호기심을 잃지 않는 한 사람은 결코 늙지 않는다는 것을. 나이 든다는 것이 기다리는 모든 쇠잔한 사실은 폴 스미스에겐 전혀 문제가 아니다. 폴 스미스는 스타일로서 전력 질주한다. 만약 그가 식당에 있다면, 밥을 먹는 온전한 기쁨이 그의 스타일이 되었다. 집에 있을 때는, 가족과 보내는 충족된 시간만이 그의 스타일이 되었다. 그러니까 이 책은 패션의 공허한 야단법석으로부터 벗어나, 시계가 움직이듯 반응하지 않은 남자, 영원히 청년일 수밖에 없는 한 남자의 천진한 삽화이다.
10.
  • 판권 소멸 등으로 더 이상 제작, 유통 계획이 없습니다.
지금, 자동차야말로 성공에 이르는 마법의 좌표가 되었다. 우리는 자동차라는 한낱 바퀴 달린 기계에 너무나 많은 세속적인 가치를 주어버렸다. 물론 《두근두근 자동차톡!》을 읽으면 세계의 자동차산업을 지탱하는 별의별 논리와 비논리를 만끽하게 된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나무처럼 삶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는 자동차의 100만 가지 속성을 들여다보는 일이다. 급기야 자동차란, 우리를 이곳에서 저곳까지 닿게 해주는 신령한 기계라는 것을. 그러다가, 민첩한 차의 엔진음처럼 으르렁거리고, 안락한 시트처럼 차분하고, 컵홀더처럼 위트 있는 서술 속에서 잠깐 정신을 차려보면, 그 순간, 100킬로미터를 5초에 주파하는 중이라는 걸 알고 그만 소스라치게 될 것이다.
11.
배수아를 통해 우리는 방부 처리되어 있던 몸의 상투성에 도전하게 된다.
12.
  • 그냥 눈물이 나 - 아직 삶의 지향점을 찾아 헤매는 그녀들을 위한 감성 에세이 
  • 이애경 (지은이) | 시공사 | 2011년 11월
  • 13,000원 → 11,700 (10%할인), 마일리지 650원 (5% 적립)
  • (27) | 세일즈포인트 : 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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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구 서소문로 89-31)
이 글을 읽는데, 자꾸 청춘의 그때 생각이 났다. 무엇이 되고 싶은지, 무엇을 잘 할 수 있는지 마음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고, 다만 막연하고 망연하기만 하던 때. 세상에 내 지도는 보이지 않는데, 나 빼고 다른 사람들만 정확한 자기 위치에서 존재를 반짝거리는 것 같은 희한한 낙담. 어떻게 사는 게 옳고 아름다운지를 고민하던 그때의 소요는, 지금 내 나이로는 안중에도 없는 비실용적인 주제를 붙들고 헐떡대던 무모한 시기였다. 하지만, 그 약속 없는 배회와 목적 없는 시행착오를 후회하지 않는 건, 그 시절이 유약한 채로 지금 내 마음의 터전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냥 눈물이 나》는 삶에 내성이 적은 소녀 감성을 드러내는 듯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그냥 눈물을 흘린 뒤 찾게 될 단단한 무엇들을 차곡차곡 부려놓는다. 먹고 마시고, 여행을 떠나고 돌아오고, 누군가 만나고 헤어지고, 갈등하고 화합하며, 우울해하며 기뻐하는 순간마다 어떤 식으로든 지혜가 깃들어 있으며, 그 지혜는 오직 겪은 사람의 몫임을 순하게 들려주는 것이다. 《그냥 눈물이 나》를 읽는 것은 어떤 반복. 마음이 자라는 성장의 순간마다 찾아오던 우수의 되풀이. 하지만 그리워하되 돌아가고 싶지 않은 지금, 누군가 흘리는 눈물이기도 하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읊조리는 건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서.
13.
  • 더 테이블 - 그와 함께 밥을 먹었다 
  • 조경아 (지은이) | 미호 | 2011년 10월
  • 13,000원 → 11,700 (10%할인), 마일리지 650원 (5% 적립)
  • (9) | 세일즈포인트 :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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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에 대한 설명이 냄새를 맡는 것과 같을 리 없다. 그런데, 조경아가 음식 이야기를 하면 때로 옆 사람 머리가 소금과 후추를 뿌린 것처럼 보인다. 미로를 탐험하듯 강한 침투력으로 무장한 조경아의 언어는 음식 얘기만 나오면 한없이 농밀해지니까. 그 기발한 미각경험은, 음식이란 단순한 연료가 아니라 태도를 바꾸는 인식이며 경험 자체라고 일러주며, 그 발칙한 청각능력은 함께 음식을 맛본 사람들의 태도와 감흥을 낱낱이 복원한다. 그런데도, 하나같이 해학적이라서 책을 덮고 난 뒤엔 도저히 먹지 않을 수 없고 웃지 않을 수 없다.
