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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김정환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54년, 대한민국 서울

직업:시인

최근작
2024년 1월 <황색예수 2>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이 분야에 29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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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김사이 시들은 15년 전에 이미, 중앙이나 주변에 있지 않고 중앙이자 주변이었다. 가리봉오거리에서 노동자 투쟁이 아니라 전망(의 결핍) 있는 노동자문학의. 그의 시로 형상화하는 노동의 생활은 천대받아 찌들어 있으면서도 인간의 가장 인간적인 행위, 노동으로 비루조차 끝내 거룩하다. 일시적인 선거 정략 구호 ‘노동자도 사람이다’보다 더 비참한 상황을 관통하면서 그런 노동 비하적인 정서를 결코 허락하지 않고 결핍의 총체성에 가닿는다. 「카타콤베」가 “노동자도 수입하는/갖출 것 다 갖춘 불빛의 지하/지하의 지하/지하도 없는 지하”를 악몽으로 그리지만 이 시집이 궁극적으로 구현하는 것은 노동의 시각으로 가능한 카타콤베의 거룩한 청아이다. 전망의 결핍이 결핍의 전망으로 전화한다. 전태일의 죽음(문학)이 지도의 부재를 부재의 지도로 전화한 것처럼, 첩의 딸로서 다소 봉건적인 옛 추억조차 그것은 그렇다. “그곳에 가면/초경의 열병 온몸으로 앓으며/처음 했던 자위행위 같은 내 사랑이/남아 있다/나 이미 멀리 떠나왔으되/아직도 거기, 그녀/날것으로 사랑하고 있다”(「그녀를 만나다」). 그러니까 15년 전에 이미 김사이의 시는 노동자 리얼리즘 시문학의 중심이었다. 그러니까 이제 그녀가 문학의 전태일 너머를 열 때이다. “앞 등만 보이는 행렬은 더운 침묵이다//뒤이은 행렬에 내 등을 내주며/좀비처럼 오르는 고행의 행렬/돈 벌러 가는 출근길/그래야 산다”(「출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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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로 보는 만화 성경》은 웃음으로 생의 의미와 품격을 격상시킨 박흥용 만화 작품의 고전성을 후학들과 성경이라는 거대한 주제 전반에 온전하게 관철된 결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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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 꿈꾸는 사람이 
  • 구본철 (지은이) |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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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문득/아/이건 내 냄새구나//빨지 않고 오래/내 몸을 닦았으니/……”(「수건 냄새」) 생계의 노동이든 희생의 노동이든 노동만으로 탁월한 서정의 시를 빚을 수 있다. 기교는커녕 기법도 모르고 문법은커녕 말(言)도 모르는 순수 노동만으로 기존의 어느 작품보다 더 뛰어난 시를 쓸 수 있다. 그러나 다만 시는 노동의 노동. 생계와 희생의 노동보다 더 중요하고 훌륭한 시 한 편이 분명 있고 그것을 쓰고야 말겠다는 실로 과감한 각오를 뼈저리고 치열하게 그리고 끝까지 밀어붙일 수 있는 노동자라야 한다. 이 시집은 그 목전에 있다. 함부로 부추길 일 아니겠으나, 또한 과감하게, 부추기고 싶다. 그가 분명 ‘꿈꾸는 사람’인 까닭.
14.