14.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5월 8일 출고
    (중구 서소문로 89-31)
한 사람과의 성실한 관계가 그대로 글이 되었다. 상상력만으로 무엇인가를 글로 옮기는 것에는 국경이 있다고 가르치면서. 대상 「안녕 달빛요정」은 역설적으로, 우리가 거짓말을 하기 전에, 잠깐 주춤하는 순간이 얼마나 중요한지 나직하게 들려주고 있다.
15.
  • 출판사/제작사 유통이 중단되어 구할 수 없습니다.
전통적인 범위 내에서건 아니건, 시는 늘 인간의 것이 아니라 하늘이 내린 것 같았다. 시를 쓰고 싶은 마음이 영원히 손 닿을 수 없는 나무 열매를 잡으려는 듯 아득하게 느껴질 때, 꾸역꾸역 시를 찾는 마음이야 말로 외롭고도 참된 태도일 테다. 어느 순간, 시를 읽어주는 김지수의 목소리가 타자기나 새벽의 빗소리처럼 또닥또닥 명료하게 들릴 때, 알 수 없는 힘이 몸을 타고 올라오다가, 다시 살 속 또는 사지 끝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칼로 눈금을 새긴 그 시에, 자체의 전압으로 웅웅거리는 김지수 개인의 내력이 얹혀지자 비로소 알았다. 시를 듣는 몸의 반응이야 말로 이글거리는 추억의 전부이며, 그 추억의 아름다움 때문에 배회하는 것이야 말로 일생에서 가장 진정한 상태라는 것을.
16.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5월 8일 출고
    (중구 서소문로 89-31)
호진의 요리를 먹을 때마다 드라마틱한 안경을 쓴 듯, 입에선 저절로 "와!" 소리가 난다. 직접 만든 음식을 한 젓가락 가득 집어 친구 입에 넣어주는 그 마음까지 맛보고 나면, 불 위에 조리도구를 올려놓는 일이란 기능이나 과학이 아닌 사랑임을 알 수밖에 없다. 호진이 조리대의 평평한 표면에서 썰고 데우고 섞은 건 결국 사랑이기 때문에.
17.
  • 패션의 탄생 - 만화로 보는 패션 디자이너 히스토리 
  • 강민지 (지은이) | 루비박스 | 2011년 5월
  • 22,000원 → 19,800 (10%할인), 마일리지 1,100원 (5% 적립)
  • (64) | 세일즈포인트 : 5,6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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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구 서소문로 89-31)
어쩔 수 없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기억의 모서리는 뭉개진다. 예전에 읽은 샤넬 전기에서 생각나는 건, 그녀가 독일 군인과 사랑에 빠져 매국노 소릴 들었다는 것 정도니까. 하지만 만화의‘공감각적인’접근법으로 들려주는 샤넬 이야기는 공깃돌처럼 머리에 쏙쏙 박힌다. 그림은 오린 듯 사랑스럽게 선명하고, 이야기는 청소벽 있는 친구의 방처럼 간명하게 정리되었기 때문에. 철사뭉치보다 복잡한 패션 디자이너의 일생을 읽는 일이 한 입 크기로 썰어놓은 치즈 조각처럼 맛있기만 하다.
18.
  • 판권 소멸 등으로 더 이상 제작, 유통 계획이 없습니다.
사탕을 물고서는 할 수 없는 말. 어제 본 영화 줄거리나 읊으면서는 할 수 없는 말. ‘깊다’는 그런 말이다. ‘깊다’는 어른만이 감당한다. 고형욱이 썼다니, 어른의 저작권을 허락한다. 그는 파리의 문화예술을 ‘먼지를 닦고’ 들여다봐야 한다고 썼다. 겸양이 지나쳤다. 먼지를 터는 정도로는 ‘깊이’ 보이지 않는다. 그것이 금고라면, 그는 칠을 벗겨보고, 청진기를 대고, 비밀번호도 알아봤다. 로트렉, 피카소, 마네, 세잔, 졸라, 고흐의 세계와 파리의 일상이 곁에서처럼 싱싱하고 생생하다. 함께 산책하듯이 그가 말해주는 장소들은 또 얼마나 은밀한 채 탐스러운가. 파리는 고형욱 때문에 '조금 더 깊어졌다.’
19.
  • 판권 소멸 등으로 더 이상 제작, 유통 계획이 없습니다.