일군의 젊은 시인들이 시의 결론을 한 차원 더 뒤로 미루는 과정을 더욱 촘촘하게 펼치는 식으로 전대(前代)의 젊은 시들을 일약, 결론을 미리 내리거나 너무 일찍 내린 음풍농월처럼 보이게 만드는 것은 시의 발전에서 드문 일이 아니다. 최지인에게서 특이한 것은 그 촘촘한 과정이 여러 정상과 일상의 방면에서 또한 거의 원숙할 정도로 말이 되는 것을 끝까지, 악마의 잔혹에 이르면서까지도 포기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는 “나는 너에게 불가능한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얘기했다”(「이후」)고 쓸 자격이 있는 시인이다.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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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 세기를 돌아누워 있었고/ 그 한 세기 동안 비 왔고 눈 왔고/ 내 꿈은 정처없이 떠내려갔다”(「황량한 풍경이다」). 제정신인 채로(맨 정신이 아니다. 맨 정신은 말똥말똥한 정신이지 제정신이 아니다.) 미칠 수 있는 능력이 바로 예술가의, 특히 시인의 능력이라는 말이 맞다면, 최승자는 지금 가장 시인다운 시인이다. 그의 어느 때보다도, 그 밖의 어느 시인보다도 더 시인다운. 그 시인다움이 “한없이 여린”을 찾으며 “말馬들이 불쌍하다/ 말들의 튼튼한 엉덩이와 긴 다리가 슬프다”는 지고지순한 연민을 품고, 아연 신神, 번개 내림을 받으며 “오늘 네가 만난 사람들 중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이 있었다면/ 그를 神이라 불러”(「神할애비가 말하길」) 달라는 연민의 ‘애원=광대무변’에 달했다면, 그리고 그 시인다움이 설령 “reality를 정반대로도/ 읽”지 않더라도(「58세 내 고독의 構圖」), “꿈인지 생시인지” “정치를 하며 살고 있”고, “경제를 하며 살고 있”고, “사회를 하며 살고 있”는(「물 위에 씌어진 3」) 세계는 그 제정신으로 미침을 구사하는 시인다움을 둘러싸고 있는, 아니 가두어놓고 있는, 맨 정신으로 더 미친 바깥세상에 다름 아닐 것이니, 기어코 울음이 터지기 전에, 승자야, 승자야, “오늘도 하늘 도서관에서/ 낡은 책을 한 권 빌”(「하늘 도서관」)리는 것은 얼마든지 좋겠으나 행여 “꿈에 꿈에/ 떠날 일이 있더란다/ 갓신 고쳐 매고/ 떠날 일이 있더란다” 그딴 얘기 다신 말고, “그리하여 오늘 오늘 오늘/ 내가 죽고”(「꿈에 꿈에」) 그딴 생각 정말 말고 들어다오. “하룻밤 검은 밤” “죽지 말라고” “누가 자꾸 내 이름을 불러주”던 그 목소리를(「하룻밤 검은 밤」). 그 목소리가 바로 더 미친 바깥 시인들 목소리고 네 목소리다 승자야, 네 이름이 승자 아니더냐.
16.
김용택과 섬진강은 능수능란한 가락으로 서로를 실어나르며 바야흐로 보통명사가 되기 직전이었다. 김용택은 “나는/어느날이라는 말이 좋다”(「어느날」)라고 말할 수 있는 시인이다. 실핏줄로 사라져도 괜찮은 일이었을 정도로 세세하고 넓게 그리고 속속들이 퍼져서 이름 아니라 퍼진 이름이 동맥으로 재등장할 때가 있다. 실핏줄이 처음의 갱신도 넘어 실핏줄의 이름 아닌 실핏줄을 위해 젊음 아니라 노년을 마다하지 않을 때다. “갈라진 발뒤꿈치 틈으로 외풍이 찾아드는지” “자꾸 아랫목 콩자루 밑을 찾는” “어머니의 발”과 “밖으로 밀려”난 “굳은살 박인 아버지의 복사뼈 절반”(「아버지의 복사뼈」)의 실핏줄(부모의 노년)에서, “옷 속에 깃든 어스름을 털며 물결들이 모여드는 소리를 듣는” 아버지와 “바위에서는 찬 이슬이 돋아나고” “처마 밑에서 강까지/희미한 길을 놓아주”(「초저녁」)는 어머니의 실핏줄의 실핏줄(부모의 부모, 자신의 노년)에 이른 것 말이다. 이 시집은, 여러차례 순서대로 읽는 중 몇번은 새삼스레 「어느날」을 서시로 읽고 「아버지의 복사뼈」와 「초저녁」을 왕복으로 몇번 읽고 가난에 온갖 비루와 원망이 사라진 가장 깨끗한, 가난의 미학 그 자체가 이렇게 시작되어 자연의 파란만장 그 자체를 형상화하는 「새들의 밤」을 대미로 읽는다면 만년작이 따로 없을 것이다. “사흘째다./마을은 눈보라 속에 갇혔다./밤바람 소리가 무섭다./언 강 위로 눈가루들이 몰려다니다가 휘몰아친다./나무와 바위들이 돌아서서 등으로 눈을 막으며 고함을 지른다./(…)/쉽게 잠이 오지 않는다.”
17.
이 시집의 첫 시, 그러니까 서시 격인 「달팽이」 마지막 연은 이렇게 시작된다. “그 안에서 달팽이는/천년쯤을 기약하고 어디론가 가고 있다고 한다./귀가 죽고/귓속을 궁금해할 그 누구조차 사라진 뒤에도”. 오늘날 김소월은 시적으로 극복될 수 없다. 근대시 문법을 여는 듯 닫았기 때문이다. 오늘날 서정주는 극복될 수 없거나, 극복이 부질없다. 그의 시에서 가장 빛나는 대목은 근대 이전 정서가 언어의 처음을 입는 그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수영은 극복될 수 있고, 극복이 유의미하다. 그가 여전히 동시대인인 까닭이다. 흔히 알려진 것과 달리, 혹시 본인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김사인의 시는 그 점을 성취와 한계 양면에서 보여줘왔다. 느리지만, 참으로 끈질기게. 그만큼 생의 태도가 겸손한 사람을 찾기 힘들지만, 특히 이번 시집에서, 그의 시는 겸손하다기보다 생로병사의 슬픔 일체를 간절한 마음의 치열한 단정(端正)에 담아내는 식으로 김수영과 또다른 길을 내려는 야심이 만만하고, 단정은 그의 가장 튼튼하고 가장 미래지향적인, 그러니까 죽음에 이르는 미학이다. 아무렇게나 한구절, 이를테면 “비라도 오는 밤은 내 남은 혼/초분 위에 올라앉아 원숭이처럼/긴 꼬리 서러워 한번쯤 울어도 보리.”(「초분」)쯤을 중간역 삼아 이 시집을 다 읽고 다시 첫 시, 그러니까 서시 격인 「달팽이」로 돌아오면 마지막 연이 이렇게 끝난다. “네개의 뿔을 고독하게 치켜들고/더듬더듬/먼 길을.” 우리는 생로병사의 구조가 순환할수록 단정으로 아름다움의 슬픈 깊이를 더해가는 희귀한 현대 시집을 한권 얻었다.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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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태, 그는 수난의 한국현대사 그 자체가 자신의 필요로 불러낸 몇 안 되는 시인이다. 그의 시가 없었다면 그것을 통째 담아낼 매우 중요한 시의 그릇이 없었다. 그는 지금 가장 위대한 할아버지 시인 중 하나이고, ‘만년의 걸작’에 달한 그의 작품을 읽으면, 불행을 알기에 불행한 인간이 눈물을 흘릴 수 있다는 게 다행을 넘어, 얼마나 축복인가를 깨닫게 해주기에 족하다.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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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한 죽음의 발굴이 단순한 고발을 넘어 어떤 생보다 더 생생하게 지나간 시대와 전 세대를 바로 눈앞에 재생하면서, 그때와 지금 ‘사이’를 여러 겹 의미심장하게 만들게끔 하는 일은 날이 갈수록 어렵다. 음식의 살림 이면을 이루는 죽음 차원을 불러내 겹침으로써 음식 미학을 명작의 차원으로 끌어올리는 일은 본격적으로 시도된 바 없다. 이 소설은 놀랍게도 그 두 가지 일을 해낼 뿐 아니라, 절묘하게 결합한다. 정말 떼어내기 힘들 정도로. 아니, 이제껏 그 둘이 동전의 양면을 이루지 않았다는 사실이 뒤늦게,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로. 그렇다. 이 소설, 이른바 ‘소설 규범’을 벗어나는 군데가 하나도 없건만, 정말 여러 겹으로 이상하다.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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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를 다 읽고, 생각해보니, 아나운서의 본분이 말하기와 글쓰기 각각과 그 사이를 분명하게 할 뿐 아니라, 투명하게 하고 더 나아가 영롱하게 하고, 갈수록 그 영롱을 심화하는 거였구나. 오늘날을 소통의 시대라고 하지만 말과 글 각각의 소통이 이토록 혼탁한 시대가 없었으니, 말과 글 ‘사이’는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그러므로, 하여 우리는 상대의 아픔을 보지 못했다. 이 책으로 유정아는 말하기에 대한 글쓰기, 혹은 글쓰기에 대한 말하기 ‘장르’를 개척한 첫 아나운서이자 작가가 되었다고 할 만하다.