이 책은 자연스러운 외모가 가진 잠재적 결점을 회피하지 않는 남자를 옹호한다. 결국 자기 몸에 전념하는 남자들은, 아름다움으로 여자와 경쟁하는 수염 난 여편네가 아니라, 담대하게 스스로의 가치를 들어 올리는 현재의 건축가인 것이다.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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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책 만들기 수월했던 시절이 언제 있었나. 책 자체가 하나의 역사라거나 실록이란 생각이야 괜한 강박일지 몰라도, 일주일 만에 후다닥 만든 것 같은 책들이 장사진인 세태가 기분 좋을 리는 없다. 하지만 <한국의 자연유산: 천연기념물의 역사와 그를 둘러싼 이야기들>은 책이 가진 메시지 이전에 어떤 마음으로 책을 만들어야 하는지를 겸손하게 돌아보게 만든다. 천연기념물이라는 낱말은, 그 안에 한 나라의 고유한 내력과 문화적 역사성이 만연할 것 같은데도, 그냥 그 자리에 원래부터 있었던 것 같은 수동성을 띤다. 옛 어른들은 자연과의 일체감 속에서 나고 살고 죽었으니, 무릇 모든 문화를 잉태한 건 자연임을 누구인들 모른다 할 수 없을 텐데도 왜 그렇게 고루하게 다가오는 걸까. 이제 자연이란 그저 완상하거나, 굳이 손을 대 시멘트를 덧대거나, 재산을 더 불려주기 위한 사물일 뿐이라서일까. 수류산방중심 출판사를 볼 때마다 놀라고야 마는 건, 그렇게 공 들인 책을, 그래도 많이 팔릴 것 같지 않은 책을 지속적으로 펴내는 무모함도 그렇지만, 비주얼 없이 폰트나 글자의 배열만으로도 책이 디자인된다는 생각의 ‘유연함’ 때문이다. 사실 이런 유의 책은 항용 두 종류이다. 아무도 안 보는 학술서적이거나 전공자만 보는. 혹은 마구마구 유치한 사진들을 나열하며 인문학적 깊이는커녕 껍데기도 없는 얘기들만 읊는. 하지만 이 책은 양쪽 어디에도 속하지 않으면서도 이토록 견고한 학술서를 모두가 볼 수 있게 만들었다. 이 책 표지에도 비주얼이 따로 없다. 그런데 표지를 벗겨내 겹겹이 접힌 표지를 펼치면, 모든 천연기념물이 샅샅이 표기된 대한민국 전도가 불쑥 나온다. 표지에 없던 ‘비주얼’은 책 내부로 들어가면서 다른 차원으로 작열한다. 나무 사진 하나까지 자료류의 전형적인 시선이 아니고 작가주의적 정서와 감각으로 우뚝 서 있는 것이다. 한편 임학자이기도 한 저자의 심화된 인문학 때문에 나무 한 그루를 둘러싼 이야기도 두텁기만 하다. 아울러 나무나 광물, 곤충처럼 친숙한 듯하지만 낯선 오브제들은 같은 반 친구처럼 매일 곁에 있는 듯하고. 결국 ‘천연기념물’이나 ‘자연유산’이란 말이 새로 환기되기 시작한다. 오히려 어떤 외국 공항에 내렸을 때, 한 번도 밟아보지 못한 땅과 맡아보지 못한 냄새 앞에서도 화들짝 친숙해지듯, 차라리 ‘스펙터클’한 친밀감이 밀려드는 것이다.(자료협조:시사IN)
21.
  • 출판사/제작사 유통이 중단되어 구할 수 없습니다.
무릇 언어는 존재의 집이며, 집이란 궁극적인 자기 표현의 방식일 수밖에 없다. 말처럼 들린다고 다 말의 가치를 갖는 것도 아니다. 이 책을 읽다 보니, 낱말 하나조차 허투루 발음할 수 없을 것 같은 강박에 조금 괴로워진다. 모든 품사마다 향응을 베푸는 한국말의 형형함, 백만 개의 이미지로 날뛰는 그 언어의 레시피를 맛보지 않는 한, 더는 입을 열 수 없으리라는. 그러니까, 그게, 우리말이 미치도록 아름다워서…
22.
  • 판권 소멸 등으로 더 이상 제작, 유통 계획이 없습니다.
문학 작품보다 유행가 신파에 더 위로받는 것처럼, 여자에게 하나 더 늘어난 목주름보다 절망적인 것은 없다. 이 책은 노화에 대한 발랄한 저항과 매력적 허세, 아슬아슬한 교양, 쇼핑과 섹스에 대한 적절한 지혜로 버무려졌다. 노라 에프런 식의 민첩한 문체와 경쾌한 낙천성은 통속한 위트에도 불구하고 이런 것이야말로 가장 현재적인 이야기임을 과시한다. - 이충걸 (「GQ Korea」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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