21.
원고를 다 읽고, 생각해보니, 아나운서의 본분이 말하기와 글쓰기 각각과 그 사이를 분명하게 할 뿐 아니라, 투명하게 하고 더 나아가 영롱하게 하고, 갈수록 그 영롱을 심화하는 거였구나. 오늘날을 소통의 시대라고 하지만 말과 글 각각의 소통이 이토록 혼탁한 시대가 없었으니, 말과 글 ‘사이’는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그러므로, 하여 ‘당신은 상대의 아픔을 보지 못했다.’ 이 책으로 유정아는 말하기에 대한 글쓰기, 혹은 글쓰기에 대한 말하기 ‘장르’를 개척한 첫 아나운서이자 작가가 되었다고 할 만하다.
22.
필름 끊어진 추억이 주옥같아지는 기적을 맛보고 싶은 이들에게 ‘항간에’ 꽤나 악명 높은 술꾼임에도 사실 술 맛도 멋도 모르고 다만 사람에 그리고 글에 조금 취할 줄 안다고 자부해온 나로서는 임범이라는 물건 자체가 늘 공경 너머 가공(可恭)의 대상일 밖에 없었다. 양(量)이 광포할수록 멋있을 수 있고 맛있을 수 있고, 가공할 수 있는 경지가 있다는 거. 그가 자신 및 자신의 술친구들과 함께 모처럼 글로 빚은 이 책 <내가 만난 술꾼>, 이 술 단지에서는 더도 아니고 덜도 아닌, 꼭 밀주 시절 도시와 도시 중간을 약간 비껴 난, 주모가 없지만 있을 것 같은, 색주가는 분명 아니지만, 그러면 안 되지만, 뭐 그래도 잠깐은 괜찮을 것 같은 한옥 술집 대청을 반 너머 보란 듯이 차지한 항아리에서 쌀 막걸리 무르익기 직전 솔솔 풍겨나는, 음식 무르익음이 이리 상큼할 수 도 있다는 내색의 누룩 냄새 짙고 짙다. 그건 모든 술 시작의 로망일 터. 고주망태의 기억, 혹은 필름 끊어진 추억이 주옥같아지는 기적을 맛보고 싶은 사람 또한(이건 모든 술 뒤끝의 로망일터) 모름지기 이 책을 읽을 일이다.
23.
“나는 한 세기를 돌아누워 있었고/그 한 세기 동안 비 왔고 눈 왔고/내 꿈은 정처없이 떠내려갔다”(「황량한 풍경이다」). 제정신인 채로(맨정신이 아니다. 맨정신은 말똥말똥한 정신이지 제정신이 아니다). 미칠 수 있는 능력이 바로 예술가의, 특히 시인의 능력이라는 말이 맞는다면, 최승자는 지금 가장 시인다운 시인이다. 그의 어느 때보다도, 그 밖의 어느 시인보다도 더 시인다운. 그 시인다움이 “한 없이 여린을 찾”으며 “말(馬)들이 불쌍하다/말들의 튼튼한 엉덩이와 긴 다리가 슬프다”는 지고지순한 연민을 품고, 아연 신(神), 번개 내림을 받으며 “오늘 네가 만난 사람들 중에서/가장 불쌍한 사람이 있었다면/그를 신(神)이라 불러”달라는 연민의 ‘애원=광대무변’에 달했다면, 그리고 그 시인다움이 설령 “reality를 정반대로도/읽”지 않더라도(「58세 내 고독의 構圖」), “꿈인지 생시인지”, “정치를 하며 살고 있”고, “경제를 하며 살고 있”고, “사회를 하며 살고 있”는(「물 위에 씌어진 3」) 세계는 그 제정신으로 미침을 구사하는 시인다움을 둘러싸고 있는, 아니 가두어 놓고 있는, 맨정신으로 더 미친 바깥 세상에 다름 아닐 것이니, 기어코 울음이 터지기 전에, 승자야, 승자야, “오늘도 하늘 도서관에서/낡은 책 한 권 빌”리는 것은 얼마든지 좋겠으나 행여 “꿈에 꿈에/떠날 일이 있더란다/갓신 고쳐 매고/떠날 일이 있더란다” 그딴 얘기 다신 말고, “그리하여 오늘 오늘 오늘/내가 죽고”(「꿈에 꿈에」) 그딴 생각 정말 말고 들어다오. “하룻밤 검은 밤”, “죽지 말라고”, “누가 자꾸 내 이름을 불러주”던 그 목소리를. 그 목소리가 바로 더 미친 바깥 시인들 목소리고 네 목소리다 승자야,. 네 이름이 승자 아니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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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노동자’ ‘시인’ 최종천의 『고양이의 마술』, “단언하건대 예술이란/자연을 고장 내놓은 것들이다./나의 시는 예술이기를 포기한다”(「나의 시」)는 폭탄선언 와중, “아 ! 내가 은밀히 조금은/심각하게 고독하구나! 하고 보랏빛으로 물들어지는”(「보랏빛」) 시간과 “언젠가 을지로 지하상가에서/몽당연필에 침을 묻혀가며/까맣게 성서의 한 줄 한 줄을 지우는/(중략)/그 진한 지린내로 성서를/다시 쓰고 있었던”(「붉은 피톨」)을 병치하고, “주먹과 망치는 같은 것이 아니라는 것은/주먹을 쥐었을 때만/망치를 쥘 수 있다는 사실로 확인된다./망치는 나의 연장, 내 몸이다”를 “예술로는 자연을 볼 수가 없다”로 은근짜 퇴짜 놓다가 “자루에 머리를 달아 손에 들려진 망치는/명사에 동사가 달린 언어와 같다.”(「망치에게」)는 일순 도약으로 마감하고, “나의 말은 누구의 상처를 핥지도 않고 되돌아와 나의 무릎에서 부서진다 그것이 詩다 시, 너 누구야?”(「詩, 너 누구야?」) 하는 통렬한 자기반성과 “곡선의 애무를 받고 싶을 땐/욕조의 물속으로 들어가”(「그리운 곡선」)는 일상의 에로티시즘, 그리고 “매장되기 직전의 死者의 눈망울이 포착한 하나의 풍경을 위해 우리들의 세계는 존재한다”(「文書 A」)는 가장 첨예한 탈계급적 비관과 “다리가 불구가 되면 걸음이 춤이 된다니!”(「춤을 위하여」) 하는 찬탄을 겹치고 상호 관통시키더니 “키도 없는 벌레의/긴 그림자/(중략)/그녀가 얼굴을 들면/모든 빛의 호수는 滿潮가 된다/한 가지 예를 들자면/과일이 익어간다”(「미인」)는 인간보다 더 우월한 벌레의 경건에 달하는 ‘진짜적’, ‘노동자적’, ‘시적’ 명민함이라니, 이 『고양이의 마술』은, 나도 단언하건대, 오로지 최종천만의 것이다.
25.
  • 비평의 우울 - 김영찬 비평집 
  • 김영찬 (지은이) | 문예중앙 | 2011년 2월
  • 18,000원 → 16,200 (10%할인), 마일리지 900원 (5% 적립)
  • (7) | 세일즈포인트 : 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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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비평의 우울’로 했거니와 과연 그는 돈키호테다. 그리고 당연히, 둘 사이 놓인 세월이 세월인 만큼 이번에는 그가 멀쩡한 쪽이다. 아니 우선, 멀쩡해 ‘보이’는 쪽이라 해두자. 그가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것은 폭발적으로 안 멀쩡해 ‘보이’는 2000년대 출현 작가 소설들이고, 그것들이 사실은 안 멀쩡한 게 아니라 더 멀쩡한 것이라고 끝까지, 우기듯 파고들면서 그의 감성과 논리 또한 ‘보임’을 벗고 새로운 평론의 새로운 멀쩡함의 핵심에 달하는 모양새니까. 그는 한때 철완이었으나 바야흐로 소멸 위기에 직면했던 1970~1980년대 리얼리즘 비평 전통을 그 적자로서 스스로, 세련의 내공으로 내파, 거의 지옥처럼 보였을 2000년대 문학 현장에 연착륙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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